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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에 도착하고 호텔에 짐을 맡기고, JR패스를 받고나니 이른 점심시간이었다. 비행기를 타면서 기내식을 먹기는 했지만 그건 고작해야 빵이었으니 배가 고플만도 했다. 일본은 커녕 후쿠오카에 대해서 전혀 아는게 없었던 내가 아는 일본 음식이라고는 초밥과 라멘이 전부였으니 그런 내가 일본의 음식에 대해 알리가 없었다. 그래서 JR의 한국직원의 안내에 따라 점심을 먹으러 근처 맛집을 가볼 수 있었다.


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확실히 다른 곳과는 다른 분위기가 물씬 풍겼던 것은 매우 조용한 골목에 이 식당에만 사람들이 점심을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도 줄을 서서 음식을 먹었던 적은 거의 없었는데 여기는 일본의 맛집이기도 했고, 당장은 줄이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리면 될거 같아 기다리기로 했다. 실제로 이 때의 줄은 정말 짧았던 편이었다.
 

내부의 모습은 내가 항상 상상하던 일본 식당의 모습 그대로였다. 몇 개의 테이블이 있기는 했지만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었고, 주방은 훤히 드러나있어 지지고 볶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주방에 있던 아저씨는 어쩌면 그렇게 활기가 넘치는지 요리를 내놓으면서 외치는 목소리가 콧노래를 부르는듯 했다.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 미리 주문을 받고난 뒤 한침 뒤에야 주방이 보이는 바로 앞 테이블의 작은 의자에 앉을 수 있었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음식을 주문하면 시원한 물 한잔을 주는데 꼭 얼음을 넣어서 줬다. 식당에서 물을 주는 나라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을 생각해보면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일이다. 

물을 마시면서 주방을 계속 지켜봤는데 아저씨의 요리하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게 보였다. 어떻게 요리를 하면서 저렇게 즐거운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가끔 일본 만화에서 보는 그런 장면이 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기다리던 사라우동(750엔)이 나왔다. 해산물과 어묵종류가 들어간 요리인데 고소하면서도 바삭한 맛이 느껴졌다. 사라우동의 맛은 태국의 팟타이와 가장 근접하다고 해야 할까? 면요리를 많이 먹어봤다고는 하지만 그와는 다르게 쫄깃한 면이 많이 달랐다. 게다가 생각보다 양도 많아서 하나만 먹어도 충분히 배부를 정도였다. 


기름진 면이라서 약간은 느끼하기도 한데 그럴 때는 우리나라의 김치와 매우 유사한 것을 꺼내서 먹으면 된다.
 

"사라우동 나왔어요~" 라고 외치는 이 아저씨의 목소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재빠른 손놀림으로 요리를 만들어내는 아저씨만 봐도 이곳이 단번에 맛집임을 판단할 수 있었다. 실제로 요리도 참 맛있었지만 난 무엇보다 일본 만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요리사의 즐거운 모습 그대로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식당을 나오니 들어갔을 때 보다 더 긴 줄이 있었다. 은근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이었는데 이 가게만큼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유명한가 보다. 이 가게는 사라우동이나 짬뽕이 가장 인기가 많은 듯 했다.

일본어도 읽지 못하거니와 이 식당도 내가 찾아갔던 곳이 아닌 까닭에 정확한 위치를 몰랐는데 구글지도와 스트리트뷰를 이용해 다시 찾아냈다. 그리고 검색을 통해 알아낸 사실은 이 식당의 이름은 ぴかいち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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