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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런 일을 당한다면 얼마나 황당한지 모를거다. 근데 진짜로 일어났다. 주변에 마트가 없을 정도로 열악했던 곳이라 주말을 맞아 근처 브로큰힐이라는 마을로 장을 보러 가기로 했다. 아침에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나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출발하게 되었다.


이 곳은 호주의 아웃백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주변은 황량하기만 한 황무지뿐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사막은 아니지만 거의 사막과 다름 없는 파리가 들끓는 그런 곳이다. 그놈의 파리때문에 호주에서는 말을 적게하려고 오지영어(Aussie English)가 생겨났으니 말 다했다. 그만큼 아웃백에서는 아무 것도 없는 곳인데다가 아무리 떼어내도 파리가 달라 붙어 미칠것 같은 곳이다.


브로큰힐은 호주의 아웃백 최대 도시였기 때문에 큰 마트가 당연히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만에 장도 볼겸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도 사먹을 생각에 다들 룰루랄라~ 기분이 좋았다. 메닌디에서 브로큰힐까지는 약 1시간정도 걸린다.

한 30분쯤 갔을까?

갑자기 차의 앞부분에서 펑~ 소리와 함께 수증기가 막 올라왔고 냉각수가 흘러내렸다. 차는 곧바로 세워 멈췄지만 갑작기 일어난 일에 다들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 이를 어쩌나 정용이형은 차 본네트를 열어 확인하니 냉각수가 이미 다 새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차가 시동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완전 난감한 상태였다. 이 곳은 아웃백 한 가운데의 도로이고, 더군다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화는 OPTUS를 쓰고 있어서 터지지가 않는다. 어떻게 브로큰힐과 메닌디의 딱 중간에서 멈출 수가 있는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우선 차를 도로 밖으로 밀었다. 지나가는 차가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호주의 내륙쪽 도로에는 하루 종일 차가 다니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는 몇 시간동안 기다려야 할 수도 있었다. 도움을 청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이 도로는 간헐적이나마 차가 지나다녔다. 지나가는 차를 붙잡기도 전에 먼저 멈춰서서는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다. 우리는 차에 문제가 생겨서 그러니 보험사에 전화 좀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 분들은 흔쾌히 전화를 해주신 후 우리에게 물이 있냐면서 물 한통을 줬다. 하긴 뜨거운 태양아래 계속 파리와 싸우는데 물은 필수였다.

그 분들이 지나간 후 지나가는 몇 몇 차들은 꼭 멈춰서서 우리에게 무슨 일이냐며 물어봤다. 어떤 차는 그냥 지나쳤는데 조금 후에 돌아와서는 무슨 일이냐며 물어본 적도 있었다. 그리고는 물은 필수라며 물 한통을 받기도 했다.


우리는 언제 올지 모르는 견인차를 기다리며 사진을 찍었다. 차는 도로 한 가운데서 멈춰섰고, 우리는 정신줄을 놨다.


내 친구지만 좀 부끄럽다. -_-;


내 입가에 달라 붙어있는 것은 점이 아니라 파리다.


사진 찍는 것도 잠시 우리는 차 안에서 기다렸다. 어차피 둘다 덥긴 마찬가지지만 어쨋든 앉아있을 곳은 차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말 덥고 파리는 우리 곁을 떠날 줄 몰랐다. 이대로 말라죽을거 같았다.

견인차가 너무 오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마침 지나가는 차가 멈춰서서 우리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길래 다시 한 번 부탁하기로 했다. 우리의 사정을 듣고는 역시 물 한병을 주시고는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이 분들 정말 친절하셨다. 시드니에서 오셨다고 하는데 전화 통화만 한 20분 넘게 했던거 같았다. 겨우 겨우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1시간 정도 뒤에 견인차가 온다고 얘기해주셨다. 그리고는 브로큰힐까지 태워다 주신다고 했는데 다 갈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나를 포함해서 3명만 먼저 가기로 했다.

브로큰힐까지 가는 동안 이것 저것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고, 너무나 친절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계속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브로큰힐의 정비소까지 태워다 주시고는 여기서 기다리면 된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에 사진 한번 찍어도 되냐고 물어봤고 그래서 남긴 사진이다.

사실 호주에서는 사람이 좋다는 인상은 많이 받지 않았다. 백호주의가 철폐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동양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욕을 날리고 가는 경우도 당해봤다. 그런데 확실히 호주에서 친절했던 사람들도 적지 않게 만났는데 그 때마다 너무나 과도할 정도의 친절을 받게 되었으니 바로 이런 경우였다.

호주 아저씨~ 덕분에 저희 말라 죽지 않았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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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말 사막에서 차가 멈춘다면...

    그것보다 황당한 일이 어딨을까요.
    다행히 좋은 분들 만나셨네요.

  3. BlogIcon 내영아 2009.11.08 13:00 신고

    참 감사한 은인들... 사진을 보며 두구두고 감사할 은인들.. ㅋㅋ

    근데, 전 바람처럼님이 힘겨운 수난기가 더 재미로 다가오죠.
    저 많은 것을 어떻게 다 겪고 이겨내셨는지... ㅋㅋ

  4. BlogIcon 건강정보 2009.11.08 14:09 신고

    정말 난감했겠는데요..
    근데 저 파리때문에 웃음이 뻥~하고 터져버렸습니다..ㅎㅎㅎ

    밥풀이 붙어있으면 주위에서 나중에 뗴어먹을꺼냐? 그러는데 바람처럼님도 혹시 파리 입 주위에 붙여놓고 나중에 배고플때 쓰윽 하실려구요?

  5.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11.08 16:27 신고

    이야.. 정말 난감 하셨겠내요.
    외국에는 이상한 사람 많아서 잘 안도와 줄것 같은데, 친절한분들도 계시군요..
    그나저나 정신줄을 놓아버린 사진.. 너무 재밋내요~ㅋㅋ

  6. BlogIcon markjuhn 2009.11.12 01:46 신고

    오래만에 들렀네요. 어쩌다..
    정말 큰일 날번 했군요.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서.. 세상을 저런 친절한 사람들이 있기때문에 아름다운가 봅니다.

  7. BlogIcon 백마탄 초인™ 2009.11.12 02:13 신고

    베리 뜻깊은 고생인듯,,,하하;

  8. BlogIcon 올뺌씨 2009.11.12 04:40 신고

    와, 믹시보고 그냥 사막에서 차가 멈췄을때의 상식 전수같은건줄 알고 들어왔는데, 생생한 경험담이었군요..;;

    다음에는 사막 한가운데서 차 없이 길을 잃었을때의 노하우를 포스팅해주세요 라고; 부탁하려다가......;;; 쿨럭 ^^

  9. BlogIcon 사피라 2009.11.12 16:15 신고

    정말 큰일날 뻔 하셨네요 ;ㅅ;
    살아오신 걸 감축드립니다~고생하셨어요=_=;;;
    역시 어느곳이든 사람이 있어서 살만 한 세상인 듯 합니다^^

  10. BlogIcon 2009.11.16 05:32 신고

    와...ㅋㅋㅋ 굉장히 독특한 경험이네요 :D 지나고 나면 역시 다 추억이 되는것 같아요

  11. BlogIcon pop-up 2009.11.16 09:18 신고

    으아, 우연의 일치로 몇날며칠동안 차가 안지나다녔다면...
    저 마른 흙 위로 쓰러져있는 친구분의 모습에 모든 것이 담겼네요.

    재미있는 광고가 한 컷 태어날수도 있을 듯 싶어요~

  12. BlogIcon 시원 2010.01.26 14:10 신고

    지나가다 욕을해요?
    미친것들 일세...
    어쩜 그런일이....!??
    왜 욕을 할까요? 우리가 뭐 잘못한것도 없는데...
    싹퉁바가지네요.

  13. ㅋㅋ 2010.07.06 21:16 신고

    물없을때 오줌누면됨.;;

  14. BlogIcon Demian 2010.09.24 10:39 신고

    푸하하 정신줄 놓은(?!) 저 모습들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ㅋㅋ
    저도 가장 뜨거운 12시, 요르단 사막에서 지프가 고장나서 발동동 굴렀었던 적이 있어서 확실히 공감을 하네요.ㅎㅎ

    자주 놀러올께요^^ 볼꺼 넘 많은 블로그네요~ㅎㅎ

  15. BlogIcon 사랑맘H 2010.11.05 14:21 신고

    전 일 때문에 호주를 한 번 다녀왔는데
    그때 동행했던 지인이 과속해서 그자리에서
    호주경찰에게 자투리 없이 600불 정도의 티켓을
    받는 것을 보고 참 놀랬답니다.'
    무척 고생많이 하셨는것 같네요.
    그래도 고마운 분들이 또 저렇게 계셔서... ^^

  16. BlogIcon 판타시티 2010.11.05 14:25 신고

    안녕하세요? 부천시 블로그 판타시티입니다. ^^
    바람처럼 님 블로그에는 처음 와봐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저도 이집트 사막을 여행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생각이 나네요 ㅋㅋ

  17. BlogIcon 라라윈 2010.11.05 15:16 신고

    금세 하이카 아저씨가 와주시는 우리나라에서도 차가 멈추면 당황스러운데...
    사막 한가운데 차가 멈춘다니.. 생각만해도 아찔해요...
    그런데 사진놀이는 넘 잼있는데요~ ㅋㅋㅋ
    바람처럼님 입가의 파리...ㅋ

  18. BlogIcon 한석규 2010.11.05 15:45 신고

    정말 고생 많이 하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 먼저 제 블로그에 방문 해주셔서 감사해요^^

  19. BlogIcon 에이레네/김광모 2010.11.05 17:17 신고

    대략 난감이 아니라
    완전 난감 상황이었군요.

  20. BlogIcon naturis 2010.11.05 20:18 신고

    사막 한가운데서 멈추면 정말 당황스럽겠네요...
    밤에는 또 너무 춥다고 하던데... 살아오셔서 다행입니다...ㅋㅎ

  21. BlogIcon tax relief 2011.07.20 03:53 신고

    멋진 블로그를 여기 아주 재미있는 게시물을 가지고 사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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