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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지도를 보고 르완다가 어디에 있는지 한 번에 찾기란 어렵다. 그만큼 르완다는 주변국에 비해 작은 나라이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나라다. 만약 동아프리카 비자를 가지고 있다면, 아름답고 친절한 사람들이 반겨주는 르완다까지 여행해 보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내내 불편했던 낮은 시민의식이 르완다만큼은 예외라서 깜짝 놀랐다. 그러나 더 놀라웠던 것은 불과 30년 전만 해도 비극적인 역사 ‘르완다 학살’이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기본정보
국명 : 르완다 공화국
수도 : 키갈리(Kigali)
인구 : 1,200만 명
언어 : 르완다어, 프랑스어, 영어
정부 : 이원집정부제
통화 : 르완다 프랑(RWF)
종교 : 카톨릭, 개신교
시차 : –7시간



주관적 정보

물가

대체로 물가가 매우 저렴한 편이었지만 수도 키갈리만큼은 예외였다. 배낭여행자가 묵는 숙소와 근처 식당은 꽤 비쌌다. 다른 도시에 비해 2~3배 이상이었다. 키갈리를 제외한다면 배낭여행자는 하루 생활비 20달러 내로도 충분히 지낼 수 있다.


환율

1달러에 800프랑 정도였다. 


치안

흔히 아프리카를 떠올리면 치안이 안 좋을 거라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르완다였다. 키갈리에 머무는 동안 불안한 느낌은 거의 없었고, 혹여나 어두운 동네를 가더라도 근처에 경찰이 있어 안심이 됐다. 심지어 밤에도 돌아다니기 어렵지 않아 치안이 괜찮은 편에 속했다.


여행시기

우간다 날씨와 비슷했다. 적도 부근이라 1월에도 날씨는 상당히 더웠으나 산과 호수가 있어 저녁에는 쌀쌀했다.


언어

과거에는 프랑스어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영어를 공용어로 추가해 의사소통이 아주 어렵진 않았다. 


음식

처음에는 싸고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똑같은 음식에 질리게 되었다. 특히 멜랑제(정확한 이름인지는 모르나 그렇게 들었음)라 불리는 르완다식 부페는 어느 도시에 가도 흔한데 한두 번은 먹을만하지만 나중에는 배고파서 먹게 되는 음식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우간다 음식이 훨씬 맛있었다.


▲ 르완다식 부페는 쉽게 질린다


▲ 르완다식 내장꼬치


기타

아무래도 르완다에 가기 전에는 ‘르완다 학살’때문인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변국에 비해 훨씬 깨끗하고, 안정된 느낌이었다.



여행매력도

볼거리 ★★☆☆☆

친절도 ★★★★☆

편의성 ★★★☆☆


비자
나는 에티오피아와 케냐 국경 도시인 모얄레(Moyale)에서 도착비자로 동아프리카 비자를 받았다. 케냐를 비롯해 우간다, 르완다 3국은 동아프리카 비자로 여행이 가능하다. 우간다의 경우도 별도로 비자를 받을 경우 100달러였는데 르완다도 마찬가지였다.



여행루트

우간다 카벨레에서 르완다로 입국해 수도 키갈리, 기세니, 키부예 그리고 다시 키갈리로 돌아오는 루트였다.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르완다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르완다 집단 학살'밖에 없었고, 딱히 관광지를 찾아다니지 않아 어디가 유명한 곳인지 모르고 돌아다녔다.


[여행루트] 캄팔라 → 포트포털 → 카벨리 → 기세니 → 키부예

[여행루트] 키부예 → 키갈리 → 므완자 → 모시 → 다르에스살람 → 잔지바르



기세니(Gisenyi)

콩고민주공화국(DRC)의 고마(Goma)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작은 도시다. 딱히 볼만한 게 많은 곳은 아니지만 고마의 화산을 오르거나, 키부 호수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관광객이 찾는다.


가는 방법

우간다 국경에서 넘어온 나는 일단 르완다 수도인 키갈리 버스터미널에 가야 했다. 이곳에서 어렵지 않게 기세니 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비는 3,000프랑이었고, 약 5시간 정도 걸렸다. 


숙소

기세니에도 배낭여행자를 위한 숙소가 여럿 있지만 내가 찾아간 곳은 특이하게도 교회였다. 프레스바이터리안 교회(Presbyterian Church)는 일반적인 교회라고 하기엔 여행자를 위한 침대가 마련되어 있고, 작은 컨퍼런스룸도 있었다. 기록이 사라져 얼마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5달러 미만으로 무척 저렴했다.


볼거리

콩고민주공화국 국경을 넘지 않아서 고마쪽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기세니에는 특별한 게 없다. 내가 도착한 이후 오로지 키부 호수 주변을 거닐었던 게 전부였다.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점은 키부 호수 주변은 아프리카에서는 흔한 쓰레기가 거의 없었고, 주변이 부촌인지 근사한 집이 많이 보였다. 조금 걷다 보면 콩고민주공화국 국경이 나온다.


▲ 키부 호수


▲ 호수 근처 골목은 깔끔했다



키부예(Kibuye)

키부 호수를 끼고 있는 작은 도시다. 도시 중심부라고 해봐야 주유소를 중심으로 작은 식당 몇 개가 전부다. 이렇게 작은 도시에서 뭘 하겠냐 생각하겠지만 나는 4일이나 늘어져 있었다. 


가는 방법

기세니에서 키부예까지 직선으로는 100km정도지만 버스를 타고 무려 7시간이나 걸렸다. 버스는 비포장된 산길을 계속 달려야 하기 때문에 죽을 맛이다. 토하는 사람도 여럿 봤다. 그리고 이 버스는 키부예까지 가는 것이 아닌 근처에 있는 루벤게라(Rubengera)까지만 간다. 루벤게라까지 6시간, 여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키부예까지 들어가는데 1시간이 걸렸다. 


숙소

배낭여행자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진 홈 세인트 진(Home Saint Jean)에서 묵었다. 언덕 위에 있는 교회를 지나 보이는 곳으로 외국인 여행자도 꽤 있고, 시설도 깨끗한 편이었다. 심지어 가격도 무척 저렴했다. 식당도 있어 끼니를 해결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현지 물가에 비하면 비싼 편이라 점심은 마을에서 먹곤 했다. 자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그리 멀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다른 방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배낭여행자를 위한 도미토리는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 찬물로 씻어야 한다.


볼거리

키부예 역시 볼거리가 딱히 없는 곳이다. 저녁에는 마을로 내려가 꼬치에 맥주를 마시며 르완다 사람처럼 유럽 축구를 멍하니 보거나 호수를 따라서 산책하듯 걸었던 게 전부다. 돌이켜보면 한 게 정말 아무 것도 없었지만 그 당시에는 호수만 바라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 그림 같은 키부 호수


▲ 새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 호수 근처로 내려오면 보투투어도 가능하다



키갈리(Kigali)

르완다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다. 아직 한참 미흡한 편이지만 나름 현대적인 건물이 들어서는 중이고, 확실히 다른 지역보다 도시의 이미지가 강하다. 키갈리에서는 의외로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과 질서를 느낄 수 있다. 우리에게는 아주 당연하게 여기지만 줄을 서거나,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는 것, 가로등이 켜지는 거리는 아프리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었다. 여러 나라에서 파견된 NGO가 많다고 들었다.


▲ 언덕이 많은 키갈리


▲ 가로등이 켜져 있는 밝은 밤거리가 어색할 정도로 지나온 다른 나라는 너무 어두웠다


가는 방법

키부예를 기준으로 두 개의 버스 회사가 있고, 거의 매 시간 키갈리로 가는 버스가 있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버스비는 2510프랑이었고, 3시간 걸렸다. 우간다에서 국경을 넘었을 때는 카벨레(Kabele)에서 버스를 타거나 쉐어택시를 이용하면 키갈리까지 쉽게 갈 수 있다. 


대중교통

언덕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걷는데 힘이 들 수 있다. 보다보다(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놀라운 점이라면 르완다에서는 보다보다를 탈 때는 꼭 헬멧을 착용해야 했다.  


▲ 무거운 배낭을 메고 탈 때면 뒤로 넘어질까 무서웠다


숙소

지도를 보고 도시 중심부에 있는 걸어갔지만 마땅한 숙소를 찾지 못해 결국 보다보다를 타고 디스커버 유스호스텔로 갔다. 시설은 깨끗하고 좋았으나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쌌다. 르완다에서 보통 4~5달러를 숙박비로 썼다면 이곳에서는 무려 하루에 16달러였다. 아무래도 외국인 배낭여행자를 위한 곳이라 그런 듯 하다. 


볼거리

르완다 역시 고릴라 투어가 있지만 너무 비싸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신 키갈리 시내를 걷고, 숙소에서 만났던 핀란드 아저씨가 아카게라 국립공원(Akagera National Park)을 같이 가자고 꼬셔 하루 다녀왔다.


① 르완다 학살 추모 박물관(Kigali Genocide Memorial)

아이러니 하게도 르완다가 유명한 원인 중 하나가 '르완다 집단 학살'이다. 너무나 끔찍하고, 잔인했던 이 학살은 3달 동안 무려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죽임을 당했다. 세계사에서 찾을 수 있는 다른 학살과 마찬가지로 정말 어이없는 이유로 시작됐다. 서구의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후투족과 투치족의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르완다 학살 추모 박물관에는 학살 당시 끔찍했던 사진과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하고 있고, 다른 나라의 학살도 함께 알리고 있다. 2층 한쪽에는 미소를 머금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평소 좋아했던 것과 어떻게 죽임을 당했는지 기록하고 있어 가슴이 아팠다. 학살 추모 박물관은 무료다.


▲ 르완다 학살 추모 박물관


② 밀 콜린스 호텔(Hotel Des Mille Colines)

영화 <호텔 르완다>의 실제 장소다. 당연히 지금도 운영하고 있는 호텔이고, 이 호텔에 머물지 않더라도 잠시 둘러볼 수 있다. 르완다 학살 당시 1,200명에 달하는 사람을 숨겨 구해준 것으로 유명하다. 이 사실은 입구 주변에 있는 Never Again이라고 쓰인 동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광지라고 하기엔 미흡하지만 영화로 인해 많이 알려진 곳이다.


▲ 영화 <호텔 르완다>의 실제 장소


▲ 호텔 내부를 잠깐 둘러보는 것도 가능하다


③ 아카게라 국립공원(Akagera National Park)

생각보다 물가가 너무 비싸 키갈리를 빨리 떠나려고 했는데 숙소에서 만난 핀란드인 티모 아저씨가 사파리에 같이 가자고 꼬셔서 가게 되었다. 당일치기라 새벽 6시에 차를 타고 출발했다. 사실 아프리카에는 여기보다 더 유명하고 여러 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사파리가 많아 이곳만의 매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 아카게라 국립공원


▲ 바분


▲ 영양으로 추측되는 동물


▲ 코끼리도 볼 수 있다


▲ 하마는 물 속에 있어 보기 어렵다


▲ 비포장도로이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로 달리기는 무척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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