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오랑우탄을 만나러 가는 길, 부킷라왕 정글 트레킹
주인장이 ‘웨스턴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던 화장실이었지만, 좌변기는 물을 부어야 내려가는 노동이 필요했고, 샤워기는 수도꼭지 끝에 매단 대충스러움을 자랑했다. 당연히 뜨거운 물이 아닌 차디찬 물이 나왔다. 그마저도 수압이 안 좋은지 물은 찔끔찔끔 나왔다. 하긴 5만 루피아를 주고 뜨거운 물을 기대하는 건 도둑놈 심보다. 그래도 가쁜 호흡을 내쉬며 샤워를 할 때면 뜨거운 물이 그립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햇볕이 너무 강해 아주머니는 가림막을 내려줬다. 아침은 오믈렛 토스트로 간단히 해결했다. 고작해야 식빵 2조각과 계란만 있을 뿐인데 1만 7천 루피아라는 가격은 비싸게 느껴졌다. 정글 트레킹을 출발하려면 시간이 조금 남아 마냥 기다리기만 했다. 내 뒤에는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