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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로 돌아와 저녁 메뉴로 정한 것은 바로 스시(초밥)였다. 모지코에서 살살 녹는 스시를 먹었던 것이 떠올라서 그런지 몰라도 맛있는 스시를 먹고 싶어졌다. 후쿠오카에서 재회한 이니그마님과 요도바시 카메라 건물로 향했다. 이니그마님은 가격이 싼 스시는 맛이 너무 차이가 난다고 하면서 나에게 경고를 했지만 그래도 저렴한 스시는 어떤지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서 내가 먼저 가자고 졸라댔다.


요도바시 카메라는 전자상가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카메라가 가장 많이 보이지만 카메라 외에도 휴대폰이나 전자제품을 팔고 있는 곳이었다. 요도바시 카메라 4층에는 식당이 늘어서 있는데 그중에서 한국 사람에게는 스시온도가 좀 유명하다.


유명한 이유는 다른게 아니다. 바로 가격이 엄청나게 저렴하기 때문인데 모든 스시가 100엔이다. 세금을 포함하더라도 105엔에 스시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밖에서 봐도 사람들로 가득한 것을 보니 벌써부터 스시를 먹을 생각에 군침이 절로 났다.


안으로 들어가자 점원이 우리를 자리로 안내해줬다. 테이블 위에는 주문하는 방법이 적힌 안내판이 있었는데 확실히 한국 사람이 많이 오는듯 한글로 적혀있었다.


바로 위에 보이는 터치스크린을 눌러가면서 주문을 하면 된다. 물론 일어로 되어있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각 스시별로 그림이 나와있어서 금방 익숙해진다. 먹고 싶은 스시를 눌러서 주문을 하면 되는데 한번에 3개까지 주문을 할 수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이렇게 스시가 배달된다. 27번이라고 써있는 그릇 뒤로 우리가 주문한 초밥 3개가 나란히 오는데 이 초밥들을 집어오면 된다. 주문한 스시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안내해주기 때문에 먹다가 놓칠 염려는 없다. 굉장히 재미있는 주문 방법이었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100엔 스시집의 맛은 어떨까? 솔직히 말해서 후쿠오카 맛집이라는 평가를 하기는 거리가 꽤 멀어보였다. 생선의 신선도나 저급함은 그렇다해도 밥과 생선이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맛있다고 느끼지 못했을 뿐더러 스시의 완성도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심지어 평소에 여행을 하면서 싼 것만 먹고 다니고, 길거리 음식을 잘 먹는 나에게도 맛에 대한 평가를 정확히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배고프니 열심히 먹긴 먹었다. 새우도 주문하고, 오징어랑 문어도 주문해서 먹었다. 먹으면서 괜시리 모지코에서 먹었던 맛있는 스시집이 떠올랐다. 거기는 정말 입안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맛있었는데 여기와 확실히 비교가 많이 된다. 더욱이 이곳은 스시를 젓가락으로 집으면 죄다 부서지는 바람에 먹기가 정말 힘들었다. 젓가락으로 제대로 못 집을 정도라니 이정도면 우리나라 결혼식장에서 먹는 초밥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그냥 100엔 스시집이라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한다. 물론 나도 맛집으로 기대한 것은 아니긴 하지만 맛의 차이는 꽤 심했다. 사실 가이드북에서도 맛집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싸게 스시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를 했을 뿐이다. 나 역시 이점에는 동의한다. 100엔에 먹을 수 있는 스시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으로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니 스시온도가 맛집이라고 소개된 것을 꽤 볼 수 있었다. 맛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봐도 맛집은 아니었는데 스시온도를 맛집이라고 평가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조금 비판을 해본다. 아예 모르는 사람이 간다면 스시온도를 그저 싸고 맛있는 집인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아니라며 실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스시온도는 그냥 싸게 스시를 먹을 수 있는 가게라고 생각한다. 맛집이 아닌 곳을 맛집이라고 평가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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