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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에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La Paz)에 도착했을 때는 쌀쌀한 공기가 주변을 감돌고 있었다. 이제 막 해가 뜨기 시작했던 터라 주변 상황은 미처 정리가 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터미널 앞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하나 먹을까 하다 너무 피곤해 빨리 숙소에 가서 눕고 싶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라고 꼬시는 기사들이 많았지만 지도를 보니 내가 미리 예약한 호스텔은 걸어가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았다. 배낭을 메고 20분 정도 걸어 숙소에 도착했는데 예약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다시 확인해 보니 내가 예약한 날짜는 내일이었다. 어차피 라파스에 며칠 있을 예정이었으니 일단 바로 체크인이 가능한지부터 물어봤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파티형 호스텔인데도 다행히 여유가 있었고, 곧장 침대에 누울 수 있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이른 아침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바로 체크인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조금 자다 일어나 호스텔 구조가 궁금해 식당이 있다는 7층으로 올라 가봤다. 와이파이도 6층과 7층에서만 되기 때문에 인터넷을 쓸 생각도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넓고 자리가 많고 무엇보다 라파스 경치를 바라볼 수 있어 무척 좋았다. 여기서 음료를 시킨 후 한 동안 시간을 보냈다.


일반적으로 파티형 호스텔의 경우 내가 선호하는 곳은 아니다. 매일 술 마시는 사람들로 가득해 시끄러워 잠을 자기 힘들고, 오히려 다른 호스텔보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는 그렇게 시끄럽지 않았고(적어도 내가 있던 4층에서는), 저녁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어울리게 되어 무척 즐거웠다.


같은 방에서 만난 미국인 친구와 술을 마시다 옆에 앉은 네덜란드인들과 비어퐁 게임을 했다.


비어퐁 게임은 서양인들이 많이 하는 일종의 술게임인데 탁구공을 던져 상대방의 술잔에 넣으면 벌칙으로 술을 마시게 된다. 사실 공이 술잔에 들어가지 않으면 한없이 지루해지는 게임이라 술자리에 어울린다고 할 수 없는데 서양인들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항상 이 게임을 했다. 생각보다 공을 넣기가 어렵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여러 여행자와 어울릴 수 있어 꽤 즐거웠다.


다음날도 딱히 여행을 했다기보다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숙소로 돌아와 쉬기만 했다. 저녁에 인터넷을 하기 위해 6층에 올라갔는데 프랑스 여행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한참 얘기하다 올라가 맥주를 마시기로 했고, 그 자리에서 또 다른 여행자와 만나 한참 수다를 떨었다.


볼리비아에서는 코카잎 재배가 합법적인데 대부분 차로 즐겨 마신다. 여행자도 볼리비아에 오면 코카차를 쉽게 접하게 되는데 고산병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는 고산병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어찌 되었든 나 역시 녹차를 마시는 것처럼 코카차를 즐겨 마셨다. 티백처럼 된 형태도 있지만 아예 코카잎을 넣고 마시는 경우도 있다. 


라파스 시내는 골목마다 상인이 자리를 잡고 있어 어디를 가도 시장을 연상하게 했다.


조금 걷다 보니 무리요 광장(Plaza Murillo)이 나왔다. 무리요는 볼리비아의 독립 전쟁의 영웅 무리요 장군에서 따온 것으로 광장의 중심에는 그의 동상이 있다. 이곳에는 국회의사당과 대통령궁이 있어 사실상 라파스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궁은 현재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곳이 아니라고 한다.


광장에는 엄청나게 많은 비둘기 떼가 있어 징그럽기까지 하다. 볼리비아 사람들은 비둘기를 좋아하는지 먹이를 주면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공원 근처에서 파는 간식거리가 있어 먹어봤다. 젤리 위에 바닐라향이 나는 거품을 올려주는데 특별한 맛이 나진 않았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는데 볼리비아에서는 자주 보였다. 


라파스에는 지하철이 없다. 아무래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수도'라서 그런 듯 한데 대신 도시 곳곳을 이어주는 케이블카가 있다. 가격은 편도 3볼리비아노, 우리나라 돈으로 약 500원 정도다. 라파스에는 몇 개의 케이블카 라인이 있는데 내가 탔던 것은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빨간색이었다.


현지인들에게는 대중교통이겠지만 여행자에게는 신기한 놀이기구처럼 느껴진다. 허름한 집 사이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다 보면 어느덧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빨간색 케이블카의 종착지는 라파스와 행정구역은 다른 엘알토(El Alto)라는 도시지만 같은 생활권이라고 볼 수 있다.


고지대로 올라갈 수록 벽돌로 대충 지어서 만든 집이 빼곡하게 박혀 있는 열악한 환경이 그대로 드러난다. 낮에는 이런 허름한 집들이 밤이 되면 화려한 야경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된다.


마침 엘알토에서 주말 시장이 열려 구경하게 되었다.


사람만 많았던 게 아니라 쓸 수 있는 것인지 모를 잡다한 물건도 정말 많았다.


내 눈에 가장 신기했던 건 중고 휴대폰으로, 정확히 말하면 훔친 휴대폰을 내다 파는 것이었다. 이렇게 당당히 훔친 물건을 내다 파는 것도 신기했고, 가끔 멀쩡한 휴대폰을 만져 보면 저장된 사진이나 페이스북 정보가 남아 있어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만큼 좀도둑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장난감처럼 보이는 라파스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장이 어찌나 크던지 2시간을 돌아다녔는데도 제대로 다 볼 수 없었다.


시장 구경을 하다 잠시 멈춰서서 즉석에서 짜주는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상큼하고 시원한 주스가 정말 맛있다.


라파스를 조금 더 제대로 보기 위해 워킹투어를 신청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워킹투어라고 하면 대부분 무료인 경우가 많은데 라파스에서는 20볼리비아노의 참가비가 있었다. 라파스의 행정의 중심은 무리요 광장이지만 여행자에게 있어 중심은 바로 플라사 산 프란시스코(Plaza San Francisco), 산 프란시스코 광장이다. 그래서인지 워킹투어는 이곳에서 시작했다. 


볼리비아에서만 볼 수 있는 원주민들의 독특한 복장은 언제나 이색적이다. 가이드는 이 원주민의 복장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냈는데 본래 볼리비아의 전통옷이 아니었다고 한다. 스페인 식민자들의 커다란 드레스를 보고 따라 입기 시작한 게 시초라고 한다. 더 재미난 사실은 바로 머리에 맞지 않는 모자인데 당시 가지고 온 모자가 전부 작아 어쩔 수 없이 이게 최신 유행이라는 식으로 소개해 볼리비아 사람들은 그걸 지금까지도 믿고 작은 모자를 머리에 쓰고 다닌다.


새로운 종교가 전파된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현지의 토착신앙과 결합되는 경우가 많다. 스페인 식민시대 영향으로 카톨릭 성당이 많은 볼리비아에서는 파차마마라는 '대지의 어머니'가 카톨릭에 흡수가 되었다. 산 프란시스코 성당 내에 예쁜 꽃이 많은데 그 이유는 파차마마가 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 프란시스코 광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마녀시장으로 이동했다. 이름만 들으면 뭔가 기괴한 것들이 가득할 것 같은데 실제로 가보면 그냥 기념품 가게만 있다.


마녀시장이라고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일부 가게에서 주술(정확히는 제사)과 관련된 것들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린 야마가 매달린 모습은 섬뜩할 수 있다.


가이드는 불을 피우고 소원을 비는 의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사를 할 때 어린 야마 등 조금 신기한 것들이 있어 마녀시장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조금 특별한 물건이 있지만 그냥 기념품 가게라고 보면 된다. 


가게를 둘러보다 정말 재미있는 제품을 보게 되었다. 일종의 '마법의 가루'라고나 할까? 사랑을 이루게 해주거나 돈벼락을 맞게 해준다는 약간 허황된 꿈을 이루게 해주는 가루인데 이상하게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녀시장에 마녀는 없다.


현지 시장을 보고 다시 걷다 낯선 건물 앞에 섰다. 낡고 커다란 건물은 놀랍게도 감옥이라고 한다. 근데 더 신기한 건 감옥 안에서 돈을 내고 더 큰 방을 사용하거나 사업을 하는 등 이상한 형태의 사회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심지어 코카콜라가 파라솔이나 의자 등을 제공해주는 조건으로 감옥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여행자들을 상대로 둘러보는 투어가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안전상의 이유로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이상한 감옥이다.


라파스 시내를 크게 돌아 무리요 광장으로 이동했다. 광장 한쪽에서는 전통 악기로 보이는 것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가득한 좁은 골목길도 걸었다.


저녁에는 아일랜드 친구들을 만나 맥주를 같이 마셨는데 내가 여행을 떠난지 2년 가까이 된다고 하자 무척 놀라워했다.


라파스에서 며칠 지내다 보니 골목을 따라 느릿느릿 돌아다니는 게 하루의 일과가 되었다.


공원에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낡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는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라파스는 그리 평가가 안 좋은 편이지만 나는 마음에 들었나 보다. 항상 아침이 되면 뭔가 아쉬움이 남아 떠나지 못했다. 


어지럽게 얽혀 있는 전선 아래에는 무질서한 풍경이 가득하다.


하염 없이 걷다 산 프란시스코 광장 앞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따뜻한 날씨에 기분이 덩달아 좋아졌다. 아이스크림 산 뒤 계단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계단에는 나처럼 나른한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각자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밤이 되면 더 많은 사람이 나와 장사를 해서 거리는 야시장으로 변한다.


라파스를 떠나기 전 많은 사람들로부터 추천을 받았고, 꼭 해보고 싶었던 데스로드 투어를 신청했다. 데스로드는 라파스에서 코로이코(Coroico)를 잇는 도로의 일부를 가리키는 말인데 깎아지른 절벽에 있어 과거에는 무척 위험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새로 만들어진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차가 다녀 더 이상 데스로드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여러 여행사들은 자전거를 타고 데스로드를 따라 내려가는 여행 상품을 만들었다.   


총 9명이 데스로드 투어에 참가했는데 안타깝게도 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커플이었다. 정상에 도착해 자전거를 점검하고 가이드로부터 안전수칙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다들 자전거를 타봤을 테지만 브레이크 조작을 잘못하거나 순간의 실수로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물론 얼마나 위험한 곳일까 긴장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는 살짝 들떠 있는 상태였다. 


가이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에 놀라 브레이크를 놓을 수 없었다. 


이른 아침이라 차가운 공기가 그대로 얼굴을 스쳐 지나갔고, 도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아찔한 절벽이 눈에 들어왔다. 구름 위를 달리는 듯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멈춰서 휴식을 취했다.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할 틈도 없이 앞만 보며 달렸다. 잠깐 옆을 봤다간 넘어질 수도 있고, 무엇보다 속도가 너무 빨라서 고개를 옆으로 돌릴 수 없었다.


점점 적응이 되니 스릴을 즐길 정도까지 됐다.


항상 조심할 것을 강조하지만 이런 액티비티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사고가 난다. 우리 팀에서 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사람만 무려 4명이나 됐는데 그 중 네덜란드 여자는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도중 갑자기 앞브레이크만 잡아 도로에서 넘어졌는데 당시 바로 뒤에서 달리고 있던 나는 자전거와 함께 몸이 한 바퀴 도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 다행히 턱만 살짝 까져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나는 다른 여행자를 만날 때마다 데스로드 투어를 하는 건 좋은데 브레이크를 잡을 때 조심하라는 항상 얘기했다.


넘어졌던 친구는 뒤에서 따라오던 차에 올라타고 다음 지점까지 이동했다. 바로 앞에는 터널이 있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갈 수 없었다. 터널 옆의 샛길을 따라 이동했는데 처음으로 페달을 밟았다.


사실 데스로드는 지금까지 달렸던 도로가 아니다. 중간부터 이어진 이곳부터 데스로드인데 어찌 된 일인지 길이 막혀 있다. 잘 모르지만 관광객만 이용하는 데스로드 입구에 있다는 이유로 길을 막고 돈을 요구하는 모양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볼리비아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였다. 


가이드는 마을로 들어가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했고, 우리는 한참 동안 기다려야 했다.


그렇다고 해서 험악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건 아니었다. 마을로 들어가 잠깐 걷기도 하고, 아이들과 인사도 나눴다. 데스로드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였다.


1시간이 지나 극적으로 타결이 되었는지 마을 사람들이 돌과 나무를 치우기 시작했다. 드디어 자전거를 타고 데스로드로 들어왔다. 그런데 이전까지는 잘 닦여진 아스팔트 도로였다면 데스로드는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였다. 도로에 돌이 어찌나 많은지 속도가 조금만 빨라지면 핸들을 잡고 가는 것조차 힘들었다. 엉덩이도 너무 아팠다.


다른 사람들은 커플이라 함께 달달한 사진을 찍었는데 나만 혼자서 포즈를 취하니 뭔가 좀 민망했다.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면 구불구불한 길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예전에는 좁은 도로와 절벽으로 인해 많은 사고가 났다고 한다. 


데스로드 투어에 참가한 사람은 전부 이 절벽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는다. 


독일 여자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여자들은 상당히 뒤처졌다. 보통은 기다리는 편인데 가이드가 뒤에 다른 가이드도 있으니 우리끼리 먼저 달리자고 했다. 데스로드에서도 완전히 적응해 빠르게 내달렸다.


마지막에는 평지가 조금 있어 페달을 조금 밟기는 했지만 빠르게 내리막길을 달리는 속도감과 스릴을 즐길 수 있어 무척 즐거웠다. 하루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내려와 함께 달린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온 여행자와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독일인 부부가 신혼여행으로 6개월 이상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내가 2년 간 여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다들 무척 놀라워했다. 우리는 장소를 옮겨 늦은 점심을 먹은 뒤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길을 따라 올라가 깜깜한 밤에 라파스로 돌아왔다.


아침에 라파스를 떠나려 했다. 그런데 호스텔 직원으로부터 라파스의 모든 버스가 파업 중이라 어디로도 갈 수 없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밖으로 나가 보니 정말로 도로가 텅텅 비어있었다. 심지어 근교로 가는 버스조차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라파스에서 하루 더 머물러야 했다.


달의계곡을 가려 했지만 갈 수 없게 된 나는 평소와 똑같이 걷다가 점심을 먹고, 볼리비아식 뻥튀기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음날이 되자 도로에는 차로 가득했고, 소음과 매연을 몰고 왔다. 오전에 잠깐 달의계곡(Valle de la Luna)을 다녀올 생각에 체크아웃을 하고 서둘러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어디서 버스를 타야 하는지 골목을 돌며 한참 헤맸다. 3볼리비아노를 내고 마야사(Mallasa)행 버스를 타면 달의계곡 입구까지 갈 수 있다. 라파스에서 약 13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시내에서 너무 막혀 거의 1시간 정도 걸렸다.


공원처럼 꾸며 놓은 달의계곡에 들어가면 정해진 길을 따라 걸어볼 수 있다.  칠레 아타카마에 있는 달의계곡을 가보지 않아 비교할 수 없지만 이곳 역시 자연이 만든 독특한 지형이 무척 인상적이다.


황량한 땅 위에 기암석이 솟아 오른 모습(실제로는 침식작용으로 생긴 지형)을 보면 정말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 온 것만 같다.


사진이라도 남기고 싶었는데 이른 시각에 와서 그런지 관광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내가 나갈 즈음 많은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왔다.


조금 더 머무르고 싶었으나 코파카바나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지도 않은 상태라 달의계곡을 빠르게 훑어 보고 라파스로 돌아왔다. 남들은 도시 분위기가 영 별로라고 했지만 따지고 보니 라파스에서 8일이나 지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