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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누나가 있는 마사지샵에서 쉬다가 다시 몸이 근질근질해져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치앙마이 지도를 대충 살펴보니 좀 멀기는 했지만 내가 가보지 못한 시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거 치앙마이에서는 시장만 계속 구경하겠는구나!'잠깐 생각을 마치고 가려고 하자 오토바이를 빌려준다고 타고 가라고 했지만 나는 그냥 걸어간다고 했다.

지도 상으로는 확실히 가까워 보이긴 했지만 걸어가니 역시 상당히 멀긴 했다. 그런데 이 거리를 와로롯 시장에 가니 3년전에 나이트 바자를 갔던 기억이 더 확실히 났다.


와로롯 시장도 굉장히 큰 규모를 자랑했는데 그 일대가 전부 시장이었고, 항상 북적대는 곳이었다. 근데 한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이 시장은 외국인들이 가득했던 다른 시장과는 전혀 달랐고, 오로지 현지인들을 위한 시장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외국인들로 가득했던 선데이마켓이나 나이트바자와는 너무도 다른 분위기였다.


어느 상점가로 들어가서 천천히 구경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물건들이 약간 세련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재래시장과 같은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이 시장에 있는 물건들은 치앙마이의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쇼핑 공간일테니 그냥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날씨는 무척 더워서 시장은 더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그냥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줬다. 어쩌면 이런게 진짜 배낭여행의 매력일지도 모른다.


말린 오징어도 팔고 있었다. 이런 시장에서는 말린 음식이나 각종 식재료들로 인해서 강한 냄새들이 코를 자극하기 마련인데 그게 바로 재래시장의 매력일 수가 있다.


2명의 외국인들이 말린 과일이 놓인 상점 앞에서 멈춰서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나 역시 멈춰섰다. 내가 필리핀에 있었을 때 말린망고 중독일 정도로 많이 먹었었던게 떠올랐던 것이다. 가격을 물어보니 1개에 20밧이어서 말린 키위와 망고, 이렇게 2개를 구입했다.


딸기를 신기하게 올려놓고 팔고 있었다.


치앙마이에서는 정말 시장 구경은 제대로 하는구나. 와로롯 시장을 둘러보고 있자니 내가 예전에 어렸을 때 항상 지나쳤던 재래시장이 떠올랐다. 북적거리는 모습은 우리의 시장과 너무도 닮아 보였다.


다시 걸어서 타페 게이트쪽으로 왔다. 어째 오늘 하루 종일 걷기만 하는구나!


타페 게이트를 지나 은희누나가 있던 마사지샵으로 돌아왔다. 그 곳에서 좀 쉬다가 밥을 먹으러 갔는데 내가 치앙마이에 도착한 첫 날에 먹었던 그 식당이었다. 누나가 추천해준 음식을 먹었는데 약간 하이라이스와 비슷한 맛이 났다. 밥을 먹고 돌아와 좀 쉬다가 은희누나와도 헤어졌다. 치앙마이를 떠날 때가 온 것이다. 은희누나는 내가 미얀마에 간다는 것에 대해 은근히 걱정하는 눈치이긴 했다. 누나와는 지난 태국 여행할 때 깐짜나부리 투어에서 만났다가 이렇게 치앙마이에서 다시 만났다. 그리고 다시 헤어진 것이다. 가난한 여행자 밥 사주셔서 고맙습니다. ^^;

게스트하우스 돌아가기 전에 타페 게이트 앞에 있던 작은 시장에 들러서 태국 분위기가 물씬 풍기던 가방을 하나 샀다. 가격은 깎아서 150밧에 주고 샀는데 나중에 카오산로드에 와서 보니 100밧이면 살 수 있는 것이었다. 당연히 치앙마이가 더 쌀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