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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루트


 

작년 그러니까 2014년 9월 21일, 대한민국 동해에서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거대한 러시아가 떡하니 가운데 있어 다른 작은 나라는 대충 이동한 것처럼 루트가 단순해 보이는 착각을 하게 만드나 사실 열차를 타고 이동만 했던 러시아가 가장 단순했다. 얼마 만큼 이동했는지 GPS로 측정해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최소 지구 반 바퀴 정도는 돌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은 엄청나게 거대한 대륙, 아프리카가 기다리고 있다.

 

 

2. 거쳐간 나라

 

총 28개국 + 4미승인국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아르메니아, 나고르노카라바흐(미승인국), 우크라이나,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미승인국), 루마니아, 헝가리, 슬로바이카, 체코,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코소보(미승인국),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그리스, 마케도니아, 불가리아, 터키, 레바논, 북키프로스(미승인국), 남키프로스

 


 

3. 이동수단(가까운 거리를 제외한 도시간 혹은 국가간 이동할 때)

 

비행기 0회

기차 20회

버스 64회

배 6회

택시 6회

히치하이킹 106회

자전거 1회

현지인의 차량 6회

친구의 렌터카 1회

블라블라카 1회


 

기억을 더듬어 대략적으로 계산한 거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단연 눈에 띄는 건 106회의 히치하이킹이다. 히치하이킹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당연히 많이 했던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장거리 이동할 때 내 마음대로 한 번에 갈 수 없어 여러 번 갈아 타 횟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령 체코 프라하에서 독일 뮌헨까지 거리가 멀어 4번의 히치하이킹을 한 끝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이번 여행은 무조건 육로로 이동하자는 게 나름의 소신이자, 똥고집인데 아쉽게도 그 기록은 키프로스에서 깨질 예정이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게 방법이 없다. 안 찾아 본 게 아니다. 레바논에서도, 키프로스에서도, 심지어 다시 돌아온 터키에서 찾아봤는데도 2014년 이후 이집트로 가는 페리가 없다. 만약 베이루트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집트로 바로 갔다면 1시간 20분 비행과 단 돈120달러면 충분했을 텐데, 난 250달러짜리 터키로 돌아가는 배를 타고, 터키에서도 2주간의 시간을 허비한 끝에 비행기를 타지 않고는 더 이상의 전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돈과 시간을 다 낭비한 셈. 물론 선택에 따른 후회는 없지만 가끔 베이루트에서 그냥 비행기를 탔다면 더 좋았을지 생각하게 된다.

 

 

4. 가장 오래 머물렀던 나라와 도시

 

가장 오래 머물렀던 나라는 알바니아로 총 29일간 여행했다. 알바니아의 북쪽과 남쪽 거의 대부분의 지역을 구석구석 돌아봤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 오래 머물렀던 나라는 독일로 총 28일간 지냈다. 재입국한 2번의 기간을 포함하면 터키가 33일로 가장 길다.

 

가장 오래 머물렀던 도시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다. 11일간 지냈다. 일주일 이상 머물렀던 도시는 예레반, 트빌리시, 오데사, 키시너우, 프라하, 뮌헨, 본, 파리, 자그레브, 스코페, 바르나,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등 꽤 많다.

 

 

5. 하루 평균 여행경비

 

나도 궁금해서 방금 계산해봤다. 사실 하루 평균 3만원 미만 썼을 거라고 자신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총 1100만원, 하루 평균으로 나누어보면 약 3만원 정도 썼다. 여기서 여행경비란 먹고, 자고, 쇼핑하고, 이동할 때 썼던 모든 지출을 말한다. 아무래도 물가가 비싼 나라를 거치기도 했고, 텐트나 신발 등 갑자기 필요한 물건을 살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지 않았을 뿐이지 페리는 여러 차례 타서 교통비 항목으로 돈이 꽤 나갔다.

 

보통 배낭여행자들이 1년 경비로 2000~2500만원을 잡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적게 쓴 편이나, 솔직히 최소한의 경비로 여행한 건 아니다. 실제로 더 적게 쓰면서 여행하는 사람도 많이 만났다. 다만 여기서 돈을 적게 쓰고, 많이 쓰는 게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여행을 떠날 때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경비가 모자라면 더 모으면 되는 거고, 없으면 그대로 여행하면 된다. 방법이야 많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블로그에서 차근차근 풀어내고 싶다.

 

*가장 돈을 적게 썼던 나라 – 스위스 0원(4일)

 

 

6. 숙소가 아닌 곳에서 하룻밤

 

친구네 집 18일

키시너우, 몰도바 - 7년 만에 만난 엘레나의 집에서 7일

라벤스부르크, 독일 – 여행 초반 아제르바이잔에서 만났던 독일인 필립의 집에서 3일

본, 독일 – 미얀마에서 만났던 카를로스와 마시다의 집에서 8일

 

현지인 집 15일

다디반, 나고르노카라바흐 – 오지마을 소닉 할머니 집에서 1일

니옹, 스위스 – 블로그 보고 초대해주신 한국인 가족과 4일(감사했습니다!)

사라예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히치하이킹을 하다 만난 사람의 친구네 집에서 2일

티라나, 알바니아 –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터키인 술레이만의 집에서 2일

프레딕카스, 그리스 – 텐트 찢어져 화가 난 와중에 만난 그리스인이 잠자리 제공해 줘서 2일

이스탄불, 터키 – 다시 만난 술레이만의 집에서 가족과 함께 4일

 

카우치서핑 49일

모스크바, 러시아 - 3일

예레반, 아르메니아 – 벤과 빅토리아 집에서 무려 10일

클루지나포카, 루마니아 – 후너의 집에서 2일

부르노, 체코 - 2명의 호스트를 만나 2일씩 총 4일

뮌헨, 독일 - 2일

아우쿠스부르크, 독일 - 3일

울름, 독일 - 2명의 호스트로부터 3일

리옹, 프랑스 - 2일

라우리스, 오스트리아 – 벤의 부모님과 함께 3일

니슈, 세르비아 - 2일

요안니나, 그리스 - 2일

코냐, 터키 - 2일

트리폴리, 레바논 – 시리아인 페라스과 크할리드의 집에서 4일

비블로스, 레바논 - 2명의 호스트를 만나 총 3일

베이루트, 레바논 - 4일

 

노숙 6일

아다 보야나 섬, 몬테네그로 – 해변에서 텐트 없이 2일

사란다, 알바니아 – 폐건물 아래에서 1일

지로카스트라, 알바니아 – 숙소 옆 벤치에서 침낭만 덮고 1일

코자니 가는 길, 그리스 – 히치하이킹을 실패해 산 속에서 텐트치고 1일

타슈츄, 터키 – 페리 출발이 지연돼 공원의 벤치에서 1일

 

기타 2일

레스코빅, 알바니아 – 네덜란드 히치하이커 이리스와 이슬람 사원에서 1일

파르메트, 알바니아 – 네덜란드 히치하이커 이리스와 건물 복도에서 1일

프랑크푸르트, 독일 - 페이스북을 보고 연락을 주신 분께서 맛있는 한식을 사주심



 

7. 재회

 

18회

 

여행을 하다 보면 어딘가에서 다시 만나는 경우가 꽤 있다. 여행루트가 비슷해서 다시 만날 수도 있고, 여행 중에 만났다가 내가 그 친구의 나라에 가서 만나게 되기도 한다. 물론 아무런 약속을 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만난 적도 있다. 실제로는 18회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재회했지만 여기서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거나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에 한 한다.

그리고 이번 여행뿐만 아니라 이전 여행, 혹은 한국에서 알게 된 사람과 재회한 적도 꽤 많다.

- 전전전 직장 선배 다연누나(러시아)

- 2007년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같이 여행했던 엘레나와 아르좀(몰도바)

- 2010년 미얀마를 같이 여행했던 마시다와 카를로스(독일)

- 전 직장 동료 지현과 주영 부부(프랑스)

 


 

8. 지루한 이동

 

페리

동해-블라디보스토크 24시간

바투미-오데사 3일

타슈츄-트리폴리 18시간

트리폴리-타슈츄 15시간

타슈츄-기르네(키레니아) 10시간

 

열차

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 162시간

모스크바-바쿠 72시간

바쿠-트빌리시 12시간

트빌리시-예레반 8시간

이아시-부쿠레슈티 7시간 40분

니옹-인스브루크 6시간

 

버스

클루지나포카-부다페스트 6시간 30분

피에르제-티라나 6시간 30분

사라예보-베오그라드 8시간

이스탄불-카파도키아 11시간


기억은 안 나지만 힘들고 지루한 여정이 더 많이 있었던 것 같다.



9. 인상적인 장면


- 지루함과의 싸움이었던 162시간 모스크바행 열차

- 아제르바이잔 국경을 통과하자 서로 나를 부르더니 보드카를 따라주던 사람들(이슬람인데?)

- 아제르바이잔 체류기한을 하루 넘겨 열차에서 내리고 택시를 타고 페널티를 받으러 가던 순간

-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일주일간 함께 가족처럼 지냈던 8명

- 프랑스인 빈센트와 함께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유령도시 아그담을 탐험

- 오지마을에서 만난 다른 여행자와 함께 소닉 할머니 집에서 하룻밤(밤에 비가 엄청 왔다)

- 여행자는 단 2명이었던 오데사행 페리, 여기서 캐나다인 매튜와 반나절 동안 술을 마심

- 히치하이킹 실패로 6시간 동안 비와 눈을 맞으며 고속도로를 걸었던 날(다음날 앓아 눕다)

- 말로만 듣던 독일의 카니발 현장에서 분위기가 아닌 술에 취함

- 플리트비체에서 자다르로 가는 버스가 없어 1시간 반 동안 히치하이킹을 시도한 끝에 성공

- 원석이형과 내가 계속해서 비행기 타지 말라고 했던 게 씨가 돼 미영누나 비행기 놓치고 복귀

- 여행자는 전혀 없는 코소보의 외딴 시골마을에서 트레킹

- 울친에서 텐트 없이 오스트리아인과 마케도니안과 함께 캠핑을 가장한 노숙 생활

- 알바니아에서 네덜란드 히치하이커 이리스와 다시 만나 남부를 같이 여행(히치하이킹 20번 이상)

-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그리스에서 히치하이킹, 텐트 찢어진 후 만난 현지인들

- 이스탄불까지 단 번에 갔던 히치하이킹

- 여행자에게 지나칠 정도로 관심을 보이며 환영을 했던 트리폴리 사람들

- 시리아 난민이 탄 배에 올라 그들과 함께 15시간을 보냄




10. 마음에 쏙 들었던 도시


예레반, 스테파나케르트, 브라쇼브, 부다페스트, 본, 암스테르담, 로잔, 인스브루크, 류블라냐, 자다르, 모스타르, 베오그라드, 프리즈렌, 코토르, 울친, 베라트, 지로카스트라. 사란다, 칼람바카, 오흐리드, 스코페, 바르나,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안탈리아, 트리폴리, 발벡


예레반, 아르메니아


스테파나케르트, 나고르노카라바흐


브라쇼브, 루마니아


부다페스트, 헝가리


본, 독일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인스브루크, 오스트리아


류블라냐, 슬로베니아


자다르, 크로아티아


모스타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베오그라드, 세르비아


프리즈렌, 코소보


브라드, 코소보


코토르, 몬테네그로


울친, 몬테네그로


베라트, 알바니아


블루아이, 알바니아(사란다 근교)


메테오라(칼람바카), 그리스


오흐리드, 마케도니아


스코페, 마케도니아


바르나, 불가리아


이스탄불, 터키


카파도키아, 터키


안탈리아, 터키


트리폴리, 레바논


발벡, 레바논


저는 지금 세계여행 중에 있습니다. 이 글이 마음에 든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 및 응원(클릭)을 해주실 수 있습니다. 작은 도움이 현지에서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배낭여행자에게 커피 한 잔 사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