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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에 무사히 도착한 후 카우치서핑 호스트인 마누엘 집으로 찾아갔다. 카우치서핑 프로필에는 자세한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아 몰랐는데 한국에서도 지냈던 적이 있다고 해서 놀랐다. 심지어 저녁으로 쌀밥과 깻잎을 준비해줬다. 독일인이 깻잎을 먹는 모습을 보고 적잖아 웃음이 나왔는데 어디선가 외국인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깻잎 냄새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마누엘은 나보고 호프브로이를 가보면 맥주도 마시고, 여러 사람과 어울릴 수 있어 재밌을 거라며 추천해줘서 늦은 저녁에 시내로 나왔다. 참고로 이 친구네 집에서는 이틀 묵었다.


뮌헨의 중심가인 마리엔 광장으로 이동한 후 호프브로이를 찾아갔다.


옥토버페스트로 유명한 도시라 맥주를 안 마시고 지나칠 수 없는 법. 예상은 했지만 호프브로이하우스 앞에 도착했을 때 이렇게 거대한 펍에 관광객으로 가득한 것을 보고 적잖아 놀랐다.


내부는 굉장히 시끌벅적하고 정신없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주문을 해야 할지도 몰라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는데 그냥 아무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면 된다. 어차피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앉아서 맥주 마시는 곳이라 혼자가도 괜찮았다.


이렇게 시끄러운 데도 연주를 한다. 가끔 심하게 취한 손님이 외치는 소리에 연주가 묻히기도 하지만, 나름 명소 분위기에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양 손에 맥주를 들고 정신없이 나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체코에서 넘어와서 그런지 맥주가 상당히 비싸다. 1리터에 무려 8유로였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한지 반강제적으로 팁을 받아가 9유로를 냈다.


호프브로이하우스가 워낙 유명한 곳이고, 맥주가 비싸지만(사실 다른데도 별반 다르지 않음) 이렇게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이 재밌다. 독일인 아저씨와 맥주를 마시다가 덴마크 아저씨들이 합석해 같이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교회인 줄 알았던 시청. 참 독특하다.


다음날에도 마리엔 광장으로 이동했다. 마침 12시 정각이라 종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생각보다 뮌헨은 볼거리가 많지 않았다. 주로 박물관을 많이 가는 것 같은데 원래 그런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그냥 걷기만 했다.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쇼핑몰에 들어가 구경하기도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최강자이자 가장 인기 있는 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의 연고지인 만큼 곳곳에서 팬샵을 볼 수 있었다.


물가를 보면 서유럽에 왔음을 실감한다. 싱글티켓 2.7유로(1일권 6유로, 3일권은 15.5유로)로 상당히 비싼편이다. 그렇다고 무임승차를 하다간 오히려 걸려서 더 큰 벌금을 물 수 있다. 아무리 검사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하더라도 개념 가득한 여행자라면 승차권은 당연히 구입해야 한다. 내가 3일권을 들고 있을 때 딱 한 번 검사하는 장면을 봤는데 아예 지하철 이동경로에 직원 수십 명이 장벽을 치고 있었다.


거리를 걷다 단순한 연주 수준을 넘어선 모습에 멈춰 섰다.


노점도 몇 군데 있는데 주로 파는 건 과일이나 땅콩이다.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하나 구입해봤다.


쵸코렛으로 코팅을 했는지 달달하다.


며칠 뒤 호스텔을 옮겼다. 사실 독일에서는 머리 아픈 일이 좀 많았다. 원래 계획은 네덜란드까지 빨리 올라가 블로거 빛나님을 뵐 생각이었는데 28일 전에 도착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해 포기하게 되었고, 영국인 친구는 잘츠부르크에 자기 부모님이 있다고 가라고 꼬셨는데 지금이 아니더라도 3월에 가서 만나면 될 거 같아 나중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뮌헨에서 180km 떨어진 라벤스부르크에 독일인 친구 필립을 만나려고 했는데 다다음주에나 가능하다고 해서 붕 뜨는 시간이 굉장히 많아졌다. 본에도 코스타리카인 카를로스와 알바니아인 마시다가 있어 이 친구들을 다 만나려면 일정을 맞추면서 북쪽으로 올라가야 했다.


이렇게까지 까다롭게 일정을 쟀던 것은 독일은 사람을 만나러 온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내게 별 의미가 없는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물론 결론적으로 뮌헨에서 아무 생각 없이 오래 머물게 되었다.


호스텔이 시내와 너무 멀어 자주 나오진 않았다. 오로지 딱 한 번 BMW 박물관을 위해서 외출을 했을 뿐이다. 뮌헨이 딱히 재밌었던 게 없었지만 BMW 박물관은 재밌게 관람했다. 비록 내가 차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하여도 말이다.


BMW가 가지고 있는 미니(MINI) 브랜드도 만나볼 수 있다.


오토바이가 갖고 싶었다고나 할까. 아니 BMW 자전거라도.


사실 앞서 본 곳은 전시회장이고 본격적인 박물관은 건너편에 있었다. BMW의 역사 및 다양한 차종을 볼 수 있어 무척 흥미로웠다.


그리고 난 또 다시 시내에 있는 호스텔로 옮겼다. 그동안 어떤 행사로 인해 뮌헨 내에 있는 호스텔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었는데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기 왔고, 사실 위치가 너무 안 좋았던 호스텔에 오래 머무를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여전히 뮌헨이다. 그러나 내일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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