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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길었던 쇼핑거리 코마치도오리를 지나 조금 더 걸으니 거대한 붉은 도리이가 나타났다. 츠루가오카하치만구 신사가 아직 보이지 않았지만, 가마쿠라를 대표하는 관광지답게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신사로 가볼까나.


멀리 츠루가오카하치만구 신사가 나타났다. 신사로 가는 길에는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이 많았는데 내용물이 좀 허접했다. 딸기에 과자 하나 올려놓고 200엔 이런 식인데 별로 먹고 싶지 않았다. 신사의 외형은 우리나라의 큰 절을 보는 듯했다. 미나모토 가문의 수호 신사라 그런지 다른 곳에 비해 더 거대해 보였다.


일본인들은 신사에 오면 꼭 물로 손을 씻고, 입을 헹군다. 마시는 물이 아니다.


본궁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은 정말 많았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술통이라고 한다.


츠루가오카하치만구 신사에는 다른 곳과 다른 독특한 게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은행나무와 뱀이었다. 사실 정확히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유난히 은행잎과 뱀 모양의 나무판이 많아 눈여겨 본 기억이 난다. 아마 은행나무는 이 신사에 있는 1000년 동안 자리를 지킨 은행나무를 가리키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갔을 때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은행나무가 잘려 있었다. 가이드북에서는 거대한 은행나무가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내가 본 은행나무는 하단의 일부만 남아있었다.


여기도 신성한 신사이지만, 상업성이 짙은 부분은 어느 신사와 다름없다.


본궁에 올라가려면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가이드북에서는 계단이 엄청 많다고 겁을 줬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많지 않으니 염려할 필요는 없다. 금방 올라간다.


다만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일본 신사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의식이 진행되는지 모르겠고, 신사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니 그냥 구경만 했다. 사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난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앞에는 사람들이 기념품을 비롯한 부적을 구입하고 있었다. 역시 은행잎과 뱀이 이곳의 상징인가 보다.


이미 난 신사보다 사람들이 무언가 구입하는 모습에 더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제비뽑기라고 할 수 있는 오미쿠지를 하는 사람을 지켜봤다. 나무통을 흔들면 나오는 작은 막대기를 무녀에게 보여주면, 오미쿠지를 주는데 여기에 길과 흉이 적혀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걸 보면서 재미있다며 즐거워한다.


일본인들은 신사에 오면 이 오미쿠지를 꼭 하는 것 같다. 근데 흉이라도 즐거워 할 수 있는 걸까? 순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도 없는데 하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 그만뒀다. 뽑은 오미쿠지를 다 읽으면, 바로 옆에 있는 곳에다 매단다. 이 모습이 참 재밌다.


신사에는 작은 언덕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는데 가이드북에도 나와 있지 않아 무슨 공간인지 잘 모르겠다.


계단을 내려와서 다시 주변을 살펴보는데 핑크색 기모노를 입은 여인들이 눈에 띄었다. 일본은 기모노를 평소에도 잘 입는다고는 하지만, 츠루가오카하치만구 신사 내에서는 기모노 입은 사람은 이들 뿐이었다. 게다가 유난히 핑크색 기모노가 예쁘게 보였다.


본궁을 내려와 은행나무 앞에서 사진을 몇 장 더 찍었다. 이제 가마쿠라역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아까 그 핑크색 기모노를 입은 두 여인이 사진을 찍으려고 섰다. 그때 팔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억지로 카메라를 뺏어들었는데 아무리 봐도 사진을 잘 찍지 못했다. 팔도 불편하시니 더욱 사진을 찍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바로 옆에 있던 내가 찍어주겠다며 말을 걸었다. 흔쾌히 카메라를 건네 준 그들에게 신사가 다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줬고, 무척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핑크색 기모노가 신기해서 나도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니 좋다고 했다. 말은 몇 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한국 사람이라는 것과 사진을 찍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은 전했다.


그렇게 핑크색 기모노를 입은 여인들과 헤어진 후 신사를 빠져나가는데 또 기모노 입은 사람들이 보였다. 이번에는 일본식 전통 혼례인가 본데 신랑은 검은색 옷을 입고, 신부는 하얀색 옷과 머리에는 두건 같은 것으로 감쌌다. 매우 신기해서 조금 따라가면서 지켜봤다.

신사 자체는 그렇게 구경할 거리가 많지 않았지만, 오미쿠지를 하는 사람들이나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건 흥미로웠다. 이제 츠루가오카하치만구 신사를 뒤로 하고, 역으로 향했다. 도쿄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아주 짧은 일정이었지만 닛코, 에노시마, 가마쿠라를 모두 돌아보는 여행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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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무념이 2013.07.01 10:43 신고

    역시 신사에 오면 일본 온 분위기가 젤 잘나는 것 같아요~ ㅎㅎㅎ

    • BlogIcon 바람처럼~ 2013.07.01 12:51 신고

      가끔 가면 재미있기도 하죠. 근데 신사에 가면 그들의 문화가 우리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오미쿠지도 그렇고, 신사가 어떤 특정한 신을 모시는 장소도 아니라서 더 그런 거 같네요.

  2. BlogIcon 용작가 2013.07.01 18:44 신고

    올해가 계사년이라 뱀에 관련된 기념품이 많았던게 아닐까요? ^^a ㅎㅎ
    산사를 찾는 사람이 정말 많네요.

  3. BlogIcon 워크뷰 2013.07.01 20:51 신고

    일본의 분위기를 느낄수 있는곳이네요^^

    • BlogIcon 바람처럼~ 2013.07.01 23:09 신고

      일본 신사는 우리나라 절과는 아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라서 그런 것 같네요. 오미쿠지는 한 번 해보고 싶었지만 역시 까막눈이라서... ㅠㅠ

  4. BlogIcon ezina 2013.08.21 21:57 신고

    아 시원할때 다녀오셨나봐요 ㅎㅎ 전 저저번주에 갔다가 쪄죽는줄 ㅎㅎ
    계단위에 올라가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좋더라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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