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 뒤짚어 쓰며 바간을 걷다
"아이들이 엽서를 들고 쫓아오면 도저히 사지 않을 수가 없을거 같아. 이건 캄보디아 때 느꼈던 감정과는 많이 틀린거 같아. 나는 이 아이들의 물건들을 다 사주고 싶은데 실제로는 그럴 수가 없어서 너무 안타까워." 흙먼지가 풀풀나던 길을 걸으면서 나는 비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비키는 내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우리들로써는 모든 아이들의 엽서를 사준다는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나를 가리키며 "너와 난 가난한 여행을 하고 있잖아. 사실 우리가 그 많은 사원을 돌아보며 물건을 사 줄 돈은 없는 것도 사실이야." 라고 말을 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깟 1000원짜리 하나 사주지 못하고 뿌리치고 나왔을 때는 너무 미안하긴 했지만 나에게는 그럴만한 여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