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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있는 동안에는 수시로 비가 내려 자주 맞고 다녔다. 자전거를 탈 때는 흐릿한 날씨라서 덥지도 않고 적당하다고 좋아했는데 조금 달리자마자 마구 비가와서 항상 젖고 말았다.


열심히 페달을 밟고 밟자 앙코르왓과 그 주변의 넓은 해자가 보였다. 확실히 자전거를 타고 가니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잠시 멈춰서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지금봐도 이렇게 놀라운데 과거 정글 속에서 앙코르왓을 처음 발견했던 프랑스인은 그 느낌이 어땠을까?


앙코르왓에 도착하자마자 수많은 아이들이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특히 나한테 아이들이 집중되는 것을 보고 '역시 나의 인기는...' 이라고 잠시 착각을 했지만 내가 좋아서 온 것이라기 보다는 전부 뭐를 사달라는 아이들 뿐이었다. 엽서를 하나만 사달라고 하는 아이들부터 자전거 여기 세워놓으면 안된다라고 협박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자전거 주차공간이 따로 있을리가 없었다. 무시하고 이곳에다 자전거를 세워놨다. 아이들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엽서가 필요없으니 다음에 사겠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날이 되어서 이 아이들은 내가 했던 '다음에 사겠다는 말'을 기억한다면서 엽서를 사달라고 하기도 했다.


멀리서 보이는 앙코르왓은 확실히  멀리서 봐도 거대한 건축물임을 알 수 있었다.


사자상이 앙코르왓을 지키고 있었고, 경찰은 그 사자상 앞에서 쉬고 있었다.


아시아의 최대 유적이라 불리는 앙코르왓에 성큼성큼 다가섰다. 넓은 해자를 건너 앙코르왓으로 향할 때는 그 기분이 묘했다. 이 다리가 혹시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통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 다리를 통해 과거로 향하고 있었다.


앙코르왓은 지금도 복원작업이 한창이었다. 초록색 천에 뒤덮여 있는 앙코르왓을 보니 상처투성이인 것 같았다. 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우산도 없는데 왜 자꾸 비가 오는 거지? 비가 오니 해자를 건너던 수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졌다. 아까는 분명 해자를 오고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상했다. 비를 맞으며 신비의 유적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걸어갔다.


앙코르왓으로 향해 쭈우욱 이어진 길이 마음에 들어서 찍었던 사진인데 이 사진을 보니 앙코르왓으로 향하던 나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전부 기억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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