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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여행자가 찾는 곳이 탄자니아가 아닐까 싶다. 일단 아프리카하면 생각나는 그 유명한 세렝게티가 있고, 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리만자로가 있으니까. 거기에 본토와는 다른 문화, 종교, 자연으로 이색적인 풍경을 뿜어내는 잔지바르 섬은 관광객으로 늘 북적인다. 확실히 탄자니아는 아프리카의 매력적인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힐 만하다.


탄자니아는 탕가니카(Tanganyika)와 잔지바르(Zanzibar)에서 따왔다. 그러니까 두 국가가 합쳐져 하나의 연방이 된 것인데 국기도 두 국기를 합쳐 대각선으로 눕힌 모양이다.


▲ 탕가니카 + 잔지바르 국기가 합쳐져 만들어진 현 탄자니아 국기(오른쪽)



기본정보

국명 : 탄자니아 연합공화국
수도 : 도도마(Dodoma)
인구 : 6,000만 명
언어 : 스와힐리어, 영어
정부 : 대통령제, 공화국
통화 : 탄자니아 실링(TZS)
종교 : 기독교, 이슬람교(35%)
시차 : –6시간



주관적 정보

물가

탄자니아 역시 물가가 저렴한 편에 속한다. 배낭여행자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싸구려 숙소와 식당을 찾을 수 있다. 관광지인 잔지바르의 경우 물가가 조금 비싼 편이지만 현지인이 이용하는 식당을 찾는다면 1~2달러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본격적인 관광을 하고자 한다면 엄청나게 비싼 비용에 놀랄 수밖에 없다. 장기 여행자라면 적당히 골라서 투어를 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치안

케냐와 마찬가지로 대도시 치안이 그리 좋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의 경우 여행자를 노리는 범죄가 번번이 일어난다. 특히 택시 강도 혹은 납치가 무척 유명한데 잠깐 친구를 태운다는 식으로 공범을 합승시켜 여행자가 내리지 못하게 한 뒤 어디론가 데려가 위협하는 수법이다. 택시를 탈 때 무조건 조심해야 하고, 밤에 절대로 돌아다니지 않는 게 좋다. 내가 다르에스살람에 있는 동안에도 여행자가 강도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었다. 


▲ 어느 도시든 밤에는 가로등이 켜져 있지 않아 너무 어둡다


여행시기

2월에 여행했지만 적도 부근이라 항상 덥다. 더운 것보다 모기가 많으니 황열병이나 말라리아를 조심하자.


언어

스와힐리어를 주로 사용한다. 영어도 통용되는 편이다.


기타

탄자니아도 스와힐리어식 시간을 사용하기도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시간과 엄청나게 차이 날 수 있으니 버스를 예약할 때는 여러 번 물어 꼭 확인해야 한다.



여행매력도

볼거리 ★★★★☆

친절도 ★★☆☆☆

편의성 ★★☆☆☆



비자

탄자니아는 입국할 때 도착비자(50달러)로 쉽게 받았다. 



여행루트

르완다 키갈리에서 출발해 므완자를 거쳐 모시, 다르에스살람, 잔지바르, 음베야 등을 여행한 뒤 말라위로 향했다. 사실 탄자니아의 대표 관광지인 세렝게티와 킬리만자로를 그냥 지나친 게 너무나 아쉽지만 당시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과감히 지나쳤다.


[여행루트] 키부예 → 키갈리 → 므완자 → 모시 → 다르에스살람 → 잔지바르

[여행루트] 잔지바르 → 다르에스살람 → 음베야 → 투쿠유 → 카롱가 → 치팀바 → 음주주



므완자

므완자(Mwanza)는 빅토리아 호수를 끼고 있는 북부의 큰 도시로 국경이 가깝지 않지만 브룬디, 우간다로 가는 길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크게 볼거리가 있어서 갔다기 보다 르완다 키갈리에서 최대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도시가 므완자라고 생각했다. 새벽부터 버스를 여러 번 타고 므완자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20시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이동만으로도 지쳤다.


돌아다니기

버스를 타고 늦은 밤에 도착한 곳은 므완자 시내에서 너무 멀어서 무조건 달라달라를 타야 했다. 심지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한 시장 한복판이었다. 대충 숙소가 있는 곳으로 달라달라를 타고 갔고, 그 다음날에는 항상 걸어다녔다.


▲ 므완자 시내 걷기 


숙소

나는 카루타 스트리트에 있던 엠에스 호텔(MS Hotel)에서 지냈다. 근처에 저렴해 보이는 숙소가 몇 군데 있으니 적당한 곳을 찾으면 된다.


볼거리

여행자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거의 없는 도시라 그저 동네 한 바퀴 걸어다니며 주변을 둘러보는 게 전부다. 그러다 우연히 힌두교 사원(Sanatan Hindu Mandir)을 발견해 들어가봤다. 그런 후 도시 중심부인 빅토리아 호수 방향으로 무작정 걸었다. 빅토리아 호수 부근에는 페리 터미널이 있고, 나름 사진을 찍을 수 장소인 비스마르크 바위(Bismarck Rock)이 있다. 


▲ 힌두교 사원


▲ 빅토리아 호수 부근 노점상들


▲ 페리 터미널


▲ 독특한 형태의 비스마르크 바위



모시

근처 아루샤(Arusha)라는 큰도시가 있지만 킬리만자로와 더 가까운 모시(Moshi)도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의외로 조용하고, 여행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뭔가 북적이는 동네로 기대했는데 생각해 보면 아프리카에서 그런 도시는 손에 꼽힌다.


다른 도시로 가는 방법

모시 버스터미널에서 직접 버스를 예약할 수 있다. 다만 엄청나게 몰려오는 삐끼에 치일 것을 각오해야 한다. 적당히 둘러대면서 버스 상태와 가격을 확인하는 게 좋다. 


숙소

배낭여행자를 위한 저렴한 숙소가 몇 군데 있다. 나는 백팩커스 파라다이스 호스텔에서 지냈는데 시설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으나 창문과 가까운 곳은 도둑이 손을 뻗어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새벽에 창문을 통해 가방을 훔쳐가려는 사건이 있었다.


볼거리

대부분 킬리만자로 트레킹과 세렝게티 사파리투어를 한다. 하지만 킬리만자로 트레킹 1,000불, 세렝게티 투어 400~500불 비용은 배낭여행자에게 너무 큰 부담이었다. 몇 군데 여행사를 둘러보다가 그냥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 모시에서 구경만 했던 킬리만자로



다르에스살람

수도는 도도마로 이전했지만 여전히 탄자니아의 최대 도시는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이다. 확실히 높은 빌딩이 많아 오랜만에 도시에 온 느낌이 들었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와 비교하면 의외로 거리는 더 깨끗했다. 다만 다르에스살람 자체는 볼거리가 거의 없고, 각종 범죄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오래 머물만한 곳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3주가량 지냈던 나이로비보다 다르에스살람이 더 위험해 보였다.


돌아다니기

다르에스살람 버스터미널이 시내 중심지에서 너무 멀어 도착하자마자 달라달라를 타야 했다. 그런 후 시내 중심부에서는 걸어다녔고, 비자를 받으러 말라위 대사관을 갈 때는 버스를 탔다. 다시 말하지만 다르에스살람에서는 밤에 절대 돌아다니지 말고, 택시를 탈 때 주의해야 한다.


▲ 다르에스살람 내에서 멀리 이동할 때 탔던 버스


열차를 타고 다른 도시, 나라로 이동(타자라) 

타자라(TAZARA:Tanzania Zambia Railway Authority)는 배낭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이동수단 중 하나로 잠비아까지 갈 수 있는 국제열차편이다. 중간에 국립공원도 지지난다고 하는데 동물을 본다거나 특별한 풍경을 볼 수 없었다. 1등석의 가격은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난 음베야(Mbeya)까지 2등석을 타고 32,700실링을 냈다. 열차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신형을 탔는지 무척 깨끗했고, 시설도 좋았다. 식당칸에서 끼니(보통 4,500실링)를 해결할 수 있다. 음베야까지 1박 2일이 걸렸으니 루사카(Lusaka)까지는 못해도 2박 3일이나 3박 4일이 걸릴 듯 하다.


▲ 타자라가 출발하는 다르에스살람 역


▲ 타자라 식당칸


▲ 외딴 곳에서 잠시 멈추기도 한다


볼거리

여행자들이 찾는 관광지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있다고 해도 딱히 어딜 가라고 권하고 싶지도 않다.



잔지바르

탄자니아를 찾는 또 다른 이유라고 할 수 있는 잔지바르(Zanzibar)는 고대부터 교역지로 알려지고 17, 18세기에는 노예무역이 활발했던 곳이다. 아랍인들과 섞여 있는 문화, 이슬람교의 영향으로 본토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강력한 자치권을 바탕으로 탄자니아의 연방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 구조도 많이 다르다. 잔지바르의 중심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스톤타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가는 방법

다르에스살람에서 잔지바르로 가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페리다. 오히려 비행기가 더 싼 경우도 있으니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난 아잠 마린 페리터미널에서 페리를 타고 갔다. 페리는 속도에 따라 빠른 페리(킬리만자로), 느린 페리(플라잉홀스) 2가지 종류로 나뉘며 당연히 빠른 페리가 더 비싸다. 게다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더 비싸게 받는다. 당시 킬리만자로는 약 35달러였는데 플라잉홀스는 약 20달러였다. 


▲ 다르에스살람 페리 터미널


숙소

외국인에게 아주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비싸다. 잔지바르 입구에는 고급스런 유명 호텔이 자리잡고 있으며, 근처 식당도 평소에 먹던 싸구려 음식보다 2~3배 비싸다. 다만 잘 찾아보면 배낭여행자를 위한 호스텔과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렴한 식당이 있어 그럭저럭 지낼 만하다. 


볼거리

①스톤타운(Stone Town)

스톤타운의 석조건물과 좁은 골목길은 이국적이라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며칠 지내도 여전히 헷갈리는 골목길을 따라 걷고, 적당한 곳에서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치를 부릴 수 있다. 여러 박물관이 있고, 특히 노예무역이라는 슬픈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장소(Slave Chambers)도 시간을 내서 가볼만 하다. 관광객을 위한 야시장이 페리 터미널 근처에 있다고 하는데 가보진 않았고, 대신 벤자민 매카파 로드에 밤에 나가보면 현지인들을 위한 야시장이 열린다. 여기서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을 살 수 있다.


▲ 스톤타운의 좁은 골목길


▲ 야시장에서 팬케이크, 꼬치, 문어 등 여러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②파제(Paje)

카룸로드에서 어렵지 않게 달라달라를 타고 갈 수 있다. 먼저 핑궤(Pingwe)를 간 뒤 파제(Paje)로 내려왔다. 작고 조용한 시골마을이지만 외국인이 꽤 많은데 그 이유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 카이트 서핑을 즐기기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핑궤에 있던 더락(The Rock) 레스토랑(너무 비싸다)

 

▲ 파제에서 카이트 서핑을 즐기는 외국인들


③눙귀

잔지바르 해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귀찮음을 이유로 가지 않았다. 바다를 즐기려면 눙귀(Nungwi)로 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음베야

말라위로 가기 위해 잠시 지나친 도시다.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말라위나 잠비아로 가기 위한 거점 도시로 생각하면 된다.


숙소

버스터미널 부근에 몇 군데 숙소가 있어 1시간 가량 돌아다녔다. 그 중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했던 텐 커맨드먼츠 모텔(Ten Commandments Motel)에서 하루를 보냈다. 더블룸이었지만 그냥 딱 하루 정도 지낼 수준이었고, 화장실 등이 미흡했다.


말라위로 가는 버스

나는 말라위로 바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몰랐는데 음베야에서 말라위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애초에 국경 부근까지 버스를 타고 간 뒤 걸어서 국경을 넘어 다시 말라위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 말라위까지 가는 버스가 생겼을지도 모르나 일단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 음베야 어느 식당에서



투쿠유

투쿠유(Tukuyu)는 언덕 위에 있는 작은 동네지만 트레킹이나 티(Tea) 투어를 할 수 있어 간혹 여행자들이 찾는 것 같다.  


숙소

마을 입구에 있던 디엠 모텔에서 지냈다. 시골치곤 나름 깔끔해서 하루 더 머물까 고민도 했다.



세렝게티, 킬리만자로 트레킹

아프리카에서 야생 동물을 보고 싶다면, 특히 사자와 같은 맹수를 보고 싶다면 무조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나 케냐의 마사이마라에 가는 게 좋다. 아프리카에서 나름 크다는 국립공원을 몇 군데 갔는데 사자는 커녕 맹수는 구경도 못했다. 만약 돈이 문제가 아니라 아프리카 여행은 사파리가 목적이라면 세렝게티는 최고의 선택이다. 개인적으로 나미비아에 있는 에토샤 국립공원의 거대함에 놀라긴 했지만 끝내 사자를 보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여행기

여행 512일차, 탄자니아 세렝게티도 킬리만자로도 그냥 지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