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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돌아오자마자 뻗어서 침대에서 대자로 누워서 잤다. 방은 전혀 고급스럽지 않았던 나무집 같았지만 그렇다고 더럽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어차피 선풍기와 푹신한 침대가 있었기에 나에게는 전혀 불편한 점이 없었다. 깜뽓에 오자마자 오토바이를 타고 껩을 갔다와서 그런지 3시간은 잤던 것 같다.


자고 일어나자마자 나는 얼굴을 비롯해 팔이 심하게 따끔거렸다. 화장실에 급히 가서 얼굴을 살펴보니 내가 봐도 심하게 벌겋게 달아오른 것이었다. 낮에 오토바이를 타고 땡볕에서 돌아다녔으니 살은 완전히 익어버렸던 것이다. 평소에도 선크림 등을 바르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타버린듯 보였다. 너무 따끔거려서 피부조직이 완전히 상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고통까지 밀려왔다.

그런데도 나는 살이 심하게 탔다는 생각보다 아까 전에 거리에서 봤던 망고스틴이 너무나 먹고 싶어졌다. 망고스틴 생각에 절로 따끔거리는 아픔도 잊고 오토바이를 타고 나갔다. 시장도 보이고, 거리 중간 중간마다 과일을 파는 사람들이 보였다. 주저하지 않고 망고스틴을 파는 아주머니에게 다가섰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가격은 1kg에 1.5불이라고 했다. 프놈펜보다 가격이 싸서 기쁜 마음에 당장 1kg을 사겠다고 하니 옆에 있던 아저씨가 통역도 해주면서 망고스틴을 비닐봉지에 담기 시작했다.


나는 망고스틴이 너무 작다며 큰 걸로 담아달라고 하니 이 아저씨 '허허헛~' 웃으면서 나에게 큰 것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캄보디아에서 겪었던 안 좋은 사건들 때문에 캄보디아인들을 안 좋게 보기는 했는데 사실은 이런 시골 마을에서는 역시나 인심이라는게 있었다.


망고스틴은 내가 가장 좋아하던 과일이다. '열대과일의 여왕'이라는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망고스틴 1kg이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다시 깜뽓을 돌아다녔다. 단지 가격이 싼 망고스틴을 샀다는 것 때문인지 마음까지 여유로워졌다. 지저분하게만 보였던 깜뽓의 도로도 왠지모르게 친숙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거리에 강아지뿐만 아니라 닭들도 방황을 하고 있었다.


깜뽓은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면 금방 익힐 수 있었다. 가장 큰 도로는 차들이 무척 많았지만 이렇게 주변 도로에서는 오토바이들이 주를 이룰정도로 한가롭게만 보였다.


저녁 시간 때가 다가오자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오니 아저씨는 오토바이를 다 탔냐고 물어봤지만 아직은 아쉽다는 생각에 더 탈거라고 얘기했다. 혹시나 밤에 돌아다닐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숙소의 위치는 비록 큰 도로 옆에 있어서 시끄럽기는 해도 바로 앞에 강이 보여서 나쁘지는 않았다. 아마도 깜뽓에서 가장 싼 숙소일테지만 그래도 나름 리버사이드 아닌가?


방에만 있으니 심심하기도 하고, 너무 더워서 그냥 아래로 내려왔다. 식당 겸용을 하고 있던 이 게스트하우스는 아래에는 조금은 부실해 보이던 식탁과 의자가 있었다. 그나마 다른 외국인들이 있었다면 얘기라도 나누면서 놀텐데 어쩐 일인지 여행자는 나 밖에 없어보였다. 심심했다.


좀 전에 사왔던 망고스틴을 펼쳐놓고 까먹기 시작했다. 크기는 약간 작은 정도였지만 아까 전의 아저씨가 많이 넣어줬는지 양은 충분했다. 망고스틴을 먹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져서 한번에 힘을 주면 두 세쪽으로 쉽게 갈라졌다. 혼자 먹기에는 심심해서 게스트 하우스 아저씨의 가족인듯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몇 개 나눠줬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몇 마디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해는 저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버렸다. 비록 멋있는 강도 아니고 멋있는 장소도 아니었지만 강 바로 옆에 있는 이 곳에 앉아 망고스틴을 먹고, 또 이렇게 노을을 바라보니 분위기가 있어 보였다.

나는 아저씨에게 맥주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그 흔한 맥주도 마침 떨어졌다고 했다. 냉장고가 없어서 아이스박스에 맥주나 음료 등을 보관하고 있었기에 미처 많은 양을 가지고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맥주 대신에 콜라 한 캔을 달라고 했다.


맥주 대신 콜라를 마시면서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는 노을을 감상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다른 무엇도 하지 않았다. 특별히 무언가를 해야하는 이유도 없었던 나는 그냥 여행자였을 뿐이었다.

해가 산 넘어 없어지자 어두워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나는 프놈펜에 있는 상민이형에게 내일 간다고 연락을 하고 싶었는데 이 곳에서는 전화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중 전화기가 없었던 것이었다. 우선 아저씨에게 어디로 가야지 전화를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자신이 알려주겠다면서 나보고 오토바이에 타라고 했다.


그리고 깜뽓의 거리를 돌고 돌았는데 바람소리 때문에 들리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를 설명해줬다. 알고보니 가볍게 깜뽓에 대한 가이드를 해준 것이었다. 내가 강변 도로를 미처 가보지 못했을거라 생각하고 어두운 강변 도로를 달렸던 것이다. 낮에 있었던 공원은 가로등 덕분인지 분위기 있어보였는데 아저씨는 그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어쨋든 깜뽓의 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어느 한 가게였다. 휴대폰을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사실 여기가 공중전화의 역할을 했던 것이었다. 전화를 쓰고 싶다고 하니 필리핀이나 호주에서 봤던 가장 저가의 휴대폰이었던 노키아폰을 건네줬다. 전화는 아주 짧게 썼던것 같은데 가격은 500리엘이 나왔다. 캄보디아는 공중전화가 없을 정도로 아직은 기반 시설이 매우 미비했고, 또 동전도 없는 나라였기 때문에 공중전화를 설치하기에도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이렇게 가게마다 휴대폰을 놓고 공중전화 대용으로 이용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고 나서는 아저씨가 이제 오토바이는 안 타냐고 물어봤는데 아직은 1/3정도 남아있는 기름이 아깝긴 했지만 탈만큼 탔다고 생각해서 안 탔다고 했다. 그리고는 나는 저녁으로 볶음밥을 먹었는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맛있지는 않았다.


깜뽓에 점심에 도착해서는 오토바이 타고 계속해서 돌아다녔는데  밤이 되니 할 것이 마땅히 없는 나로써는 다시 잠을 청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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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보링보링 2010.03.04 23:30 신고

    망고스틴~~~~ㅠ.ㅠ너무 좋아해요...정말 먹고싶어요...
    (망고스틴을 먹는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살짝 디라렸는데...ㅎㅎ나오지않았네요~)

  3. BlogIcon 멀티라이프 2010.03.05 00:03 신고

    꺄~~~ 노을색이 너무 예쁜데요!!
    저도 망고스틴 하나만 주세요 ㅋㅋ

  4. BlogIcon 활활이 2010.03.05 00:16 신고

    노을 정말 예쁘네요!
    망고스틴 -ㅠ-;;;;; 정말 먹고 싶네요. 저도 망고스틴 정말 좋아하는데요 ㅎㅎ;;

  5. BlogIcon 커피믹스 2010.03.05 09:12 신고

    망고스틴 속살도 보여주셨으면 ㅋㅋ. 아 맛있겠다. 좋은 여행의 시작이네요

  6. BlogIcon 샤방한MJ♥ 2010.03.05 09:15 신고

    너무 정겨운 시골모습이예요^^
    저도 망고스틴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ㅋㅋㅋㅋㅋ
    보통 망고보다 비싸지않나요?
    암튼 맛있는 망고스틴 ㅠ
    언제또 먹을지;;

  7. 어신려울 2010.03.05 11:03 신고

    망고스틴?
    백화점에서 가끔 맛보는 망고스틴인가요?

  8. BlogIcon 또웃음 2010.03.05 11:13 신고

    망고하고 망고스틴은 맛이 완전 다른가요?
    망고는 먹어봤는데, 망고스틴은 못 먹어봤어요. ^^;;;

  9. BlogIcon 사이팔사 2010.03.05 11:52 신고

    밍고스틴과 노을이라.....^^

    정말 맥주 한캔 있었으면 정말 좋으셨을듯합니다..............

  10. BlogIcon 바람될래 2010.03.05 12:07 신고

    바람님은 망고스틴을 좋아하는군요..
    전 리치를 좋아해요..^^
    부페가게되면
    리치만 잔뜩 먹고온답니다..
    그나저나..
    열대지방이나 보통 돌아다닐때도 썬크림은 필수에요..
    나중에 꼭 챙기세요.
    큰일나요..

  11. BlogIcon 아미누리 2010.03.05 14:44 신고

    망고스틴~
    저도 좋아한다능 ㅎㅎㅋ

  12. BlogIcon 불타는 실내화 2010.03.05 16:37 신고

    ㅠㅠ 저도 망고스틴 먹고싶어요.
    바람처럼~님, 선크림은 꼭꼭 항상 365일 바르셔야 해요!!!

    • BlogIcon 바람처럼~ 2010.03.05 16:48 신고

      하하핫
      전 365일 내내 안 바르거든요 ㅎㅎㅎ
      그런거 신경을 잘 안 쓰기도 해서...
      살은 많이 타도 정상으로 잘 돌아오더라구요

  13. BlogIcon Joa. 2010.03.05 17:27 신고

    망고스틴 전 본 적도 먹어본 적도 없는데 댓글들 보니 많이들 드셔보셨네요- 흐흐흣
    새삼 그 맛이 궁금해지네요!

  14. BlogIcon Naturis 2010.03.05 17:57 신고

    어딜가나 역시 시골 인심이 최고지요. 여행하다보면 여러가지 과일을 맛보는 재미도 있어서 좋을 듯 합니다. 과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바람님이 부러울 수밖에... ㅠㅠ

  15. BlogIcon Eden 2010.03.06 00:05 신고

    나도 선크림 그 따위 귀찮아서 안바르고 다녔는데..최근 들어서 보는 동생마다 늙었다고 하더군요..이제노화에 신경쓸 나이라 요즘엔 선크림 꼭 챙긴답니다..바람처럼님도 한방에 훅 갈 수가 있으니 얼굴은 꼭 바르세요..

  16. BlogIcon mark 2010.03.06 02:22 신고

    무궁무진한 바람처럼님의 여행기는 끝이 없어라.

  17. 오로라 2010.03.06 19:19 신고

    전 캄보디아에 온지 일년이 넘어는데
    일하느라고
    오로지 씨엠림에서만 다람쥐 체바퀴돌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캄폿 은 씨푸드가 신선하고 맛잇다고 합니다.
    회사을 그만두면 갈수 있을것 같네요...
    그리고 망고스틴 정말 맛있어요
    전 이곳에서 먹는 과일중에 제일 맛있게 생각되요..

    • BlogIcon 바람처럼~ 2010.03.06 20:40 신고

      씨엠립에 계시는군요 ^^
      저는 깜뽓에서 껩으로 오토바이 타고 가봤는데...
      거기가 해산물이 유명한듯 하더라구요
      다른 글에 이미 써놨습니다 ^^
      캄보디아에서는 망고스틴을 마음껏 드실 수 있어서 넘 부럽습니다!!

  18. BlogIcon 콜드레인 2010.03.07 17:07 신고

    망고스틴이 무슨 맛인지 궁금하네요. 우리나라에도 팔까요..?

    • BlogIcon 바람처럼~ 2010.03.07 20:43 신고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적은 없지만 판다고 하더라구요
      다만... 가격도 비싸고 맛도 없다고 합니다 ^^
      큰 백화점 같은 곳에 있다고 하네요

  19. BlogIcon WonderSun 2010.03.08 17:53 신고

    필리핀에서 먹었던 망고랑 전혀 다르네요^^; 이름은 비슷한것 같은데
    생긴건 전혀 딴판;;

  20. BlogIcon PinkWink 2010.03.16 06:17 신고

    망고스틴.? 오.. 맛있나요? 일단 사진으로만 보기엔...ㅜ.ㅜ 뭔가 맛과는 달라보이기도 하는데 말이죠^^
    망고랑 비슷한가요? 라고 질문할려고 했느데...ㅎㅎㅎ 윗분이 꾸지람을 듣고 계시는군요...ㅎㅎㅎ
    한국에 혹시 있다면 먹어보고싶네요^^

    • BlogIcon 바람처럼~ 2010.03.16 16:02 신고

      네 맛이 완전히 틀립니다 ^^
      저도 한국에서는 먹어본 적은 없지만 한국에서도 팔긴 판다고 하더군요 ㅎㅎㅎ
      다만 비싸고 맛 없다고 합니다

  21. BlogIcon 전용상 2010.06.11 22:21 신고

    ▶▶ 신상걸 남자옷 하나는 정말최고인듯해여 강추드리고싶네여@@!363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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