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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플랫픽에서 열린 <사소함으로부터 울림, 아코르> 사진전을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인 인연으로 알게 된 블로거 BK님(http://bkinside.tistory.com)의 사진전인데 마지막 날에 겨우 찾아갔네요.


플랫픽은 문래동 철재상가 깊숙한 곳에 위치한 갤러리겸 작은 카페였습니다. 주변 환경 탓에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카페인데, 알고 보니 문래동에는 이런 작은 예술 공간이 꽤 있더라고요. 오래된 골목, 녹이 슨 철재가 뒹구는 이런 차가운 공간에 예술이 피어나다니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플랫픽에 들어서자마자 아코르의 소녀 밀리가 보입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먼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몸을 녹였습니다. 커피가 정말 맛있네요.


전시 공간은 넓지 않지만, 천천히 사진을 보면서 커피 한 잔 하기엔 좋았습니다. 카페 분위기가 참 밝고, 아늑하더라고요.


전부 인도 아코르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평화로운 풍경의 아코르 사진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은 아이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카메라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는 아이,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작은 촛불에 의지해 공부를 하는 아이, 아침부터 양을 모는 아이, 그리고 부끄럽게도 목욕을 하는 아이도 보였습니다. 


저는 아코르가 어딘지 모릅니다. 더군다나 사진에 대해 아는 건 더 없습니다. 하지만 사진에서 묻어나는 따뜻함은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서로 교감하는 이런 사진은 아마 평범한 여행을 할 때라면 찍을 수 없을 겁니다.


특별한 여행지도 아니고, 하다못해 별다른 유적지도 없는 아코르에 3번이나 찾아간 작가의 이야기는 이 사진전의 가장 특별한 내용입니다. 평소 BK님의 감탄을 자아내는 여행 사진과는 거리가 멀지만, 일부러 아코르 사진을 고른 이유는 그만큼 그곳에서의 추억과 인연이 소중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저에게는 아코르의 일상 풍경이 낯선 지역에 대한 끌림과 함께 자연스럽게 추억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사진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이런 게 아닌지요.


사진은 아이패드로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플랫픽은 이런 전시를 위해 무료로 대관을 해주고 있지만, 아코르가 일반 여행사진이었다면 허락하지 않았을 거라고 합니다. 사장님은 단순히 사진만이 아닌 사진 속에 담긴 이야기를 알아보셨던 거죠. 저 역시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갔고,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아코르 사진전은 끝났지만, 또 다른 여행과 사진은 계속될 것이기에 다음을 기대하겠습니다.

플랫픽의 커피도 가끔 생각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