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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은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사실 조용하고 한적하면서도 아름다운 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워낙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 상업적인 모습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떤 곳보다도 개성있고, 재밌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마을인데 쇼핑하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것을 보면 역시 일본답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유후인에 도착해서 힘들게 료칸을 찾았지만 바로 배낭을 놓고 밖으로 나갔다. 아무래도 새로운 곳에 도착했으니 계획이 없더라도 밖으로 나가 마을 분위기도 살펴볼겸 돌아보기를 원했다. 유후인이 어떤 곳이길래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지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원래 그랬지만 그냥 무작정 아무데나 돌아봤다.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기도 했고, 유후인 역 방향으로 돌아가 다시 올라가는 식으로 걸었다. 유후인 역을 따라 형성된 중심거리는 일본인이나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 보였지만 생각보다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골의 작은 마을이지만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분위기는 상당히 밝고 좋았다.


거리는 물론 야채가게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다는게 눈에 띄었다. 마냥 어울리지 않는 장면인데도 동화 마을 유후인이라서 이해할 수 있다.


유후인에서는 아이스크림이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날씨가 춥기도 하고, 나중에 먹어봐야지 하면서 미루다보니 정작 먹어보질 못했다. 아이스크림 뿐만 아니라 고로케나 롤케익도 매우 유명해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생각같아서는 다 먹어보고 싶었는데 돌아다닐 때는 저녁을 먹기 전이라서 일부러 안 먹었고, 저녁을 먹고 난 후에는 배불러서 먹으러 나갈 생각을 못했다. 아마 유후인에서 며칠 머문다면 밥보다도 이런 간식들을 입에 물고 끼니를 때울지도 모른다.


유후인이라면 역시 이런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일단 유후인 역부터 재미있는 가게들이 가득하고, 이 길을 따라 다리를 건너 조금만 더 가면 동화속에나 등장할 법한 예쁜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과연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여성들이라는 점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었지만 여심을 사로잡기에 아주 좋은 동네였던 것이다. 온천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이 가득하고, 예쁜 가게에서 쇼핑을 할 수 있으니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온천 마을답게 족욕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유후인에서 한글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유후인 역부터 위로 계속 걷는데 이런 재미있는 가게마다 전부 개성이 있다는 점에서 무척 놀랐다. 하지만 유후인을 동화 마을이라고 부르게 하는 중심거리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


역에서 약 5분 정도 걷다보면 작은 다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부터 엄청나게 많은 상점들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것도 상점마다 개성이 워낙 강해서 하나씩만 구경해도 시간가는줄 모르게 된다. 정말 동화속에 나오는 것처럼 상점이 너무 예쁘고, 재미있는 물건을 많이 판다.


무엇보다 거의 대부분 상점이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주 어릴적의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거대한 토토로나 고양이 버스에 대한 추억을 자극하기 충분한 상점도 있다. 이곳은 토토로와 관련된 인형이나 기념품 등을 팔고 있는데 역시 인기가 많다. 토토로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곳에 오면 뭔가 하나 사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귀엽고 재미있는 인형들이 많다. 다만 이 상점에서는 내부 사진 촬영이 불가능했다. 이곳만이 아니라 다른 상점도 촬영금지라는 안내를 보기도 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꼭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그냥 둘러보기만 해도 재미있는 거리다. 윈도우 쇼핑하기에 여기만큼 눈을 즐겁게 해주는 곳도 드물 것 같다. 동화속 마을처럼 예쁜 거리와 상점, 그리고 독특한 테마를 가진 상점들은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에서 "카와이~" 소리가 들린다.


곰만 모아놓고 파는 상점도 있다. 휴대폰 고리, 인형은 오로지 곰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강아지와 관련된 제품만 파는 상점도 있다. 비록 강아지는 한마리도 안 보였지만 강아지 인형이나 기념품을 비롯해 사료와 개껌같은 용품도 있었다.


마지막에 보이는 상점은 외관에서도 이미 추측할 수 있지만 벌꿀과 관련된 제품만 모아놓고 파는 곳이다.


유후인에서는 인력거도 볼 수 있다. 나야 이런 인력거를 이런 관광상품이 아닌 정말 교통수단이었던 미얀마에서 타봤기에 일본에서는 타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비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긴 그렇지 않더라도 인력거를 탈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상점이 늘어선 거리를 구경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잠깐 둘러본다고 걸었는데 벌써 해가 지기 시작한 것이다. 유후인이 왜 동화 마을이라고 불리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약간은 상업적인 면도 있지만 상점들이 너무 예쁘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아서 추억을 상기시키기 무척 좋았다. 단지 이런 상점들이 많다고 해서 동화같고, 예쁜 것이 아니라 마을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저 윈도우 쇼핑만 하고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아무튼 유후인은 참 마음에 들었다.


누가 동화 마을이 아니랄까봐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하늘은 자주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하늘은 전신주와 함게 전기줄이 복잡하게 얽혀있었지만 이마저도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닌지 착각할 정도로 묘하게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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