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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베일에서 정착하나 싶었던 것도 잠시 여기서부터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 원래 세인트조지부터 로빈베일까지 내려온 이유는 이 곳 포도농장에서 확실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막상 찾아가보니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듣게 되었다. 그 곳 중간보스는 우리에게 아무리 빨라도 3주 뒤에 일을 할 수 있을거라는 말을 했다.

다음 날 농장주를 직접 만나서 이 곳에서 일하는 인도인에게 듣고 우리는 내려온 거라고 했지만 역시나 시기가 너무 빠르다는 말을 듣기만 했다. 우리는 그 인도녀석때문에 10명이나 되는 사람이 세인트조지에서 포도따다가 내려왔다고 했지만 보스는 우리에게 뼈있는 충고를 해주었다.

"다음부터는 그런 일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믿지 말고, 꼭 농장주인과 직접 얘기해서 확실하게 하는게 좋을거요"

결과적으로 이야기하면 여기서는 일을 할 수 없었다. 아니 한 달정도 기다리면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너무나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모든 사람이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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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하고 기다릴 수 없다며 밀두라 지역을 한번 가보자고 했다. 밀두라는 로빈베일에서 약 1시간 20분정도 걸렸는데 꽤나 큰 마을이었다. 이 곳에서 뭔가 일을 알아볼 것이 없나 살펴봤지만 역시나 헛탕이었다. 여기도 너무 빠르다라는 말뿐이었다.


인터넷이라도 좀 할 생각으로 인포메이션센터에 갔다. 호주에서는 인터넷 시설이 굉장히 취약하다. 가격은 비싸고 인터넷은 느린편인데 여기에서도 30분 기다려서 겨우 15분 인터넷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고작 15분에도 1불정도 냈던거 같다. 인터넷을 하고 난 뒤 밀두라에서는 콜스나 울월스와 같이 큰 마트가 있었는데 거기서 장을 좀 보고 로빈베일로 돌아왔다.


로빈베일에 돌아와서는 지루할만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날이 이어졌다. 로빈베일 중심부까지 걸어가서 햄버거 하나 사먹기도 했고, 뜨거운 대낮에는 백팩 안에 있던 자판기에서 콜라를 뽑아먹기만 했다.


그러기를 5일이 지났는데 현석이가 컨츄렉터를 통해 일을 구할 수 있다고 하길래 우리도 혹시 일을 얻을 수 있을까 전화번호를 받았다. 그 때 우리는 사방에 전화를 하고 어디에 일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던 도중이었다. 물론 컨츄렉터(일을 알선해주거나 관리해주는 사람)의 밑에서 일을 하면 돈을 못 번다는 소리는 정말 많이 들었지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컨츄렉터는 제이로 베트남인이었다. 일이 있냐는 물음에 일은 당장 할 수 있다고 했고, 차가 있다면 직접 오라는 얘기를 했다. 우선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에 전화통화를 끊고 이 내용을 전했더니 당장 떠나자는 말이 나왔다. 그렇게 또 로빈베일에서의 일주일 생활을 끝내고 다시 새로운 땅으로 이동하던 순간이었다.


지금 돌이키면 뭐 어떤 선택도 어쩔 수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따지자면 세인트조지를 떠났던 그 순간부터 좀 더 신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호주 농장생활은 쉽게 움직이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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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바람될래 2009.11.03 11:22 신고

    다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
    돈주고도 못사죠..^^
    행복한 하루되시구요..
    감기조심하세요

  3.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11.03 11:25 신고

    아아.. 저 노을을 보고 있으니 또 떠나고 싶어지는군요.
    역시 움직임은 신중히~

  4. BlogIcon 블루버스 2009.11.03 11:46 신고

    로빈베일에서의 생활이 궁금했는데... 바로 떠나는군요.^^;
    역시 신중해야 합니다.ㅎㅎ

  5. BlogIcon 감자꿈 2009.11.03 12:05 신고

    어렵습니다.
    사진과 글을 읽다보면 저는 더욱 호주 갈 생각은 꿈도 못 꾸겠습니다.
    그냥 글로 대신하렵니다. ^^

  6. BlogIcon Phoebe 2009.11.03 15:49 신고

    컨트렉터가 베트남인이란 말에 걱정이 되네요.
    제 경험으론 제 3국인 들이 뒤에서 나쁘게 굴던데 ...

  7. BlogIcon 김치군 2009.11.03 17:13 신고

    아.. 동남아인 컨트렉터..

    정말 안좋은 기억이 너무 많았어요. (인도인 포함..)...ㅠㅠ

  8. 바보 2009.11.03 20:02 신고

    무엇이든 되어 봐야 안다라는 말이 있지요.
    사람을 너무 불신해도 안되지만
    너무 믿어도 안됩니다.
    일의 책임자라도 말을 바꾸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지요.
    이유야 어떻든 피치못할 사정이 있든...
    그 나이에 좋은 경험을 했다고 봅니다.
    한국에서도 같은 상황이 많이 일어나므로
    결정사항이 있을 때는 너무 기대도 불신도 하지 마세요.

  9. BlogIcon 건강정보 2009.11.03 22:29 신고

    인터넷 여건은 진짜 우리나라가 최고죠~^^
    속도 빠르고 가격 저렴하고..ㅎㅎㅎ

    근데 역시 뭐든지 신중해야하는군요...
    이번일은 경험 삼아 다음번에는 신중하게~^^

  10. BlogIcon ezina 2009.11.03 22:44 신고

    아 호주도 인터넷 되게 비싸네요;; 역시 우리나라가 인터넷은 짱 ㅎㅎ
    그나저나 참 난감하셨겠어요. 기껏 갔는데 일이 없다니;;;
    그래도 이런게 나중에 보면 좋은 경험이 되는거 같아요
    낯선땅에서 마주치는 당황스럽고 난감한 상황들;;
    이런거 헤쳐나가면서 한뼘씩 성장 하는거 아닐까 싶어요 ^^

  11. BlogIcon 바람노래 2009.11.04 05:22 신고

    농장 이동...좋다가 말았군요...
    쩝, PC방에서 일하던 제 친구 생각은 뭔지.,ㅡㅜ
    그나저나 호주 인터넷 정말 GG
    매번 파일 좀 보내려니 하루죙일.ㅡㅜ

  12. BlogIcon 미자라지 2009.11.04 07:12 신고

    ㅋ그래도 지나가면 다 추억이니...
    고생스런 일들이 모두 추억이 된다는게...
    참 신기하네요...ㅋ

    • BlogIcon 바람처럼~ 2009.11.04 21:54 신고

      참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왠지 다 빼먹고 포스팅한다는 느낌도 살짝 드네요 ㅎㅎㅎ
      암튼 지루하지 않게 재밌게 포스팅하고 싶어요~

  13. BlogIcon 애쉬™ 2009.11.04 08:51 신고

    아, 안타깝군요.. 저는 워킹할리데이 말고 우프로 여행을 했는데, 우프는 그 자체가
    책보고 농가에 직접 연락해서 찾아가는 거라...그런일은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머든 직접 정보를 얻어야 하는거라는 교훈을!!

  14. BlogIcon 팰콘스케치 2009.11.04 12:50 신고

    울나라가 인터넷은 정말 빠르죠~!

  15. BlogIcon 라오니스 2009.11.04 15:14 신고

    호주로 워킹할리데이 갔던 친구들.. 놀다온 줄만 알았는데..
    생각지 못한 어려움과 고생길이 있었군요..

  16. BlogIcon 사이팔사 2009.11.04 16:05 신고

    다 경험이지요.....
    우리나라에서 닌터넷 쓰다가 다른나라 가면 숨넘어 간다더군요....^^

  17. BlogIcon 소나기♪ 2009.11.05 01:07 신고

    정말 자주 이동하시는 것 같습니다.ㅎㅎ
    인터넷은 유럽도 거지같긴 마찬가지에요.ㅋㅋ
    저 마드리드에서 1박2일 다운로드 받는데 11시간인가 걸렸어요.ㅋㅋㅋㅋ

  18. BlogIcon 홍콩달팽맘 2009.11.05 03:03 신고

    어휴.. 동생이 한달에 인터넷값으로 지불하는 돈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홍콩도 느리긴 하지만, 가격은 괜찮거든요. ^^

  19. BlogIcon 디자이너스노트 2009.11.05 19:40 신고

    인포메이션 센터에 천장이 높은게 눈에 띄네요.
    우리나라 공공시설 같은 경우는 난방비 많이 든다고 저렇게 만들지는 않을 텐데

  20. BlogIcon 인생&조이 2010.03.15 13:34 신고

    신중해야 한다 저거 새겨들을게여 ㅎㅎ

  21. 야 한다 저거 새겨들을게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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