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산의 화려함도 나를 즐겁게 해주지 않았다
나를 들뜨게 하는 것은 항상 좋은 음식과 멋진 장소가 아니었다. 물론 카오산로드의 경우는 화려함의 극치이기 때문에 멋진 장소에 해당하긴 했지만 배낭여행의 경우는 꼭 그런 장소가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호주의 멋진 건물보다도 동남아의 현지 생활을 엿볼수 있는 골목이나 무얼 먹을지 고민을 하게 만드는 노점이 바로 그런 예다. 외로움에 사무쳐 그냥 책을 보면서 잠이 들었다. 겨우 잠에서 깰 때 쯤에는 이미 사방이 어두워져 있었던 상태였다. 이 250밧짜리 싱글룸은 사실상 가장 싸구려 방으로 맨 꼭대기에 있었다. 태국에서 가장 비싸게 지냈던 방인데도 이런 싸구려 대접을 받아야 한다니 참 이상했다. 창 밖으로 보이던 이상한 불빛은 왓아룬에서 나왔던 것일까? 그냥 멍하니 밖을 바라보다가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