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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를 여행하다 보면 가장 혐오스럽게 보이는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씹는 담배인 '꽁야'(혹은 꽁이라고 부름)이다. 거의 대부분의 미얀마 남자들이 항상 우물우물 거리면서 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꽁야는 치아를 부식시키고, 꽁야를 다 씹고 난 뒤에 내뿜는 붉은 물로 거리가 어지럽혀지기 때문에 별로 보기 좋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내가 흡연자였다고 하더라도 꽁야는 시도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미얀마 거리에서 좌판을 놓고 무언가 팔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 중 절반은 꽁야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남자들이 웃을 때마다 붉게 물든 치아를 보는게 조금 거북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 꽁야는 나에게 신기한 구경거리였다. 꽁야를 만들어 주는 좌판도 그랬고, 그걸 씹는 모습도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었으니깐 말이다. 

만달레이 주변 도시 여행을 할 때 내 오토바이 드라이버가 출발하기 전에 자신의 가게인 듯 보이는 곳에서 꽁야를 직접 만들었는데 항상 멀리서만 지켜봤던 그 모습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댔다.  


꽁야를 만드는 방법은 우선 잎사귀 뒷면에 석회를 곱게 바른다.



사실 꽁야의 내용물도 그렇지만 이 석회때문에 몸에 좋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미얀마에서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그들만의 문화이자 기호식품이라 그런지 아직도 꽁야를 무척 좋아한다. 물론 대부분의 남자에게 해당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입사귀에 석회를 바른 후에는 꽁열매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씨앗을 집어넣는데 전 지역에서 같은 방법으로 만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열매 중에는 일종의 환각작용을 하는 것도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담배처럼 중독이 되는 듯 하다. 비흡연자인 내가 알 바는 아니지만 담배처럼 마음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계속 씹다보면 습관이 되서 계속 찾게 되는 것 같다.


재료를 전부 넣은 뒤에는 일일히 이렇게 입사귀를 접는다.


이 아저씨는 8개를 다 접은 뒤에는 비닐봉지에 잘 집어넣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이렇게 8개를 접어 놓은 뒤에 돌아다니면서 틈나는대로 꽁야를 꺼내서 씹을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외국인들에게는 혐오스러운 기호식품이기는 하지만 미얀마만의 독특한 문화라서 그런지 항상 신기하게 바라봤던 것 같다. 너무 많이 씹으면 치아도 부식되고 붉게 물들어서 마치 좀비처럼 보이기까지 하니 되도록이면 자제하는게 좋을텐데 미얀마 사람들의 꽁야 사랑은 대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