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화산, 유황 가스, 그리고 사람들
이젠 화산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어느 새벽에 깔린 뿌연 안개처럼 제대로 앞을 볼 수 없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여행자는 끊임없이 솟구치는 유황 가스에 의해 시야와 호흡을 단절시켜버렸다. 그만큼 따가웠다. 이런 유황 가스를 뚫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다. 저마다 두 개의 바구니를 어깨에 이고 올라오는데 그 바구니에는 유황이 몇 덩이씩 들어 있었다. 이런 화산에 길이 잘 닦여 있을 리가 없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길은 물론, 바위 위를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곳이다. 작은 가방 하나만 들고 다녀도 힘든데 이들은 유황을 캐서 산 아래까지 간다. 그것도 매일, 숨이 막힐 정도로 따가운 유황 가스를 마시면서 말이다. 이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보기가 어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