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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어나자마자 페인트 작업하러 갔다. 이제 내부는 거의 끝났고 외부와 지붕을 마무리 짓는 단계였다. 역시 무지하게 더웠다. 이럴 때는 한참 추울 한국이 그립기까지 했다. 점심 때까지 작업을 하고 돌아와서 점심먹고 난 후 Children Workshop 두번째 시간을 가졌다. 저번에 했을 때보다는 아이들이 적게 왔다.




Children Workshop 둘째 날에 내가 맡은 교육이 있었는데 나는 한국에서 유치원 교사를 하는 누나에게 도움을 받아 각종 학용품과 색칠도구들을 준비해왔다. 처음에는 이런 유치한 것을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닐까 무척이나 걱정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아이들이 너무 열심히 했다. 여러 색깔을 칠하기도 하고, 심지어 다양한 기법을 이용하는 아이도 있을 정도였다.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던 아이들때문에 소홀하게 준비하지 않았던 걱정했던 마음들이 싹 사라졌다.




다른 쪽에서는 축구공만들기를 했는데 꽤나 어려워하는 모양이었다. 거의 우리가 도와줘서 만들었지만 완성되고 보니 멋진 축구공이 만들어졌다.



우리가 강두 닮았다고 해서 여기 있던 내내 강두라고 불렀던 아이였다. 무척이나 착하고 열심히 하던 아이였다. 근데 실제 이름이 뭐였더라? -_-;



이렇게 산타를 오려서 가면도 만들어주었다. 이외에도 거북이 그림, 개구리, 시계, 추상적인 도형 등을 그렸다. 유치원에서 가지고 온 것이니 유치원수준이기는 했지만 역시 쉬운게 아이들도 접근하기 쉬웠던 것 같다.


이 날 나는 발때문에 중간에 병원에 갈 수밖에 없었다. 원인을 잘 모르는데 오른쪽이 심하게 물집이 잡혔기 때문이다. 엄지발가락보다 더 큰 물집이 여러개 생겨서 걷는데도 불편했을 정도였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필리핀과 뭔가와 맞지 않았나 아니면 어떤 벌레에 물렸는지 도저히 방치할 수 없었다.

트라이시클을 타고 올랑고의 유일한 병원에 갔다. 병원 의사선생님과 대면하는데 어째 의사선생님이 더 문제 있어 보였다. 얼굴에는 온통 수포로 가득차있고, 아무튼 약간은 힘이 없는 말투로 약 잘 먹고 잘 바르라고 했다. 아마도 물 알러지일 것이라고 했다. 내가 오른쪽 발에 약간의 상처가 있었는데 여기서 항상 발을 내놓고 다니다보니 흙이 묻어 발을 자주 씻곤 했는데 그 과정에서 상처와 함께 알러지가 생긴것 같았다.

진료받고 돌아오는 길에 약을 구입했는데 약값이 무려 500페소였다. 엄청나게 비쌌다. 사실 500페소면 우리나라 돈으로 1만원정도이지만 이미 올랑고에서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5만원과 비슷한 가치였다. 내가 약을 챙기려고 하자 티나가 약을 뺏더니 내가 이제부터 챙겨준다고 너의 엄마 역할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 뒤부터 나는 티나를 엄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