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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훈련뛸 때 텐트생활을 며칠동안 했던적은 있었지만 2주, 3주 이렇게 텐트에 살게될 줄이야. 그것도 넓디 넓은 호주라는 땅에서 말이다. 근데 여기 세인트조지에 있을 때는 고작해야 3주정도였지만 나중에 나는 배틀로라는 곳에서 사과를 딸 때 3개월가량 텐트생활을 하기도 했다.

어쨋든 텐트를 접고 캐빈으로 옮길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완전 쾌재를 불렀다. 예상보다 빠르게 캐빈으로 이동하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에 텐트를 접고 짐을 옮겼다. 짐도 워낙 많아 여러번 날라야 했고, 텐트까지 철거해야 했으니 그 짧은 거리의 이사인데도 꽤나 오래 걸렸다.


캐러반파크 내에 있었던 캐빈의 형태는 쉽게 말하면 원룸이라고 봐야했다. 각 캐러반파크마다 그 모습은 다르지만 주로 침대와 조리시설이 갖춰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우리가 들어갔던 캐빈은 화장실까지 딸려 있었다.


우선 캐빈에 들어가니 진짜 집에 들어와서 산다는 생각에 너무나 좋았다. 당연히 텐트에서의 비좁았던 생활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우선 침대가 있어서 잠을 편안히 잘 수 있었다. 우리가 들어갔던 캐빈은 더블베드가 놓여있어서 둘이 자는데 조금 불편한 감도 있었지만 크게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다. 텐트에 누워 잘 때는 항상 돌의 감촉을 느껴졌기 때문에 한동안 푹신한 침대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이 캐러반파크 캐빈은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었다. 전자렌지와 냉장고, TV까지 있어서 생활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농장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시원한 콜라 한잔을 마시는게 일상이 되어버렸고, 캐빈에 들어간 이후에는 더이상 땡볕에서 휴식을 취하지 않아도 되었다. 가장 중요한 에어컨과 선풍기가 캐빈에 있었기 때문이다. 후와~ 여기가 천국이란 말인가? 아니지 이제 드디어 살만해진건가?


이제 어느덧 일도 적응이 되었던 시점이라 몸이 조금 고단한거 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큰 돈은 아니었지만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돈을 벌 수 있었고, 그 돈을 가지고 이렇게 가끔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 저 CHILL은 호주에서 가장 좋아했던 맥주였다. 약간 라임맛이 나는 것이 호주의 대표적인 맥주 VB와는 다르게 쓴맛이 많이 나지 않는다.

농장에서 일을 마치고와서 장을 보러 가거나 간식을 먹고 가지고 있는 노트북으로 프렌즈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항상 일은 오후 2~3시쯤에 끝났기 때문에 돌아와서 씻고 계속 쉰다. 저녁 때가 되면 밥과 햄종류의 반찬으로 저녁을 먹는다.

처음에는 정말 햄과 계란후라이밖에 할 줄 몰라서 그것만 먹었는데 점차 적응해가면서 할 줄 아는 요리의 종류도 점차 늘어갔다. 오뎅국, 계란국, 된장국... 나는 점차 호주에 적응해가면서 요리 실력을 키워갔다. ^^;

저녁을 먹고난 후 곧바로 다음날 점심 도시락을 준비했고, 이마저 끝나면 다시 또 휴식이었다. 그냥 바람을 쐬며 밖에 있었던 의자에 앉아있기도 했다. 별이 쏟아질듯 보이던 밤하늘도 싸늘했던 저녁 바람도 이 곳이 호주임을 잊게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지만 생각은 깊어지게 만드는 밤이 계속해서 지나갔다.

새벽 4시 반, 알람 소리에 어김없이 부스스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더러워진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장갑과 가위를 챙긴 뒤 농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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