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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얀마라서 치마입은 남자의 모습이 아무렇지 않다.


미얀마의 전통의상 롱지는 남녀간 구별이 있지만 겉보기에는 똑같은 치마의 형태이다. 처음에는 롱지차림의 남자들이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했지만 나중에는 롱지를 입지 않은 남자들이 이상해 보였다. 원칙상으로는 롱지 안에는 속옷을 입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모든 남자들이 노팬티일까?




2. 미얀마라서 마차가 지나다니는 것이 신기하지 않다.

양곤이나 만달레이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마차는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바간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차가 많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다. 마차 뿐만 아니라 우차, 사이까(인력거)도 쉽게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3. 미얀마라서 버스가 갑자기 고장나도 당황스럽지 않다.

갑작스럽게 버스가 고장나서 길 위에 멈춰서는 것은 미얀마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노후된 버스로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이동이 많다보니 고장도 잦고, 따라서 길 위에서 망연자실한 사람들의 모습도 이상하지 않다. 나도 바간에서 만달레이까지 가는 버스가 갑자기 고장이 나서 1시간가량 길 위에서 멈춰선 적이 있다.




4. 미얀마라서 얼굴에 분을 칠한 모습이 자연스럽다.

미얀마의 전통 화장품 '타나카'는 아마 외국인들이 보기에 가장 신기할지도 모른다. 타나카는 나무를 돌에 갈아서 바르는 일종의 화장품인데 피부를 보호해주는 용도로 보면 된다. 보통 어린 아이들은 남자나 여자 모두 바르고, 어른들은 여성들만 바른다.




5. 미얀마라서 음식이 맛없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래 미얀마니까 이해한다. 미얀마를 대표하는 음식도 몇 개 없을 뿐더러 대부분 음식이 맛이 없다. 정말이다. 그렇다고 폐쇄적인 나라 미얀마에서 서구적인 음식이 많이 들어왔을리가 없다. 그래서인지 미얀마는 그립지만 미얀마 음식만큼은 그립지 않다. 오죽했으면 나와 함께 여행을 했던 독일인 친구가 태국 음식이 그립다고 했을까. 이런 미얀마에서 그나마 먹을만한 음식은 역시 터민쪼(볶음밥)였다.




6. 미얀마라서 불교에 대한 믿음이 놀랍지 않다.

물론 처음에는 놀랍다 못해 이상할 정도였다. 어떻게 이런 가난한 나라에서 황금탑을 쌓고, 불공을 드리는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혹자는 미얀마가 가난한 이유는 바로 불교에 빠져서 그렇다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미얀마에서는 불교가 바로 삶이자 그들의 정신을 지켜주는 중요한 기둥이다. 단순히 종교로만 바라본다면 이해하기 어렵다.




7. 미얀마라서 밤거리가 어둡더라도 걸을 수 있다.

밤이되면 양곤이나 만달레이이 같은 대도시도 예외없이 어둠이 깔린다. 그런데 이 어둠이 보통이 아니다. 가로등이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만달레이 같은 경우 정말 암흑 그 자체였다. 아니 이렇게 거대한 도시가 밤이 되면 거리를 걷는 것조차 힘들 정도라니 이해할 수 있겠는가? 간간히 거리를 밝히는 것은 가로등이 아니라 상점의 불빛이었고, 이마저도 발전기로 돌아가는 것이다. 미얀마에 있다보면 이런 어둠도 익숙하고, 정전이 되어도 익숙하다.




8. 미얀마라서 사람들을 가득 태운 차량을 봐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이 차에 탈 수 있지? 사람들이 거의 매달리다시피 한 차량이 오히려 안쓰러워 보인다. 고물이나 다름없는 차에 사람을 가득 태운 것도 모자라 차 위에도 사람들이 올라간다. 그래. 미얀마니까 그럴 수 있다.




9. 미얀마라서 맥주 대신 차를 마실 수 있다.

미얀마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신기하게 봤던 것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것이 아닌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었다. 그것도 아주 깜깜한 밤에 말이다. 미얀마 사람들은 차를 무척 좋아한다. 더운 날에도 뜨거운 차를 마시고, 밤에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차를 마신다. 으슥한 곳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 나도 저기에 앉아 차를 마셔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10. 미얀마라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보통 라오스를 순박하다고 많이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그에 못지 않게 미얀마도 참 밝고, 순박하다고 느낀다. 타나카를 바른 꼬마 아이들이 "오빠"라고 부르고, 여행자인 나에게 뭔가 대접하고자 했던 아저씨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미얀마는 이런 따뜻함을 가진 사람들이 넘치는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