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93만원으로 떠난 동남아 배낭여행, 그리고 또 다른 여행 '떠난다는 기분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래!! 언젠가 여행을 떠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게 군대 근무지였는지, 아니면 학교 과제를 하는 도중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나는 떠날 때의 기분을 상상해 봤다. 발걸음을 떼고 집을 나서고, 심지어 어디로 갈지도 잘 모르는데 자꾸만 즐거움이 솟아오르는... 아마 그런 기분일거라는 추측을 했다. 이런 혼자만의 즐거움에 사로잡혀 여행을 상상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사실 이렇게 상상만 하던 배낭여행을 진짜 갈 수 있을지 나조차도 의심을 했다. 그런 배낭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물었다. '배낭여행 갔다오니 어때? 네가 생각했던 대로 정말 그런 즐거웠던 여행이었어?' 남들이 경악을 할 정도로 작은 돈이었던 93만원으로 갔던 여행은 단순히 즐거움을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배타고 한국, 동남아 배낭여행을 마무리하다 드디어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배가 인천으로 향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 한 가운데를 가로 질렀는데 이런게 바로 망망대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를 타고 서해를 건너 간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하긴 배낭여행을 하는 순간을 다 따져봐도 믿기기 힘든 사건들 뿐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에 스스로 대견스럽기도 하고 자랑스러웠다. 갑판에는 바람 쐬러 나온 사람도 많았다. 배에서 한참을 시간 보내다가 다시 갑판을 나와보니 내가 바라보는 곳이 서쪽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해가 서서히 저물어갔다. 중국에서 인천으로 오는데 하루가 더 걸렸으니 진짜 배낭여행의 마지막 밤은 중국이 아니라 서해 즉 배 위에서 보내게 되는 셈이었다. 해는 저물었지만 내가 타고 있는 이 배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텐진에서 인천으로 가는 국제여객선에 오르다 짧은 중국도 딱 하루만 있었던 마지막 도시 텐진도 이젠 안녕이다. 아침에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진짜 텐진이 큰 도시라는게 실감이 되었다. 항구까지 금방 갈 줄 알았는데 무려 1시간이나 걸렸다. 전날 술을 너무 과하게 마셔서 피곤할 줄 알았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밖에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예전에 인터넷으로 봤던 중국의 삼륜차가 진짜로 있었다. 괜히 신기하면서도 재밌었다. 그러다 택시기사와 많은 이야기를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역시나 영어가 안 되는 탓에 그냥 바깥 구경만 해야 했다. 텐진 항구에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한국 사람이 우리에게 접근해서는 짐을 들어 줄 수 없냐고 물어봤다. 나는 오래전부터 짐을 들어달라는 부탁으 공공연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간혹 불법적인 문제..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배낭여행의 마지막 도시 텐진, 그리고 특별한 만남 중국의 그 거대한 떵 덩어리 중 티끌만 보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게 무척 아쉬웠지만 여행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어찌되었든 난 학생이니까 휴학을 하지 않는 이상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 한국행 배를 좀 미룰까도 생각했지만 접었다. 조금 미룬다고 해서 여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금성에서 나와 물 한 병을 구입하고 남은 돈은 확인해보니 딱 버스만 탈 수 있는 1위안 밖에 남지 않았다. 정말 정확하게 1위안 밖에 없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베이징역까지 버스비가 2위안이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베이징역까지 걸어갈 수도 노릇이었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 배낭을 챙긴 뒤 사람들에게 물어서 베이징역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다행히 1위..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엄청난 인파에 떠밀려 구경한 자금성 중국까지 와서 주요 관광지는 하나도 못 보고 간다면 무척 아쉬울 수밖에 없다. 비록 시간은 없었지만 베이징에서 볼 수 있는 자금성만큼은 꼭 봐야겠다고 아침부터 숙소를 나섰다. 배낭여행자답게 걸어 다니는 것을 좋아하던 우리는 자금성까지 거리가 꽤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걸어갔다. 시장을 지나치다가 어느 상점에서 정말 재미있었던 것은 영어가 꽤 능숙한 점원을 만났는데(사실 그렇게 능숙한 것도 아니었다) 처음에 무려 500위안을 부르던 옷이 계속해서 내려가는 것이었다. 이건 뭐 반 값으로 깎이는 정도가 아니라 1/10으로 깎이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승우는 중국의 전통 옷과 비슷한 형태의 옷을 구입할 수 있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이런 기다란 버스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일반 버스를 두 개 합쳐 놓은 것 같았다.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차와 경극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라오셔 티하우스 베이징에는 경극과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라오셔 티하우스라는 곳이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항상 만원을 이루는데 우리도 예매를 했다. 큰 돈을 쓴다고 80위안이나 냈는데 나중에 자리에 앉아 보니 그것도 거의 뒷자리였다. 정말 유명하긴 유명한가 보다. 실제로 이곳을 방문했는지 TV에서 정말 많이 봤던 사람이 보였다. 세계 유명인사들이 이곳을 방문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사진과 사인이 게재되어있었다. 입구 앞에서 안내하던 직원들 정말 친절했다. 중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우리를 맞이했는데 같이 사진도 찍었다. 라오셔 티하우스는 공연과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데 모두 가격에 포함되어 있었다. 공연 중에는 방해가 되니 이런 차를 따르는 쇼가 없지만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북경오리를 찾아 베이징 시내를 걷다 27시간 달려 베이징서역에 도착하자마자 피로를 풀 시간도 없이 베이징역을 찾아갔다. 베이징역으로 가는 방법을 몰라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80위안을 달라고 하길래 사기꾼이라며 얼른 내렸다. 80위안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따지면 만 5천원가량 하는데 미터기로 가더라도 절대 그 금액이 나오질 않을 것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버스를 타기로 하고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난감하게도 물어보는 사람마다 다른 버스 번호를 알려주는 것이다. 슈퍼에서 알려줬던 버스 번호와 길에서 물어봤던 버스 번호가 달랐다. 대체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 건지 몰랐다. 베이징서역 옆에 버스 종점으로 보이는 곳이 있었는데 이곳으로 가서 영어가 되었던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봤다. 역시 다른 번호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673번이 확..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난닝에서 베이징까지 27시간 동안 딱딱한 의자로 가다 중국의 열차는 4가지가 있었다. 푹신한 침대, 딱딱한 침대, 푹신한 의자, 그리고 딱딱한 의자(잉쭤)로 나누어져 있다. 물론 푹신한 침대가 가장 비싸고 딱딱한 의자가 가장 싸다. 배낭여행자에게 딱딱한 침대가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지만 우리가 예매할 때는 전부 매진이라 어쩔 수 없이 딱딱한 의자로 베이징까지 가야 했다. 이른 아침 열차를 타기 위해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 묵었던 숙소가 난닝역에서 바로 맞은 편에 있어서 역으로 가는데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배낭여행을 하면서 아침까지 꼬박 꼬박 잘 챙겨먹었던게 신기할 정도였는데 이날도 거리에서 호빵처럼 생긴 것을 팔고 있길래 얼른 가서 구입했다. 중국에는 아침에 호빵이나 간단한 식사거리를 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아마도 바쁜 직장인을 대상으로 장사를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