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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간다고? 미쳤구나?"
"졸업은 해야지 취업은 안 하니?"

내가 1년간 해외로 나간다고 했을 때 반응은 대부분 이러했다. 물론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이 또 나갈 줄 알았다는 듯 잘 다녀오라고 했던 사람도 많이 있었다. 사실 남들이 보기에는 내가 자주 해외에 나가는 것처럼 비춰졌을 지도 모른다. 매년 나가는것처럼 보였으니 이제는 넌 그렇게 살아라 이런 얼토당토한 농담을 던지곤 했다.



시간은 화살처럼 날아간다고 했잖아. 그래서 나도 모르게 훌쩍 4학년이 되어버렸다. 아직 하고 싶은게 많기만 한 놈인데 그리고 이대로 끝내고 싶지는 않은데 그럼 어떻게 하지? 라는 고민을 스스로 했다. 그러다가 배낭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 이번에는 생존게임이다'

나는 정말 평범한 놈이다.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나의 그 평범함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내가 평범하지 않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차피 휴학을 할 예정이라면 아예 1년을 밖에서 지내보자. 근데 1년동안 밖에서 지낼 수 있는 방법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방법으로 호주 워킹홀리데이가 떠올랐다. 왜냐하면 나는 돈이 없다. 돈이 없는데 나가서 지내야겠고, 돈이 없이 나가서 지내보는거야 말로 나 자신의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런 결심이 섰으니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아주 조금씩 조금씩 돈을 모았다.

떠나기 전 날, 지금 생각해보면 주변 분들에게는 좀 죄송하지만 그제서야 단체 문자를 돌렸다. 낼 떠난다고 1년 뒤에 뵙겠다고 말이다.

이른 새벽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새벽 4시경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공항버스에 올라탔다. 나는 올라타자마자 정신을 잃었다. 따사로운 햇살에 눈이 저절로 떠졌는데 벌써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큰 대로를 달리고 있었다. 제대로 눈이 떠지지도 않아서 멍하니 창문만 바라보고 있는데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더 몰려왔다.

'이제 시작이란 말이지'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도망치듯 현실을 떠나면서 좋은건 하나 있었다. 취업, 졸업을 당분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하긴 그전에도 생각없이 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나자 헛웃음만 나왔다. 그래 어쨋든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은 나를 들뜨게 만든 것이 사실이었다. 그것 자체만으로도 나를 즐겁게 만들었으니깐.



마치 수십 번 와본 공항마냥 익숙해진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티켓팅을 했다. 다만 홍콩에서 기상악화로 비행기가 딜레이가 되었다.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건가? 본격적인 나의 생존게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시작부터 혼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