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는 도쿄에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곳이다. 이곳은 가마쿠라 막부 시대의 중심지로 역사적인 곳이자, 에노시마와 함께 돌아보려면 꼬박 하루로는 부족할 정도로 다양한 볼거리를 품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빌딩으로 가득한 도쿄와 달리 한적한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가볼만하다고 여겨진다.
가는 방법
신바시역에서 JR의 요코스카선을 이용했다. 가마쿠라행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타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 갈아타야 할 수 있다. 내가 탔던 JR은 기타 가마쿠라까지만 갔고, 그곳에서 갈아탔다. 가마쿠라까지 요금은 780엔이었다. 다만 그린카(Green Car)라고 별도의 좌석이 있는 차량이 있는데 여기는 지정석이라 그런지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여행루트
에노시마까지 포함하면 상당히 넓은 지역이고, 볼거리가 많아 당일치기로는 무리다. 일정은 1박 2일로 잡아야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에노시마부터 여행을 할지 가마쿠라부터 여행을 할지는 자유지만, 먼저 에노시마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에 가마쿠라를 여행하는 편이 루트가 한결 깔끔해 보인다.
나는 가마쿠라에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먼저 숙소부터 찾아 하루 자고, 다음날 쇼난 모노레일(지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모노레일이 있어 에노시마까지는 금방 갈 수 있다)을 타고 에노시마로 향했다. 오전에는 에노시마를 여행하고, 오후에는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로 돌아와 여행하는 루트였다. 다만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여행하지 못한 점은 무척 아쉽다. 만약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이 되는 곳을 돌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도쿄에서 에노시마로 가는 교통편과 패스권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오다큐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도움이 된다.
숙소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다. 가마쿠라역 근방에 게스트하우스가 두 군데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로 선택했다. 역에서는 조금 멀어 찾아가려면 미리 위치를 파악하는 편이 좋다. 가마쿠라역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 1번에서 버스를 타고 하지와라구치까지 가면 된다. 가격은 3000엔으로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분위기만큼은 최고였다.
▲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
가마쿠라(鎌倉市)
시간이 부족해 많이 돌아보지 못한 점은 무척 아쉽다. 가마쿠라 막부시대의 화려함을 뒤로 하고 지금은 아주 조용한 동네로 바뀌었지만 오히려 시끌벅적한 도시의 느낌이 아니라 더 마음에 든다.
가마쿠라는 절이 무척 많아서 모두 돌아보려면 하루를 꼬박 걸어야 할 정도다. 만약 에노시마까지 포함하면 절이나 신사만 보다가 지칠 수도 있으니 적당히 몇 군데만 돌아보길 권한다.
1) 츠루가오카하치만구(鶴岡八幡宮)
신사 자체의 볼거리가 있다기보다는 신사로 가는 길(코마치도오리)에서 쇼핑을 하거나 간식을 먹을 수 있고, 신사가 있는 공터는 무척 넓어 산책을 한다는 마음으로 돌아다니기 좋다.
▲ 가마쿠라역에서부터 츠루가오카하치만구까지 걷기 좋다
2) 고토쿠인(高徳院)
가마쿠라의 또 다른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대불이 있는 절이다. 하세역에서 내려 하세도오리를 지나면 고토쿠인을 찾을 수 있다. 근처에는 하세데라(長谷寺)라는 관세음보살상이 있는 사찰도 있다.
3) 가마쿠라 오산
일본 정부가 지정한 5개의 절에 주지를 임명하고, 나중에 상위 계급의 절로 승진하는 것을 가마쿠라 오산이라고 한다. 가장 지위가 높은 1위는 겐조지, 2위는 엔카쿠지, 3위는 주후쿠지, 4위는 죠치지, 5위는 죠묘지 순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여행자라면 다 돌아보기는 어렵고 겐조지만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4) 에노덴
에노덴은 무려 100년이 넘는 운행 경력을 자랑한다. 실제로 달리는 대중교통이지만 관광지에서 타는 놀이기구처럼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후지사와와 가마쿠라를 잇는 열차이자, 해변과 골목길을 달리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다.
▲ 에노덴
5) 슬램덩크
가마쿠라와 에노시마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강백호를 비롯한 주인공이 항상 타던 열차는 에노덴이고, 능남고의 체육관은 가마쿠라 고등학교에 있다. 그래서인지 만화의 배경이 되는 곳을 찾아다니는 독특한 여행도 가능하다.
에노시마(江ノ島)
둘레가 5km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이 일대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주말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는데 특히 가까운 도쿄에서 여행을 많이 오는 것 같다. 길을 따라 신사가 있고, 여러 상점이 늘어서 있어 걷기에 좋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 에스컬레이터도 있지만 경사도 심하지 않은데 굳이 돈을 내고 탈 이유는 없어 보인다.
적당히 상업적인 모습이 섬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고, 분위기도 나름 괜찮았다. 만약 날씨가 좋다면 저 멀리 보이는 후지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맑은 날에는 후지산이 보인다
1) 에노시마 신사
사실 에노시마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참배객도 많은데 그 이유가 바로 미나모토 요리토모가 세운 신사를 방문하기 위함이다. 미나모토 요리토모가 세웠다는 신사는 벤자이텐(음악과 지혜의 여신)을 모시고 있는 헤츠노미야 신사(辺津宮)이고, 그 외에도 나카츠노미야 신사(中津宮), 오쿠츠노미야 신사(奥津宮)가 있다. 이 세 군데의 신사를 가리켜 ‘에노시마 신사’라고 부른다. 작은 섬이고, 길을 따라가면 모든 신사를 다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꼭 지도가 필요하진 않다. 참고로 지도는 에노시마 입구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얻을 수 있다.
▲ 오쿠츠노미야 신사
2) 용연의 종(龍恋の鐘)
종을 울리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연인이 아니면 그리 특별할 것이 없다. 수없이 매달려 있 자물쇠를 인상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지 않는가. 솔로라면 가볍게 지나쳐주자.
3) 치고가후치(稚児が淵)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에노시마 끝자락에 있는 치고가후치에 도착할 수 있다. 관동 대지진 때 땅이 솟아 오른 곳이라고 하는데 시원한 풍경이 일품이다. 이곳이 낚시 포인트인지 낚시대를 던지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 치고가후치를 지나면 에노시마이와야 동굴이 나온다.
▲ 치고가후치
4) 씨 캔들
에노시마에 중앙에 있는 거대한 전망대다. 에노시마 어디에서든 보이기 때문에 씨 캔들 전망대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전망대 입장료는 정원을 포함해 500엔이다. 근데 요금체계가 조금 이상한 게 정원만 둘러보고 싶으면 200엔이지만 전망대는 정원 안에 있기 때문에 무조건 500엔을 내야 한다.
▲ 에노시마 전망대, 씨 캔들
5) 해변
에노시마가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해변이다. 특히 서핑을 하는 사람을 아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여름에는 서핑과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빌 것 같다. 시간이 없어 에노시마가 보이는 바로 앞 해변만 잠깐 걸었는데 이곳이 바로 만화 <슬램덩크>의 마지막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솔개가(매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솔개라고 함) 하늘에 떠있는데 먹을 것을 들고 있다간 공격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한 겨울에도 서핑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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