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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비엥(왕위앙)에 도착했다. 역시 루앙프라방은 제 2의 도시답게 무척 큰 마을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방비엥의 거리를 바라보고 나서였다. 방비엥에 와보니 과장해서 말하자면 그냥 큰 길 하나가 전부다. 큰 길 하나를 놓고 작은 길이 사이사이에 있어 그곳에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다.

방비엥에 도착했을 때 난 운전사에게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방비엥이  맞다고 하니 내리긴 했는데 이건 뭐 아무것도 없었다. 길 한복판에 내린 나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여기가 정말 방비엥 맞아?


내리자마자 오른쪽을 쳐다보고 사진을 찍고, 왼쪽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이 라오스에 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아름다운 자연을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방비엥의 경치는 최고로 치는데 나는 가보지 않았지만 중국의 계림과 비슷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주변이 전부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수시로 구름으로 뒤덮혀 있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뚝뚝은 있었지만 전혀 필요가 없었던 도시였다. 여기에서 뚝뚝을 하는 아저씨들은 손님이 있을까 궁금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방비엥은 자전거타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작은 도시였다.


아무 것도 없는 그냥 공터는 황량하기만 하다


조금 걷다보니 그래도 사람은 살고 있다는걸 증명이라도 해보는 듯 시장이 나왔다. 아니 시장은 아닌가? 그냥 과일을 팔고 있는 가게들이 즐비해 있는 것뿐이었다.


생각해보니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자신의 게스트하우스로 모시러(?) 오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방비엥은 예외였다.


루앙프라방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한국인 커플을 따라 같이 걷기 시작했다. 이분들은 여행을 오래하셨는데 방비엥에 싸고 좋은 게스트하우스를 알고 있다길래 우리는 무작정 따라갔다. 우리가 루앙프라방에서 아시안컵 한일전을 보고 있을 때 우리 앞 테이블에 있던 분들이었다. 계속해서 재미있는 인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정말 작은 마을이었다. 심지어 현지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아 보였던 곳이 방비엥이기도 했다. 게스트하우스는 꽤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한국인 커플의 말로는 이 길이 맞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정말 작은 마을이었던 방비엥이었는데 우리가 찾고있던 게스트 하우스는 중심가에서도 한참 떨어진 곳이었다. 그래도 싸고 좋다는 말에 이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드디어 게스트하우스를 찾을 수 있었는데 숙박하는 사람은 없는지 다른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트윈룸에 4달러를 불렀다. 손님이 한명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에어컨도 쓰지 않을거고, 며칠 머무를 예정이니까 3달러에 해달라고 했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해놓고 내려갔다. 조금있다가 돌아와서는 3달러에 OK라는 말을 했다. 흥정에 성공한 것이다. 3달러에 이런 괜찮은 방을 쓰다니 역시 라오스는 숙박비가 저렴해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도미토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화장실이 공용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더 중요한건 온수까지 나왔다. 처음에는 놀랐지만 실망했던 사실도 있었는데 풀장도 있었지만 전혀 사용이 안 되는지 푸르스름한 빛깔이 났다. 손님이 워낙 없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