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흔히 우리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라고 부르는 러시아의 열차를 예약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외국인도 러시아 철도 홈페이지(http://rzd.ru/)에서 온라인으로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근데 문제가 있다. 러시아 언어인 키릴문자로만 적혀 있어서 외국인이 이용하기엔 커다란 장벽이 있던 것이다. 영문 페이지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상단에 있는 ENG.RZD.RU를 눌러봐도 영문 예약페이지가 아닌 회사 홈페이지가 나온다.


오래전 글을 검색해 보면 각 도시마다 번호가 있어서 그걸로 입력하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구글번역을 띄워 놓고 예약을 진행해봤다.


대충 이런 식으로 입력하니까 예약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홈페이지 상단에 영국 국기가 있어 눌러보니 영문페이지로 변경이 되었다. 괜히 헛고생한 기분이 든다. 애초에 진작부터 영국 국기가 보였으면 좋으련만 예약을 진행할 때 버튼이 보인다. 나처럼 이런 생고생 하지 말고, 그냥 로그인 버튼을 누르거나 다른 페이지로 진행하면 보이는 영국 국기를 눌러 시작하자.

먼저 예약을 진행하기 전에 가입부터 하는 게 좋다. 가입은 그리 어렵지 않으니 차근차근 입력하면 된다.


언어의 어려움이 없으니 예약하기는 한결 쉽다. 먼저 출발지와 목적지를 정하고, 날짜를 지정하자. 실제로 내가 탔던 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바로 가는 열차편이었으나 그전에는 이르쿠츠크까지만 갈 생각으로 예약을 진행했었다. 목적지가 어디든 방법은 같다.


[Buy ticket]버튼을 누르면 해당 날짜의 열차편이 나온다. 블라디보스토크가 트랜스 시베리안(Trans Siberian)의 출발지라서 그런지 거의 매일 오전과 오후에 2편씩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시간이다. 러시아 열차는 전부 모스크바 시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시간이나 중간 바이칼 호수의 도시 이르쿠츠크 역시 모스크바 시간으로 나와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7시간을 더해야 하고, 이르쿠츠크는 5시간을 더해야 현지 시각이다.

예를 들어 04:02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열차라면 7시간을 더한 오전 11:02가 진짜 출발하는 시간이다. 열차 티켓을 받으러 갈 때는 이 사실을 강조해서 말해주지만, 만약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며 일정을 짜는 경우라면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Countinue]버튼을 누르기 전에 [Route]버튼을 눌러 어떻게 이동하는지 알아두면 편하다. 역마다 정차하는 시간이 다른데 미리 프린트를 해서 가지고 가면 언제, 어디서, 얼마나 쉬는지 몰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물론 열차를 한참 타면 눈치껏 타고 내리기도 하지만 준비성 철저한 사람에게는 미리 챙겨두면 좋은 여행 팁이다. (러시아에서는 영어가 안 통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다음으로는 객실 및 좌석을 지정하는 화면이다. 가격을 보면 알겠지만 위에서부터 등급이 점차 낮아진다. 가장 높은 1등급 럭셔리(륙스)는 일단 일반 여행자가 타기 힘든 거라 패스하고, 대부분은 2등급인 컴파트먼트(꾸빼)나 3등급인 리저브드시트(쁠라치까르뜨뉘)를 타게 된다.


돈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배낭여행자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3등급을 선택한다. 가격은 나와있는 그대로고, 3등급의 경우 좌석은 위(Upper), 아래(Lower) 그리고 옆(lateral)이 있다. 7일간 열차를 타본 경험상 가장 좋은 좌석은 아래고, 화장실에서 먼 쪽이다. 옆에 있는 좌석도 나름 탈만은 하지만 앉아서 가기엔 좁고 불편하다. 무조건 아래로 예약해야 한다. 위는 정말 불편하다.

7일간 2층에서 지낸 여행자가 경험한 그대로를 전하자면, 매번 올라가기도 불편할 뿐만 아니라, 어딘가 앉을 좌석이 없으면 무조건 2층에 올라가 누워있어야 한다. 돌아다니기도 불편하고, 침대로 상당히 비좁은 느낌이다. 


[Car plan]을 누르면 좌석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줄 홀수를 고르면 아래(Lower)다. 처음에는 어떤 구조인지 그림만 봐서는 감이 오질 않았으나, 타보고 나니까 어떤 의미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냥 무조건 파란색이 아래인 것만 선택했었는데, 일반적으로 권하는 아래 좌석은 두 번째 줄이다.


다음으로는 탑승객의 세부정보 입력이다. 우리는 외국인이니 여권번호나 생년월일을 잘 기입하면 된다.


예약 확인을 거치면 이제 결제만 남았다. [Make your payment]를 누르자.


신용카드를 이용해 결제를 하면 끝. 인데 나는 결제가 안 됐다. 계속 결제가 실패했다. 내 신용카드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예약 사이트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몰라 수십 번도 더 결제를 해봤다. 혹시나 싶어 체크카드로도 결제를 시도해봤으나 역시 실패.


결국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역으로 가서 직접 결제하기로 했다.


혹시 몰라 호스텔 스탭이 적어준 종이를 들고 갔다. 러시아에선 영어가 안 되니까 이런 방법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창구로 가서 기다린 후 저 종이를 내밀어 발권을 시도했다. 안타깝게도 아래 좌석은 전부 매진이라 2층만 가능하다는 비보를 듣게 되었다. 그냥 해달라고 하고, 카드를 내밀었더니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반대편으로 가라는 손짓을 했다. 카드 결제가 되는 창구가 따로 있었던 것이다.


6번 창구에서만 카드 결제가 가능하고, 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은 이렇게 VISA와 MasterCard 로고가 붙어 있다. 하지만 창구에서도 끝내 카드 결제가 실패되고, 결국 현금으로 결제했다. 시티카드가 문제가 있는 것인지,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드디어 손에 넣은 열차표. 여기까지 했으면 끝이다. 이제 출발만 남았다.




저는 지금 세계여행 중에 있습니다. 이 글이 마음에 든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 및 응원을 해주실 수 있습니다. 작은 도움이 현지에서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배낭여행자에게 커피 한 잔 사주시겠습니까? :D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