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을 찾아, 오랑우탄을 찾아 부킷라왕으로 향하다
부킷라왕(Bukit Lawang)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피낭 바리스(Pinang Baris)로 가야했다. 메단에서 한참동안 걸은 뒤에 그걸 알게 되다니, 나도 참 한심하다. 처음부터 목적에도 없던 부킷라왕(Bukit Lawang)이라 가이드북을 가지고 있어도 자세히 보질 않았다고 괜한 핑계를 대본다. 메단 몰 앞에서 사람들에게 피낭 바리스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니 베짝을 타라고 한다. 베모를 타면 안 되냐고 하니 노선이 없는지 경찰도 ‘베짝뿐’이라고 한다. 여기까지 걸어온 보람이 전혀 없는 셈이다. 괜히 짜증이 밀려와 오토바이 날치기에 당해 피가 나는 팔뚝을 보여줬다. 사실 웃으면서 말했지만, 오토바이 날치기 덕분에 그날 저녁까지도 짜증스런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이미 도망쳐버린 그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