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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우여곡절 끝에 싱가폴에 날아와서 한밤중에 거리를 헤매다 찾아 온 차이나타운은 참 정이 들어버린 장소가 되었다. MRT타면 항상 차이나타운에서 내리며 다음 일정을 계획하곤 했는데 이제는 차이나타운을 떠날 시기가 온 것이다. 많은 기념품 가게로 눈이 즐거웠고, 맛있는 음식들로 나의 입을 즐겁게 만들었던 곳이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도미토리에 돌아와서 주인 아저씨에게 샤워를 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좋다고 했다. 샤워를 하고나서 카운터에서 팔고 있었던 S$ 1에 물 2병을 사서 벌컥벌컥 마신 뒤 배낭을 메고 나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떠난다니 너무 아쉽기만 했다. 하지만 배낭여행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기 때문에 더 새로운 기대감을 가지고 떠날 수 있었다.


서서히 어둑어둑해진 차이나타운을 바라보니 또 다시 활기가 가득 찬 모습이었다.

시간이 조금 늦은거 같아서 택시를 잡아타려고 했는데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좀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가 점점 시간이 촉박해짐에 따라 결국 벤츠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 아저씨의 말로는 벤츠는 고급 택시라고 했는데 그 이야기는 비싸다는 소리였다.


우리가 타야할 열차 시간이 1시간도 안 남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비싼 택시인 벤츠 한번 타보겠다고 올라 탔다. 싱가폴은 작은 도시국가였기 때문에 자동차가 매우 비싸다고 하는데 벤츠는 아마 더 비쌀 것 같아서 물어보니 택시 아저씨 말로는 무지하게 비싸다고 설명해줬다. 잠시 후 우리는 국제 열차역Railway Station에 도착했는데 눈물을 머금고 남은 싱가폴 달러를 택시비로 내야했다. 


약간 허름해 보였던 기차역 내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가방을 들고 있었고, 국경을 넘어가기 위해 준비중이었다. 대부분 싱가폴에서 말레이시아를 넘어갈 때 우리처럼 10시 기차를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야간 기차를 타며 잠을 자고 일어나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하는 시간이 아침이 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아끼려던 우리에게는 시간도 돈도 절약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었던 셈이다.


길게 늘어선 줄서서 기다린 뒤에 말레이시아 입국심사를 마쳤다. 입국심사를 하는 도중 간간히 한국말이 들리긴 했는데 가족여행자들이었다. 

드디어 말레이시아로 간다. KTM은 싱가폴부터 말레이시아, 태국까지 이어지는 국제 열차인데 아주 쉽게 국경을 넘어가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런데 싱가폴에서 기차표를 살 때와 말레이시아에서 기차표를 살 때 가격이 틀렸는데 아마 물가 차이를 반영하는 듯 했다.


Visit 2007 Malaysia가 보이는 것을 보니 2007년은 말레이시아 관광의 해인 것 같았다. 과연 관광의 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있을지는 의문이기는 했다. 


뭔가 허름해보이는 플랫폼과 기차를 볼 수 있었지만 그래도 처음 타는 국제열차였고,  우리나라였으면 기차를 타고 국경을 이동한다는 것이 불가능 했기 때문에 너무 신기하게 느껴졌다. 말레이시아라는 새로운 나라에 대한 부푼 기대를 가지고 기차에 올라탔다.


안에 들어가니 침대칸이 위 아래로 배치되어있었다. 쿠알라룸푸르까지 10시간정도 걸렸기 때문에 침대칸은 필수였다. 침대에 올라가니 딱딱하긴 했지만 다리를 쭉펴고 누우니 나름 편안했다. 난생 처음으로 침대칸에 누워 이동한다는 기차가 신기했다. 에어컨이 좀 약하긴 했지만 덥지는 않았다.

기차가 출발하고 나서 이제 좀 자야겠다며 누워있는데 40분정도 달리자 갑자기 내리라는 것이었다. 처음 타는 국제열차라서 무슨 일인지 몰라하며 내렸더니 바로 싱가폴 국경이었던 것이다. 싱가폴 국경에서 기차에 있는 사람은 전부 내린 뒤 출국심사를 마치고, 다시 기차에 올라탔다. 이제 진짜로 싱가폴을 떠나는 순간이었다. 

덜컹 덜컹~ 촤아악~

기차야 원래 흔들리는 게 당연했지만 이거 좀 많이 흔들렸다. 

안드로이드 어플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 출시로 인해 기존 동남아 배낭여행 글을 전부 수정, 재발행하고 있습니다. 여행기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가다듬기 때문에 약간의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07년도 사진과 글이라 많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어플을 위해 대대적으로 수정을 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유저분들은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운(http://durl.kr/2u2u8) 받으시면 쉽게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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