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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시간쯤 잤을까? 겨우 잠에서 깼지만 나는 멍하니 누워서 내 머리 위에서 돌고 있던 선풍기를 바라봤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짧게 잤는데도 푹 잔 기분이 들었다.


거리에 나오니 아침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변함없는 카오산로드의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대낮부터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나 쌀국수를 먹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역시 이곳은 전혀 변하는게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점심으로 내가 선택한 메뉴는 족발덮밥이었다. 양이 좀 줄었나 싶을 정도로 아쉬웠지만 더이상 다른 음식을 먹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선착장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싶었기 때문이다. 선착장 가는 좁은 골목에서 팔던 커피가 35밧이었다.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다.


파란색 수상버스인 18밧짜리를 타고 탁신으로 향했다. 비싸서 그런가 흔들거림도 없이 안정감을 유지한채 짜오프라야강을 흘러갔다. 그 시끄러운 호루라기는 불지 않고 움직였다.


외로웠던 나를 위로해주는 것은 시원한 바람뿐이었다.


탁신에서 내려야 하는데 실수로 오리엔탈역에서 내렸다. 그래도 그렇게까지 큰 지장은 아니었기 때문에 미얀마 대사관을 향해 걸어갔다.


복잡한 거리를 건너고 또 다시 다른 길을 건넌 뒤에 미얀마 대사관을 향해 제대로 찾아갔다. 세인트 루이스 병원의 맞은편에 있던 미얀마 대사관까지는 꽤 멀어 30분은 걸어갔던 것 같다.


미얀마 대사관에 도착해서 바로 찾을 수 있었던 나의 여권에는 미얀마 비자가 붙어 있었다. 그동안 여권 없이 일주일동안 태국을 돌아다녔는데 이제는 여권과 함께 미얀마 비자를 얻었으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제야 미얀마가 눈에 보이는듯 했다.


탁신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주황색 수상버스에 올라탔다.


미얀마 비자를 드디어 받게 되었는데 돌아올 때의 기분은 무척이나 공허했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할게 없었던 나는 인터넷 잠깐 하고 방으로 올라왔다. 그냥 누워서 책을 읽었다.

혼자 하는 여행이 외롭지 않다? 혼자 하는 여행이 두렵지 않다? 아니다. 난 사실 겁많고 소심해서 이런 여행이 더욱 두렵고 외로웠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절대 낭만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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