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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콜릿힐의 신기함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둘러볼 곳이 많았기 때문에 쵸콜릿힐에서 내려와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밴 아저씨 우리가 볼만큼 보고 다 보면 전화하라고 했기 때문에 전화를 하자 5분 뒤에 나타났다.


다시 밴을 타고 다시 보홀의 주요 관광지를 여행했다. 쵸콜릿힐을 떠나 도착한 곳은 울창한 숲이었다.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는데 우리는 잠시 이 숲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내렸다. 이 숲은 도로 양 옆으로 아주 높은 나무들이 솟아있던 곳이었다. 빼곡히 연필처럼 솟아있던 나무들 덕분에 햇빛이 듬성 듬성 비춰졌다. 따가운 햇살도 피해주고, 숲의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그런 곳이었는데 평범한 숲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숲에서 사진을 찍은 뒤 이동한 곳은 대나무로 만들어진 다리였다. 강물은 꼭 악어가 살고 있을 법한 정글에 흐르는 물처럼 진한 초록빛 물에 대나무로만 만들어진 다리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흔들림이 심해서 스릴있다. 생각해보니 어느 투어를 가도 꼭 이런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를 지나던것 같다. 예전 태국에서 투어를 할 때도 나무로 만들어진 허술한 다리를 건넜는데 여기서도 건넌다. 투어의 필수 코스 중 하나일까?


다리에서도 역시 특별한 것은 없고, 그냥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 뿐이었다.

다시 또 이동했다. 투어를 하게되면 이동하는데 힘이 들어서 체질적으로는 나에게 잘 맞는 편은 아니다. 이동하는 것 자체로는 아무리 멀어도 상관은 없는 편인데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보려고 이동하고, 조금 있다가 또 이동하고 이런 과정이 힘들다는 말이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이동하는데 다들 힘이 들어했는데 다음 목적지를 듣고 그래도 활기를 되찾았다. 바로 보홀에서 가장 기대했던 타셔를 보러가기 때문이다.

[다시찾은필리핀 2008]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원숭이 타셔


타셔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원숭이로 알려져있다. 필리핀에서도 보홀이나 일부 몇몇 섬에서만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보호종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원숭이 잠만 자고 있고, 사람이 건드려도 움직일 생각도 안 했다. 일반적으로 사납고 장난스러운 원숭이로 생각했다가 이렇게 세상 모르게 졸고 있는 원숭이를 보니까 무척 신기했다.


타셔를 보고 난 후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강가로 향했다. 강가로 간 이유는 바로 플로팅 레스토랑 즉 배 위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이다. 보홀에서 필수적으로 거치는 플로팅 레스토랑의 한 끼는 300페소로(약 9000원) 가난한 우리들에게는 비싼편이었다. 하지만 식사도 제공되고 약 1시간동안 배 위에서 유유히 강가를 떠다니며 노래도 듣고, 주변 경치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아깝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우리를 태워주고 있던 밴 아저씨도 사주기로 했는데 의외로 담담했다. 사준다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아마도 매번 이렇게 얻어먹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곳에서도 역시 사진 찍히는 것을 너무나 좋아했던 필리핀 사람들


딱히 먹을만한게 많지는 않았지만 자유롭게 골라서 먹을 수 있는 부페식이었고, 음료수도 개인당 하나는 먹을 수 있었다. 다들 배가고파서 정신 없이 먹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떡이랑 잡채와 비슷한 음식도 있었고, 동남아답게 각종 과일도 먹을 수 있었다.



밥을 거의 다 먹을 무렵 우리가 타고 있던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 분위기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배 위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니 뭔가 여행 온 기분이랄까? 그 기분에 취해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다들 뻗었다.

배는 중간에 원주민이 있는 곳에서 멈춰 섰다. 실제 보홀의 원주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기로는 관광객을 위해서 있는 원주민이라고 판단을 했다. 일종의 쇼를 보여주면서 기부를 받는 곳이었는데 그네타기, 불쇼, 전통악기 연주, 그리고 활쏘기 등이 있었다.


이 곳에 있는 사람들과 사진찍는 것도 가능하고 화살을 쏴보거나 그네를 타는 것도 가능했다.


멋지게 통과!


나를 창으로 찔러 놓고 저렇게 해맑게 웃다니!


실제 원주민이라고해도 관광객들을 통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이라는 생각이 들자 조금은 안타까웠다. 호주 원주민인 에버리진과같은 입장이랄까? 그래도 이곳은 돈을 지불하는 개념이 아닌 기부의 개념이었다는 점이었다.


강에서 즐길 수 있는 플로팅 레스토랑. 한 번쯤은 이런 여유를 부려보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도 음악을 들으면서 또 흘러가고 있는 강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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