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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흐릿한 날씨때문에 살짝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내가 나갔을 때는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지난 밤에 새벽 늦게 잤던 것을 생각하면 거의 잠을 안 자고 일어났던 셈이었는데 케언즈부터 정신없이 이어진 일과에 무척이나 피곤한 상태였다.

킹스크로스에서 걸어서 시티 센터까지 갔다. 생각해보면 나는 시티쪽에 있는 편이 나은 셈이었는데 괜히 킹스크로스에 자리를 잡았던게 아닌가 싶었다. 어차피 바로 다음 날에 호주를 떠나니까 하루만 지내면 되긴 했다.


날씨는 흐렸지만 시드니는 역시 시드니였다. 나는 현석이와 만나서 같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현석이는 나와 같이 배틀로에 있을 때 여권을 잃어버렸는데 그 여권이 이제서야 나온다고 했다. 다시 재발급이 되었던 여권을 찾으러 우체국으로 향했다.


시드니에서 모노레일을 한번도 못 타본게 조금은 아쉬웠다.


우체국으로 가서 한참이나 기다린 끝에 여권을 찾았고, 현석이는 여권을 이제서야 손에 넣었다며 무지 좋아했다. 이전에 현석이가 배틀로에서 떠난 뒤에 우리는 여권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는데 그게 튜뭇의 펍에 있었던 것이었다. 그 사실을 알려줄 때는 이미 여권 재발급을 신청한 상태라서 기존의 여권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여권을 찾은 뒤에는 오페라 하우스로 향했다. 다름이 아니라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그 마지막 장면을 오페라 하우스에서 찍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걸어다니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계속해서 비가 왔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하는 통에 촬영하기가 힘들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다.
 

드디어 하버 브릿지가 보였다. 처음 시드니에 왔을 때 이 하버 브릿지를 혼자 바라보며 감탄을 하며 나중에 꼭 다시 와야지 했는데 이렇게 호주에서의 마지막 날에 오게 된것이다. 멜번에 비해서 시드니가 북쪽에 있어서 그런지 덜 춥기는 했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 세찬 바람이 몰아쳤다. 그럼에도 이렇게 조깅을 하는 사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우와~ 오페라 하우스다. 내가 시드니에서 지냈다면 오페라 하우스를 지겹도록 봤겠지만 그렇지 않은 나에게는 오페라 하우스는 항상 새롭고 신비로운 상징물이었다. 조금 쪽팔리지만 여기서 촬영을 해볼까 했지만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급히 대피해야 했다.


비를 피하러 오페라 하우스 아래 쪽으로 내려갔다. 오페라 하우스 아래쪽에는 커피숍과 식당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너무 배고파서 쉽게 지나치기 힘들었다.


오페라 하우스 내부에 들어가면 이런 기념품 가게도 있었다. 작은 오페라 하우스 모형물부터 시작해서 멋드러지게 찍힌 엽서나 포스터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솔직히 하나 사고 싶었다.


비가 그친것 같아서 밖으로 나왔다. 언제 비가 왔냐는듯이 파란 하늘이 보였다.


햇빛이 비치는 것도 잠시 금세 하늘이 구름으로 가득찼다. 날씨가 너무 변덕스러워서 햇빛이 비추다가 이렇게 금방 비가 올 기세라니 서둘러야 했다. 다행이라면 날씨가 안 좋아서 오페라 하우스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랄까?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점프 뛰고 영상을 찍는 사이에 비가 마구 쏟아졌다. 결국에는 비를 맞으면서 몇 번 찍었는데 이게 잘 나온줄도 모르겠지만 그냥 마무리 해버렸다. 마지막에 보는 오페라 하우스만큼은 깨끗하고 멋지길 바랬는데 그게 조금은 아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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