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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만 있으면 끝날줄 알았던 일이 생각보다 더 오래 하게 되었다. 물론 그러면서 그냥 이 곳을 뜨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돈도 꽤 잘 벌고 있었고 다른 곳으로 가면 잘 되리라는 보장도 없었기 때문에 끝까지 남게 되었다. 약 10일정도 더 일을 했는데 그러는 동안 나와 은상이형은 다른 농장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 밤에는 보스였던 폴네 집에 놀러가서 같이 맥주도 마시고 즐겁게 지냈다. 진작에 폴과 이런 자리를 가졌다면 좀 더 좋은 상황에서 일을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모든 일이 끝나는 날 다른 사람들은 다 떠나기로 했지만 나는 농장에서 혼자 남기로 했다. 그러니까 다들 퀸즐랜드 지방으로 올라가기로 했는데 나는 앞으로 호주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올라가도 큰 성과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7월에 출국하는데 올라가서 일을 구하고 또 정착하는 그 비용과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농장에서 일주일 정도 더 남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떠나고 혼자서 밥먹으니 정말 혼자라는게 실감이 났다.


가끔 밖에 나가보면 대쉬가 놀러와있었다.


이녀석 내가 혼자라는걸 알고 놀아주러 온건가?

일주일 더 남게 되었지만 일은 4일정도 밖에 하지 못했다. 그래도 나가면 다 돈이라는 생각이라 이 곳에 남은 것이 나쁘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호주 생활이 약 2달정도 남아 무얼할까 계획을 세우기도 했는데 나는 멜번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어차피 혼자 지내게 된다면 멜번이나 시드니나 어느 도시로 이동해야 했는데 멜번은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았다. 또 멜번에 아는 사람이 몇 명 있어서 심심하지도 않을것 같았다.

날씨는 정말 추워졌고, 나는 더 쓸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농장에는 호주인 앤드류가 있긴 했지만 워낙 혼자 지내는 녀석이라 아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른 농장에 나가서 일을 하기도 했고, 이 곳에서 사과나무 가지치기 등을 하기도 했다.


가끔 혼자 있을 때마다 밖에서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리곤 했는데 밖을 나가보면 대쉬가 꼬리를 흔들면서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의 텐트는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던 날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져있었다.



자신을 파트타임 보스라고 했던 수와 슈퍼바이저였던 오니가 나에게 메세지를 남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