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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의 포토프린터 인스탁스 쉐어 SP-1을 구입해 약 3달간 사용해 본 후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보고자 후기를 씁니다. 당연히 후지필름으로부터 어떠한 협찬을 받지도 않았고, 그저 오래 사용해봐야 진정한 사용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제 글을 올리는 것 뿐입니다. 포토프린터를 구입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 수 있길 바라며 끄적여봅니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사람을 많이 만나자', 그리고 '그들에게 기억이 될 만한 것을 선물해 주자'는 것이었다. 사실 가난한 배낭여행자가 돈이나, 물건으로 뭔가를 보답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한국에서 공수해 온 어떤 기념품도 좋지만 일단 그러한 것들은 부피를 차지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사진이다. 겨우 사진이야?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사진만큼 추억을 공유하기 쉬운 것도 없고, 친해지기 쉬운 것도 없다.

출발 전부터 휴대용 포토프린터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물건을 고르던 중, 2가지로 압축됐다. 하나는 프링고, 다른 하나는 후지필름 SP-1이다. 직접 인화된 사진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비교는 불가능했으나, 프린터 가격이나 유지비, 부피 등 여러 가지 확인해 봤을 때 프링고가 더 괜찮아 보였지만 끝내 내 선택은 후지필름의 SP-1이었다.

그 이유는


  • 1회 충전으로 10번만 인화할 수 있는 프링고는 매우 불편해 보였음
  • 여행 중이라 필름 구하기는 인스탁스 미니가 더 쉬울 거라 판단
  • 폴라로이드의 감성적인 느낌


대충 이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사실 SP-1도 여행을 떠나기 고작해야 일주일 전에 결정해 급하게 구매했다. 덕분에 당시 이벤트로 주던 전원 케이블은 하루 차이로 받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아무튼 구매 결정을 하자마자 배송하는 시간도 기다릴 수 없어 직접 받으러 용산까지 갔다.


사실 위의 내용은 3달 전 이야기로, 당시엔 여행도 여행이지만 추석이 껴있었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걸렸다. 그리고 지금은 SP-1을 3달 이상 충분히 사용해 본 후라 장점과 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해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하튼 그렇게 받아온 후지필름 인스탁스 쉐어 SP-1, 전용 케이스, 배터리, 그리고 한꺼번에 100장이나 구매한 인스탁스 미니 필름이다. 여행 경비도 부족한 마당에 이렇게 지르다니, 역시 지름신은 무섭다.


카페에 앉아 제품을 뜯어봤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이벤트 처음엔 좋아라 등록했는데 나중에 보니 하루 차이로 이벤트 기간이 끝났다.


처음엔 후지필름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MP-300과 비교해 뚱뚱하고 투박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막상 받아 보니 나쁘지 않다. 색상이 하얀색 하나만 있다는 게 아쉽지만 나름 깔끔하면서도 예쁘다. 다만 뚱뚱해 부피를 꽤 차지하는 건 맞다.


처음 구입했으니 배터리부터 먼저 넣었다. 어쩌면 이는 가장 큰 단점이라 할 수 있는데 SP-1에는 CR-2라는 평소엔 잘 사용하지 않으면서 비싼 배터리를 사용한다. 이는 전작 MP-300도 마찬가지라 나중엔 다들 전원 케이블을 이용한다.

개인적으로 2달 간 사용해보니 처음엔 비싸서 불만이긴 했는데 필름 100장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 지금까진 배터리 문제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충분히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오히려 휴대하는데 계속 충전하고, 막상 사용하려고 할 때 배터리가 떨어져 사용할 수 없는 것보단 훨씬 낫다.


인스탁스 미니 필름도 개봉했다.


뒤에 있는 뚜껑을 열고 필름을 넣기만 하면 된다. 정말 간단하다.


이렇게 필름을 넣고 닫으면 자동으로 필름을 보호하고 있는 앞면을 뱉는다. 이후에는 SP-1을 절대 열면 안 된다.


SP-1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초록색 불빛으로 배터리와 필름의 잔량을 표시한다.


가장 중요한 건 인화 품질, 그래서 몇 장 인화를 해봤다. 처음엔 생각보다 잘 나온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SP-1의 구매를 가장 망설이게 했던 게 바로 인화 품질이었으니 우려할만했다. 확실히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뽑아서 선명해지기까지 기다리는 게 의외로 매력적이다.


SP-1을 개봉했던 당시 카페가 너무 어두워서 며칠 뒤 다른 카페에서 사진을 찍어봤다. 


평소 빨강이나 오렌지 계열의 색을 선호하지만 SP-1 케이스로는 민트색을 골랐는데 나쁘지 않다.


SP-1은 MP-300과 인스탁스 미니 필름을 사용하는 것과 인화하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기존 일부 카메라에서만 가능했던 픽트프릿지가 아닌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인화를 할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한 편집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무척 단순하다. 사실 쓸 만한 기능도 별로 없다. 그냥 사진을 인화하는데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해 사진을 선택한 후 ‘연결하고 프린트합니다’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SP-1 전원이 켜져 있다면 WIFI수신을 이용해 프린트를 시작한다.


프린트를 하는 과정은 단순하고, 무척 쉽다.


프린트가 완료되면 이렇게 필름이 바깥으로 나온다.


폴라로이드와 마찬가지로 필름이 나왔다고 사진을 바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야 사진이 점차적으로 선명해진다.


사진이 완전히 선명해지기까지는 대략 5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이렇게 프린트 된 사진은 폴라로이드로 찍은 느낌이 나서 벽에 꾸미기에도 무척 좋아 보인다.


하지만 SP-1의 단점이 완전히 없는 것도 아니다. 사실 단점도 눈에 많이 띄는 편인데 몇 가지를 제기하자면, 대부분 사람들이 제기하는 사진이 너무 뿌옇게 나오는 문제와 선명하지 않은 사진의 화질은 확실히 공감될 정도다. 인화를 하면 사진이 너무 뽀샤시하게 나와서 좀 밝은 사진의 경우 아예 얼굴이 날라가 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건 좀 심각한 문제다. 그리고 크기가 작아 여러 사람과 찍은 사진은 얼굴이 뭉개져 구분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가까이에서 한두 명을 찍은 사진, 배경이 진한 사진을 인화할 때 품질이 가장 좋다.


또한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 제품 자체의 가격도 경쟁하고 있는 프링고나 포켓포토와 비교할 때 비싼편이며, 결정적으로 필름과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유지비도 비싼 편이다. 현재도 여행 중인 나는 이러한 문제 때문에 만나는 사람마다 전부 사진을 인화해 주고 있지 않으며, 뜻깊은 사람과의 만남이 있을 때만 SP-1을 꺼내고 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진이 주는 즐거움은 너무나 많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해도 아날로그의 감성이 느껴지는 사진을 보는 건 무척 다르고, 훨씬 만족스럽기 마련이다. 난 아직도 배낭여행 중에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과 만날 예정에 있는데, 사진을 통해 그들과 추억을 만들고, 나눌 수 있어 즐겁다. 또한 나는 추억을 선물해 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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