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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삼성 열정운영진 8기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하셨습니다' 라는 소식을 홍콩에서 들었다. 솔직히 무덤덤했다. 약 1년 전부터 생각하고 틈틈히 준비했던 자소서 및 동영상 제작까지 어떻게 보면 1차는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더 앞섰기 때문이다. 물론 합격 소식을 듣고나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 돌아온지 3일 뒤 면접을 보러 서울에 올라갔다. 비는 부슬부슬이 아니라 폭우로 쏟아졌다. 어째 이거 느낌은 살짝 좋지는 않은데?

1년동안 해외에 있다보니 삼성도 서초사옥으로 옮겼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갔지만 원래 12시 15분의 면접이 1시간으로 미뤄졌다고 한다. 내가 도착한 시간은 무려 10시. 3시간이나 일찍 온 셈이었다. 이제 뭘하며 시간을 때워야 하나? 면접의 자세중 절대 늦지 않는 것이라고 해서 왔는데 너무 일찍 왔나보다.



삼성전자 홍보관에서 인터넷으로 시간을 때웠다.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니 오~ 괜찮다. 호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인데?



대한민국은 역시 대단했다. 무서운 좀비조차 우리의 여중생들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최근까지 배낭여행을 하며 혼자 돌아다닌 탓에 혼자먹는게 익숙하다지만 한국에서도 이어지다니... 김밥 한줄로 허기를 달랬다.



면접은 시작되었고, 무지 무지 긴장되는 카메라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1년동안 캠코더를 들고 다녔지만 정작 나 자신이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익숙치 않다. 그냥 저냥 카메라 테스트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면접이 오고 갔는데 예상했던 질문이 나왔다. 대전에서 지내고 있는데 활동을 할 수 있냐였는데 나는 분명히 자소서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피력했기 때문에 절대 문제 없다고 답변을 했다. 그 뒤에도 한번 더 이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받았을 때는 좀 아리송했다. 사실 자소서의 내용에 대해서 질문을 받을 줄 알았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만 물어봤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짧은 면접 시간이 지나가고 내가 답변 했던 것은 오로지 2번 뿐이었다. 그래서 좀 억울한 느낌이 있어서 면접이 다 끝났다고 했을 때 개인적으로 손을 들고 한마디 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 흔쾌히 시간을 얻어낸 뒤 2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하나는 한번 말했던 일들은 여태까지 꼭 지켰다고 했다. 남들은 니가 할 수 있을까? 라고 비웃었지만 배낭여행을 떠나거나 호주 워킹홀리데이로 갔던 것은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고, 여태까지 잘 지켜왔다고 말이다. 두 번째는 많은 활동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많은 활동을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생각나는대로 말해서 정리가 제대로 안 되었지만 내가 하고자 했던 말을 다해서 후련했다.


다음날 합격자 소식에 내 명단은 없었다. ^^;;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었다. 무려 1400명이상 되는 인원이 지원해서 37명만 합격했기 때문이다. 합격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실패한 지금도 그리 후회되는 마음은 없다. 애초에 면접은 즐기면서 하자라고 했기에 후회할 마음같은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정말로?
면접때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지난 이야기를 하자면 3박 4일이라도 모자랄 판이다. 자소서와 동영상까지 제작하고 면접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은 했으니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면 최선을 다 했으니깐.



영삼성과는 지독하게 인연이 없나 보다. 열운 2번을 포함하면 벌써 3번 째다. ㅠ_ㅠ 하지만 이번에는 면접까지 봤으니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싶다. 나에겐 영삼성 열정운영진이 전부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열운때문에 조기 입국했던게 너무 후회된다.

열운 8기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기에 다시 지원했지만 또 떨어졌기에 이젠 다시는 기회가 없다. 그리고 이젠 미련따윈 남아있지 않다. 능력이 아닌 열정을 알아봐주길 바랬는데...




내 열정을 보여주고 싶어 제작한 자소서 동영상, 쬐금 기대에 못 미치지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남겨준 응원의 메세지 덕분에 너무 기억에 남는다. 필리핀, 호주, 태국, 캄보디아에서 캠코더를 들이대면서 응원의 메세지를 남겨달라고 했었다. 때론 만난지 30분도 안 되었는데 남겨달라고 부탁하기도 했고, 몇 달동안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헤어지기 전에 남겨달라고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자소서 본 동영상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 이 자리를 빌어 너무 너무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