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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걸어 다니는 것이 지칠무렵 정말 우연히 한인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냈다. 그냥 한인 음식점만 하는 줄 알았는데 게스트하우스라고 써 있길래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던 것이다.  

그 때 주인 아주머니께서 마침 우릴 발견하셨고, 우리는 가격을 물어보니 30링깃이라고 하셨다. 안에 들어가보니 도미토리였는데 가격은 확실히 싸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에어컨도 엄청 빵빵했고, 인터넷도 무료로 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하자마자 인터넷을 해보려고 했지만 화딱지만 나고 제대로 사용도 못했었던 것도 떠올랐고, 아무튼 친절하기도 했기 때문에 당장 내일 이쪽으로 옮기겠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나서 또 다시 무작정 걷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른채로 돌아다녔다. 음식점도 주변에 많고 약간 구석진 느낌도 들었다. 한참을 걷다 주변에 작은 쇼핑센터가 보이길래 그곳에 들어가니 우리나라 할인점이나 백화점 지하에 있는 것처럼 점포가 여러개 있었고, 원하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는 푸드코트가 보였다. 대강 맛있는 것처럼 보이는 볶음밥과 면요리를 먹었는데, 면요리는 도저히 먹기 힘들정도였다. 너무 친절해서 남기기가 미안했는데도 남겼을 정도로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로 맛이 이상했다. 


이 쇼핑센터 내부에는 오락실이 있었는데 이걸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5링깃(1500원)을 주니 코인 10개로 바꿔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해본 게임들이 많아서 꽤나 오래할 수 있었는데 딱히 최신게임이 없어서 슈팅게임이나 레이싱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게임을 정신없이 즐기다가 밖에 나와보니 완전 깜깜해져 있었다. 시간은 8시쯤 된 것 같은데 거리는 너무 으슥했고, 어두운 곳을 지나면 살짝 두렵기까지 했다. 현재 어디에 있는지 위치도 알 수 없어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다. MRT타러 가는 곳을 물어보니 쭉 가면 된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말레이시아에서 길을 물어보면 항상 똑같았다.

"go straight"

물론 맞긴 맞았다. 가다가 너무 어두워서 지레짐작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말이다. 그만큼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확연하게 차이 날정도로 분위기가 극과 극이었다. 꼭 이런 때면 여행 도중에 강도를 만나거나 으슥한 곳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어둡고 으슥한 곳을 가로질러 가니 놀랍게도 한적한 곳에 MRT타는 곳이 있었다. 정말 생뚱맞은 이곳에 MRT타는 곳이 있다니 아리송하기만 했는데 어찌 되었든 MRT타고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쿠알라룸푸르의 야경이란 은은한 멋이 있었다. 특히 저 멀리 보이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아주 반짝여서 도시 전체를 밝히고 있었다. MRT타고 오면서도 화려하게 빛나는 거리를 구경할 수 있었다. 근데 돌아가면서 생각했던 것은  쿠알라룸푸르는  대체 으슥한 곳과 화려한 곳이 왜 이리 차이가 나는 건지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다.  

근데 돌아와서 사진을 찾아보니 내 생각만큼 환상적인 사진은 없었다.

안드로이드 어플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 출시로 인해 기존 동남아 배낭여행 글을 전부 수정, 재발행하고 있습니다. 여행기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가다듬기 때문에 약간의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07년도 사진과 글이라 많이 미흡하기는 하지만 어플을 위해 대대적으로 수정을 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유저분들은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운(http://durl.kr/2u2u8) 받으시면 쉽게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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