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하우스에서 호주에 왔음을 느끼다 무척 피곤한 상태로 늦게 잠이 들었지만 이상하게 나의 몸은 아침이라고 알려주었다. 몸은 부스스했지만 눈은 저절로 떠졌고, 나는 샤워를 하면서 시드니에 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는 떠오른 것이 있었으니 호주하면 오페라 하우스, 시드니 하면 오페라 하우스였으니 바로 달려가리라 마음 먹었다. 한 밤 중에 시드니에 도착한 탓에 지난 밤에는 시드니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백팩 창문을 통해 바라본 거리의 모습은 확실히 대도시의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밖을 나와 곧바로 오페라 하우스 방향으로 걸었다. 지도를 보면서 현 위치를 살펴보니 피트 스트리트 한 가운데 있었고 이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오페라 하우스로 갈 수 있었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생각보다 멀다는 것을 느끼고 허기진 배를 채우러..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아담한 기차타고 메닌디에서 시드니로 향하다 시드니로 떠나는 날이 오자 기분이 너무 너무 좋았다. 일을 못한다는 두려움보다는 이 곳에서 탈출한다는 기쁨이 더 컸다는 얘기다. 마침 내가 떠나던 날 컨츄렉터 제이를 비롯해서 나머지 사람들은 로빈베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뭐 나야 상관 없는 일이긴 했다. 로빈베일로 떠나는 것도 워낙 갑작스럽게 결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라긴 했다. 이른 아침 정신 없이 준비를 하고 제이는 나를 메닌디역까지 태워다 줬다. 베트남인이었던 제이는 성격은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다시 한번 컨츄렉터 밑에서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제이는 어쨋든 즐거운 여행하라는 짤막한 인사 뒤에 휙 가버렸다. 돌아서서 메닌디역을 보자마자 웃기만 했다. 역이라고 보기도 좀 힘들어 보이는 그런 아담한 사이즈에 사람이라고는..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메닌디를 탈출하자 메닌디에서 농장 생활을 한지 일주일도 안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떠났다. 세인트조지에서 같이 내려왔던 정용이형과 아내분은 물론이고, 나와 함께 농장 생활을 시작했던 혁철이도 결국 떠났다. 그 외에도 로빈베일에서부터 알게 되었던 형과 누나들도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났다.나 역시 떠날 시기를 조율하던 도중 필리핀에서 같이 공부했던 승이가 호주 학원이 끝나는 시점에 골드코스트로 향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디에서도 새로 시작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동행자가 있으면 얼마나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골드코스트로 가는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물론 승이도 나를 많이 따르던 동생이라 마음만 잘 먹으면 같이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메닌디에서의 농장 생활은 계속 되었다. 하지만 항상 8시쯤부터 일을 시작해서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사막 한 가운데서 차가 멈춘다면? 실제로 그런 일을 당한다면 얼마나 황당한지 모를거다. 근데 진짜로 일어났다. 주변에 마트가 없을 정도로 열악했던 곳이라 주말을 맞아 근처 브로큰힐이라는 마을로 장을 보러 가기로 했다. 아침에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나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출발하게 되었다. 이 곳은 호주의 아웃백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주변은 황량하기만 한 황무지뿐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사막은 아니지만 거의 사막과 다름 없는 파리가 들끓는 그런 곳이다. 그놈의 파리때문에 호주에서는 말을 적게하려고 오지영어(Aussie English)가 생겨났으니 말 다했다. 그만큼 아웃백에서는 아무 것도 없는 곳인데다가 아무리 떼어내도 파리가 달라 붙어 미칠것 같은 곳이다. 브로큰힐은 호주의 아웃백 최대 도시였기 때문에 큰 마트가 당연히 있었다. 그렇..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메닌디에서의 농장생활 메닌디에서의 농장 생활은 곧바로 시작되었다. 첫 날은 크림슨(포도의 종류로 당도가 무척 높다) 피킹이었다. 크림슨은 비싼 포도에 속했기 때문에 돈을 더 벌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7시부터 시작한다던 일은 8시가 넘어서 시작했고, 12시에 일이 끝나버렸다. 포도농장에서 일을 하다가 와서 그런지 다른 사람에 비해 확실히 속도는 빨랐지만 결국 돈은 되지 않았다. 둘째 날은 전혀 다른 일을 했는데 이미 매달려서 썩은 포도를 제거 하는 작업이었다. 아마 이 포도농장은 거의 끝나는 시기가 맞는것 같았다. 일을 하다가 잠시 물을 마시려고 나갔는데 그 때 마주친 보스가 너네들 농땡이치면 오늘 그만해라라는 식으로 말했다. 정말 열심히 일을 했는데 한순간 놀고 있다는 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파리와 개미가 꼬이는 메닌디 아침이 되자 다시 또 짐을 차에 싣고 메닌디로 향했다. 여전히 차에 캐리어는 싣지 못하기 때문에 현석이에게 대신 맡겨 놓았다. 차가 없던 현석이와 일행들은 나중에 오기 때문에 우리 짐을 가지고 와달라고 부탁을 했다. 새로운 곳이 과연 어떨지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더 컸다. 아무래도 컨츄렉터 밑에서 일을 해야하는데 이럴 경우 돈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수 없이 많이 봤기 때문이다. 우리는 달리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당장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메닌디로 가는 날은 역시나 무척 더웠다. 분명 찜통처럼 더웠던 것은 아닌데 습도가 높지 않고 그냥 무지 무지 더웠다. 메닌디로 가는 도로는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차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내륙쪽으로 더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뜻 했다.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