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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예약발행으로 글을 썼던 것인데 어쩌다보니 전부 날아가서 다시 작성합니다.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내리니 곧바로 버스를 타는 장소가 나왔다. 이 무료 버스를 통해서 쿠란다로 이동할 수 있는데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언덕길을 올라갈 필요성도 느끼지 못해서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는 꽤 자주 쿠란다와 스카이트레인 종점과 왕복하고 있었다.

버스에 올라타자 기사 아저씨는 사람들에게 쿠란다 마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었는데 대신 사람들이 원하는 장소에 내려주지는 않았다. 모든 곳을 다 설명한 후에야 정해진 종착지점에 내려줬다. 내가 내린 곳은 마침 쿠란다 시장이 코앞에 보였다. 우선 시장부터 봐야겠다는 생각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시장으로 향했다.  


사실 시장이기보다는 그냥 기념품 가게라고 보는게 더 맞았다.


역시 호주답게 캥거루나 악어와 관련된 제품이 눈에 띄었다. 호주에서는 캥거루는 보호동물이 아니다. 오히려 사냥감이자 먹잇감이라 쬐금 불쌍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대신 코알라는 정말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다.

이 시장안에는 코알라가든이라는 작은 동물원이 있었다. 그 옆에는 나비와 관련된 전시관이 있었는데 솔직히 나비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나로써는 코알라가든을 들어갈까 말까 고민이 되었다. 멜번에서 동물원을 갔을때 돈만 아깝다는 생각이 너무 컸었기 때문이었다.

'규모도 작아 보이는데 이 동물원을 들어가야돼?' 고작해야 10달러 남짓이었지만 나를 고민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우선 시장을 다시 한바퀴 돌아보자며 둘러보고 있는데 구석진 곳에서 이녀석이 보였다. 미동도 없는 이녀석을 한참동안이나 바라보았다. 마치 여기가 동물원인마냥 쭈구려서 지켜봤다.


결국 코알라가든이나 들어가자며 나의 발걸음을 돌렸다. 표를 구입하니 안내하시는 분이 도장을 찍어주면서 오늘 하루동안 언제든지 재방문이 가능하다는 말을 해줬다. 그 말은 내가 싫증날때까지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처음에 나를 맞이한 것은 바로 옆에 매달려있던 코알라였다. 역시나 코알라는 자고 있었다. 물론 코알라는 하루 종일 자는 동물이기는 하지만 갑자기 멜번 동물원에서 잠만 자던 동물들을 보고 왔던게 갑자기 생각났다. 이거 조금 불길한데?

성킁성큼 아래로 내려갔는데 작은 운동장처럼 보이는 공터에서 캥거루들이 뛰어놀고 있는것을 보았다. 캥거루를 정말 가까이에서 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었는데 알고보니 그 안에도 들어갈 수 있고, 입구 옆에 비치되어있는 먹이를 가지고 갈 수 있었다. 나는 신나서 얼른 뛰어내려가 먹이를 한움큼 집어들고 캥거루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왜 왔어?"




야생 캥거루를 직접 본적은 있긴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적은 없었기에 너무 신기했다. 게다가 이 캥거루들은 사람들에게도 친숙해서 그런지 먹이를 줄 수도 있었고, 쓰다듬어 줄 수도 있었다.


아마 캥거루의 또 다른 종인 왈라비인듯 하다. 캥거루보다 작고 주머니도 없다더니 실제로 보니 작긴 작았다.



캥거루에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다는게 정말 신기했다. 먹이를 달라고 손으로 바둥바둥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아무래도 혼자있다보니 사진 찍기가 너무 힘들었다. 캥거루랑 사진은 꼭 찍어야겠다며 옆에서 사진 찍고 있던 사람을 붙잡고 서로 사진 찍어주기로 했다.


캥거루와 계속 놀다가 한번 코알라가든의 다른 곳도 둘러봐야겠다며 나갔다.


얘는 아까 밖에서 봤던 녀석아냐?


거대한 뱀이 나무 위에서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호주 북쪽에는 악어가 많다더니 정말인가 보다. 이렇게 한바퀴를 돌아보니 코알라가든은 벌써 끝이 났다. 정말 돈이 아깝긴 할 정도로 작은 동물원이었는데 그래도 캥거루와 놀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캥거루를 만나러 갔다.


코알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면 10달러였는데 내가 그런 돈을 낼리가 없었다. 그냥 사람들이 찍는 모습을 찍었다.


코알라가 움직인다! 여태껏 잠자는 코알라, 나무에 가려 두툼한 뒷태만 보던게 전부였는데 코알라가 움직이는 것이었다. 덕분에 천진난만한 아이같은 표정을 지닌 코알라의 얼굴을 제대로 찍을 수 있었다.


코알라가 하루 종일 자는 이유는 유칼리투스 나뭇잎 때문이라고 한다. 이 나뭇잎에는 졸음을 유발하는 알콜성분이 들어있어 코알라가 이 유칼리투스를 먹고 계속 자는 것이라고 한다. 근데 얘 자는게 좀 힘들어 보인다. 엉덩이도 좀 아플거 같다.


얘들아 내가 다시 돌아왔어!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먹거나 얼마 남지 않은 바닥의 풀 뜯어먹으며 한가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던 캥거루들이었다.


나에게 혓바닥을 내밀다니!!


아마도 호주 사람이 아닌듯 캥거루 먹이를 주며 깔깔깔 너무 좋아했다.


캥거루와 사진을 많이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또 다시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해서 한장을 찍어봤다. 너무 귀여운 캥거루와 놀다보니 시간가는줄 모르고 계속 코알라가든에만 있었던것 같다. 우선 코알라가든을 나와 다른 곳도 구경해보고 정말 볼 것이 없다면 다시 여기를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0/01/26 - 캥거루에게 먹이를 직접 주며 놀다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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