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안철수 연구소 판교 신사옥을 가다

category 대한민국 구석구석 2011. 11. 11. 04:08
반응형
국내 굴지의 IT기업 안철수 연구소(AhnLab)의 판교 신사옥에 다녀왔다. 여의도에 있을 때 몇 번 가봤는데 전보다 훨씬 넓어진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편의시설이 눈길을 끈다. 기업문화와 높은 인지도 덕분도 있겠지만 과연 이런 사옥에서라면 누구나 일하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안철수 연구소는 한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에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튼 안철수 연구소를 찾아 판교로 갔다. 확실히 서울에서 멀기는 멀었다. 영등포에서 찾아가려니 거의 1시간 반이 걸렸던 것이다. 그나마 신분당선 개통되어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2시간은 족히 걸렸을지도 모른다. 안철수 연구소는 판교역에서 조금만 걸으니 멀리서부터 보일 정도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새로운 사옥을 보자 예전에 읽었던 책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 안철수 연구소'의 첫 부분이 떠올랐다. 창업 초기에는 제대로 된 사무실도 없었고, 인력도 없어 어려웠다고 했는데 그 시절을 이겨내고 이제는 거대한 사옥을 갖게 되다니 직원이었다면 정말 감개무량할 것 같다.


안철수 연구소의 입구는 기업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안내 데스크 바로 앞에는 계단식 공연장이 마련되어 있다. 실제로 작은 공연이나 특강을 위해 마련된 곳이기도 하고, 평소에는 직원들의 소통의 장소로 활용된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입구를 밝고, 재밌는 공간으로 마련한 점이 돋보인다.

이곳 외에도 안철수 연구소의 계단에는 모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이동할 수 있던 여의도 사옥과는 달리 판교 신사옥에서는 계단은 이동할 수 있고, 만남이 이뤄지고, 소통이 이뤄지는 공간인 셈이다. 


지하에는 안철수 연구소의 직원 식당이 마련되어 있었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져 어느 카페테리아 못지 않았다.


다시 1층으로 돌아와서 전시공간을 구경했다. 나는 컴퓨터를 XT시절부터 써봐서 그런지 오래전 V3패키지가 낯설지 않았다. 여기에는 윈도우 버전, 일본어 버전 등이 차례대로 전시되어 있다.


안철수 연구소만큼 상을 많이 받은 기업도 드물다고 한다. 정말 빼곡하게 들어선 상을 보니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부심이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일반인들은 안철수 연구소의 수상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신뢰할 수 있는 기업로 인식하고 있으니 괜찮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게 더 큰 자산이다.


10층에서는 자유롭게 공부도 하고, 회의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안철수 연구소야 국내 IT기업을 대표하는 곳이니 실력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외형적으로는 이런 자유로운 기업문화가 돋보인다.


심지어 층마다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어쩌면 야근의 스트레스를 게임을 통해서 풀어버리라는 무언의 압박일까?


9층으로 이동했다. 안철수 연구소의 가장 핵심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는 보안관제센터를 구경할 수 있었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보안관제센터는 우리나라의 기업, 기관의 보안을 감시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커다란 스크린에 현재 상황이 보이고, 각 자리에 마련된 모니터를 보니 꼭 영화에서만 보던 비밀집단 같았다.


사무실도 굉장히 산뜻했다. 물론 새로 지은 사옥이니까 깔끔한게 당연하겠지만 그보다 넓어진 공간이 눈에 띈다. 개인용 사물함이 있었다.


사옥 내에는 재미있는 요소가 무척 많았다. 자판기 옆에 앉을 수 있는 공간과 쓰레기통은 키보드 모양의 디자인이었고, 구역을 구분하는 이름은 세계의 수도로 정했다는 것도 재밌었다. 안철수 연구소에 다니면 적어도 세계 수도 이름은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안철수 연구소의 판교 신사옥을 짧게나마 구경할 수 있었는데 회사가 아니라 카페같은 느낌이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이런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언젠가 안철수 연구소에 이력서를 넣어 볼 수 있는 날도 꿈꿔 본다.

사실 안철수 연구소의 신사옥 보다는 창업주 안철수부터 시작된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기업철학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평소 내가 기업을 볼 때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은 유명한 CEO도 아니고, 얼마나 이익을 내는 기업이냐도 아니다. 그건 바로 얼마나 고객(소비자)를 생각하는 기업인지를 살펴본다. 우리나라에서는 겉으로는 이미지를 내세워 고객을 중요시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기업이 많은가.

안철수 연구소가 존경을 받고,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인 이유는 사회에 기여하는 목적으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아마 남들과 똑같이 이윤 추구가 최우선이었다면 지금의 안철수 연구소는 없었을 것이다. 안철수 연구소는 항상 고객을 중심으로 고민하는 기업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아무튼 이미 오래전부터 책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안철수 연구소의 철학에 박수를 보내고 있었는데 판교 신사옥도 초대 받아 구경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