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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 블라디보스토크, 페리 24시간

페리를 타고 동해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하는 것으로 세계여행을 시작,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약 24시간 걸렸다.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은 여정이었고, 어쩌면 초반이라 뭐든지 다 편하던 이동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블라디보스토크 → 모스크바, 기차 162시간

이렇게 이동하는 것 자체가 미친 것 같다. 아무리 여행자라고 하더라도 중간에 이르쿠츠크에서 잠깐 쉬었다가 모스크바로 이동하기 마련인데, 나는 아제르바이잔 입국 문제로 모스크바까지 바로 달려버렸다. 열차에서 7일간은 지루함과의 싸움 그 자체였다.



▶여행 11일차


저는 방금 두툼한 외투를 입지 않으면 한기가 몸에 스며드는 모스크바에 입성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열차로만 무려 7일, 정말 이런 장기간 이동은 처음이었고, 앞으로 이런 이동은 없을 예정입니다. 전 이 열차를 타면 외국인이 많을 줄 알았는데 정말 4일차에 중국인 여행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단 한 명의 외국인도 보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알아 듣지도 못하는 러시아 말을 들으며, 고개만 끄덕여야 했죠. 근데 정말 신기한 건 3일이 지나면서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열차 7일은 죽어도 말리고 싶지만, 러시아 사람들과 수다를 떨거나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는 건 정말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그 사람들 덕분에 전 덜 지루했고, 또 이렇게 모스크바까지 왔습니다. 아무튼 지금은 일단 너무 피곤해서 조금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전 이제 막 ‘설국열차’에서 내린 기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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