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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프렌토가 달려갔다. 걸즈온필름 섹션을 맡고 있는 나는 10대들이 영화를 통해 어떠한 방법으로 소통하는지 알고 싶었기에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를 감상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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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신촌 아트레온에서 상영되었다. 국제영화제이긴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상영이 이루어졌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벌써 10회를 맞이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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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상영하게 될 영화들은 전부 10대들이 만든 작품들이었다. 청소년 사전제작 지원을 돕고 있는 유스보이스에게는 딱 관심이 가는 영화였다.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라는 주제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할지 궁금하기도 했고, 팜플렛을 통해 본 색다른 그들만의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를 끌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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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레온의 분주함에 영화는 조금 늦게 시작되었고, 혼자 앉아서 영화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투박한 영상도 많았고, 짧은 내용에 유치해보일 수도 있었지만 하나 하나 집중해서 보았다. 영화가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총 10편의 작품이 상영되었고, 그 중 3편은 크레이지 카메라의 UCC이벤트에서 선정된 작품들이었다. 카메라를 든 소녀들의 이유를 한번 살펴보자!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 U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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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소녀들의 합격기

고교시절을 지내본 모든 사람들이면 공감할 만한 입시스트레스. 소녀들은 입시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뮤직비디오이다. 실제로 수능 50일을 남기고 찍었다고 하며, 노래도 직접 녹음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제작하며 즐거워하는 소녀들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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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꿈을 이루다

사진으로만 이루어졌던 UCC
어떻게하면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을 표현해볼까하다 경호원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조금은 코믹한 장면에 관객들이 많이 웃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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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 (분열된 자아)

굉장히 난해했던 작품이었다. UCC부문이어서 상영시간은 짧았지만 음흉한 사운드와 퍼포먼스로 끝날때까지 내용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분열된 자아를 표현해보겠다는 퍼포먼스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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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익살스럽게 표현된 캐릭터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담배를 머금는 호랑이부터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나 웃겼다. 옛날 여자들은 항상 집안에 있어야만 했던 억압된 사회, 하지만 밖을 동경하고 보고 싶어했던 여자는 널뛰기로 세상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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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파이터

사회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레즈비언을 10대들이 이야기 했다. 그것도 굉장히 익살스럽게 표현했는데, 레즈비언을 부정하는 호모포비아와 싸우는 모습을 담았다. 액션신을 기대했지만 대결에서는 가위바위보나 눈싸움을 해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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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안경을 벗어라

레즈비언에 대한 색안경을 벗어라. 이 작품 10대 레즈비언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느끼는 사회,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주로 인터뷰로만 이루어져있었고, 주인공은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10대 레즈비언이 사회에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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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의 성에 관한 보고서

이것도 인터뷰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10대 남자와 여자, 그리고 선생님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솔직한 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10대들의 성에 대한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고, 그걸 여자의 시각으로 다시 재해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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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울지마

사실 이 영화는 대화도 별로 없다. 끝까지 엄마와 두 딸이 계속 울기만 하다가 다음날 웃는 것으로 끝이 난다. 흔히 술에 취해 들어오는 가장이 남자일거라고만 생각했다면 이 영화를 통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 않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는 소리에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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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

먼 미래의 이야기를 담았던 작품으로 자판기에서 직접 아이를 선별해서 낳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독특한 생각이 눈에 띄기도 하고, 어떻게 찍었을까 신기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소품을 통한 연출로 굉장히 힘들었을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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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계단

현대사회의 경쟁, 그리고 부정한 방법을 이용하는 주인공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연출적인 면에서는 가장 돋보였고, 전개가 매끄러웠다. 계단과 인형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어지는 것이 독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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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영화가 모두 끝나고 곧바로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감독들이 10대거나 혹은 이제 막 10대를 벗어난 소녀들이 많았기 때문에 색다른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관객들의 질문이 없어서 사회자가 직접 감독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는데 조금 있다가는 관객 이곳저곳에서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수료작품으로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레즈비언 문제를 다뤄보고 싶었다는 '레즈비언 파이터' 감독님
입시제도 뿐만 아니라 넓게는 현대 사회의 경쟁을 다뤘다는 '인형계단'의 감독님
그냥 추억을 위해서(이런 목적이 마음에 든다) 만들게 되었다는 '명랑소녀들의 합격기'의 감독님
자판기를 수작업으로 작업하느라 힘들었다는 '38호'의 감독님
실제로 있었던 일을 토대로 만들게 되었던 '엄마, 울지마'의 감독님
실험영상으로 여러 자아가 분리되는 퍼포먼스라고 설명을 해주셨던 '에고'의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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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는 같았다. 영상이 가지는 힘은 매우 컸고, 자신들은 이 영상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싶었던 것이다. 10대라는 어쩌면 작은 소녀들의 이야기를 누가 들어줄 것인가? 하지만 영상을 통해서는 이들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 사회에서는 금기시하는 10대들의 성이야기, 레즈비언 이야기, 입시제도의 비판을 여기서는 마음껏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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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돌아가는 발걸음에도 영화에 대한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짧고 투박한 영화들이었지만 내 가슴속 깊이 메시지를 스며들게 했던 작품들이 많았다.

끝으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아쉬운 점을 들고 싶은데, 그래도 국제영화제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엘레베이터시설 부족 문제로 영화가 항상 지연된다는 점은 매우 아쉬웠다. 아트레온이라는 한정된 공간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는지 모르겠지만 주최측에서는 좀 더 쾌적한 관람을 위해 미리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 유스보이스 프렌토 2기 김동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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