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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보면 아무데서나 장기를 두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동네 사람들처럼 친근하게만 느껴졌다. 아저씨 일은 안 하시고 여기서 장기만 두시는 건지요?

동코이 거리에서 조금만 걷다보면 거대한 건물이 보이는데 이게 남베트남 정권 시대의 대통령 관저였다. 멀리서 봐도 범상치 않은 건물임이 틀림이 없었다. 바로 앞에서 입장권을 사야지 들어갈 수 있는데 입장권은 15000동(약 900원)으로 큰 부담이 없었다.


통일궁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분수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나무 아래에 숨었지만 이대로 있다간 통일궁을 구경도 못할까봐 입구로 뛰어갔다. 이미 온몸은 다 젖은 상태였다.


통일궁에 들어서자마자 아오자이 입은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의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만 입어도 여자들이 다 예뻐보였다. 언제 한번 아오자이 입은 여자와 사진을 꼭 찍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특정 옷에 집착하는 그런 이상한 놈은 아니다.

통일궁은 바로 베트남의 통일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북베트남이 통일궁에 탱크가 진입하면서 여기를 점령하게 되었고 그 후 전쟁이 끝났다고 한다. 이곳에는 현재까지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고 있지만 현재에도 회의장소로도 활용되기도 한다고 한다. 


통일궁에는 직접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었고, 출입을 통제하고 멀리서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곳도 있었다. 이곳은 직접 들어가서 맨 앞까지 갈 수 있었는데 맨 앞에는 호치민 아저씨 동상이 있었다.


아무래도 대통령 관저이다 보니 호화스러운 부분이 많이 보였다. 엄청나게 많은 방이며, 회의실, 오락시설까지 있었다.


일부러 재연한 것이 아닌 실제 있었던 곳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내부에는 작은 정원까지 볼 수 있었다.


통일궁의 내부는 미로처럼 구성되어 있었고, 층마다 방이 워낙 많았는데 문득 숨바꼭질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극장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주요 관계자들의 오락시설이라고 한다.


통일궁 3층에서 분수와 통일궁 정문, 그 앞의 거리를 찍었다.


당구대도 보존되어 있었다.


기계실 같은데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쪽에 있었다.


옥상에 올라가면 헬리포트가 있는데 이곳에 빨간 원이 두 개가 보였다. 빨간 원은 베트남 전쟁 당시에 실제 폭탄이 투하되었던 장소를 표시한 것이라고 한다. 

지하로 내려가면 확실히 이곳이 범상치 않은 곳임을 알게 된다. 물론 오래되어 작동도 되지 않겠지만 뭔가 알 수 없는 기계와 비밀장소 같은 곳이 나왔다. 


전쟁 당시에 상황실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각종 작전지도가 아직도 남아있었다.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의 대치 상황을 나타냈던 지도였는데 어쩜 이렇게 우리나라와 이리 비슷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 북베트남은 공산주의 남베트남은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던 민주주의였는데 전쟁에서는 북베트남이 승리했고 결국 공산주의 국가가 되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폐쇄적인 국가가 아닌 시장경제를 도입한 사회주의 국가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하에 상황실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마도 이곳에서 전쟁 당시에 모든 명령을 내렸을거라 추측했다. 


사람이 살던 곳이었으니 당연히 취사장도 있었다.


통일궁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나면 사진이 전시된 곳으로 향하게 된다. 통일궁과 남북전쟁이 있었던 당시의 사진인데 베트남의 역사를 엿볼 수 있었다.


정치인들의 사진 그리고 전쟁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통일궁으로 탱크가 진입하는 사진도 볼 수 있는데 이 사진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결국 이 탱크가 통일궁에 진입하면서 전쟁은 끝이 났고, 남베트남은 항복을 선언하게 된다. 전쟁에서 승리한 북베트남은 동시에 베트남의 통일을 이루었다.


정말 끔찍했던 사진이다.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념과 전쟁이 나은 베트남의 비극이 이런 사진을 만들어 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유이든 베트남은 너무나 큰 전쟁의 상처를 지니고 있었다.


대통령의 차량일까?


원래 우리가 들어갔던 통일궁 입구쪽이 아닌 반대쪽 문으로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베트남 전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먼 나라의 전쟁이야기로만 생각되었는데 조금씩 베트남에 대해서 알아가다 보니 전쟁의 아픔이 너무 큰 나라인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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