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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 8인 도미토리 45리라 
- 페리 터미널, 기르네 성과 가까운 위치


터키에서 배를 타고 건너온 키프로스(사이프러스)는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그동안 여행했던 '미승인국'은 주변국과 갈등이 남아있거나 개발이 되지 않아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북키프로스는 완전히 관광지의 모습이었다. 덕분에 물가도 상당히 비쌌다. 참고로 키레니아는 북키프로스는 터키인들의 지역이라 그리스식 키레니아(Κερύνεια)가 아닌 터키식 지명 기르네(Girne)로 불린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배를 탔던 터라 숙소도 무작정 돌아다니며 찾아다녔다. 지중해에서만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하얀 골목을 지나 찾아낸 곳이 레이멜 호텔이었다. 다행히 배낭여행자를 위한 도미토리도 있었다.


도미토리 8인실의 가격은 45리라였다. 당시 환율로는 13유로 정도였다. 북키프로스의 경우 터키의 화폐 리라가 통용되는데 아무래도 터키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고, 터키에서만 인정하는 미승인국이기 때문이다. 도미토리는 딱히 저렴하다거나 마음에 든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더 돌아보면 저렴한 곳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배를 타고 이동한 후라 너무 피곤해 빨리 쉬고 싶었다. 


숙소 안쪽으로 들어가면 카페 겸 펍이 있다. 쉴만한 공간이 별로 없어 마침 반가웠는데 낮에는 너무 더워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밤에는 맥주를 팔거나 공연을 하는 것 같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으나 문제는 밤이었다.


그날만 공연이 있었는지 저녁부터 너무 시끄러웠다. 다른 방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있던 도미토리와는 너무 가까워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음악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오죽했으면 독일인 여자가 잠 좀 자자고 소리를 질렀겠는가. 아이러니하게도 방문에는 조용히 해달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