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서 중국으로 어떻게 넘어갈까 찾아보았는데 상민이형이 가지고 있었던 책을 살펴보니 직행 열차가 있었다. 가만있어 보자 베이징까지 얼마나 걸리지?
뭐라고? 55시간이라고?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주 2회만 출발하는 것도 문제였다. 그래서 일단 하노이에 도착하고나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하노이에서 곧바로 베이징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중국 비자도 받아야했기 때문에 화요일과 목요일에 정확히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른 아침에 호이안에 도착했는데 날을 새고 달렸던 야간버스라 몸이 피곤했는지 좀 쉬기로 했다. 버스가 내린 곳에 바로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다른 곳을 돌아보지도 않고 체크인을 했다. 가격은 8달러였는데 아무데나 체크인을 했던 것 치고는 가격이나 방도 괜찮은 편이었다. 게다가 로비에서 인터넷도 무료로 쓸 수 있었다. 승우는 무척 피곤했는지 잠이 들었는데 나는 이상하게 조금만 자고 너무 멀쩡해서 로비로 내려가 인터넷을 했다. 점심 때가 되어서 우리는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올 때만 해도 지도를 대충 보니 호이안이 작은 도시라서 쉽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지도도 안 챙겨들고 그냥 나왔는데 이게 큰 실수였다. 우리는 호이안 거리에서 완전 헤매기 시작했다. 날은 더워 죽겠는데 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다보니 나중에는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였다. 처음 온 도시를 지도도 안 들고 돌아다니다니 정말 미친짓이었나 보다.
호이안은 대낮이라 날이 더워 그런지 몰라도 너무 한가해 보였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여행자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호치민의 복잡한 도심과는 다르게 이런 한가해 보이는 도심을 지나다보면 마음의 여유가 느껴졌다. 물론 더워서 그때 당시에는 물만 찾게 됐다.
작은 도시라고 얕봤다가 엄청 헤맸다.
너무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찾는 도중 강가를 만나게 되었다. 사실 강이라고 하기엔 조금 작았는데 여기에는 오리보트도 둥둥 떠 있었다. 나름 한가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강변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강변 주변에 음식점이 몇 군데 있었다. 아무 곳이나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나짱에서 같이 보트투어를 했던 외국인들과 만났다. 물론 나짱에서 잠깐만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친하지는 않았다.
더운 날씨라 계속 걷다보니 쉽게 지쳤다. 라오스도 참 한가했던 도시가 많았지만 호이안의 한가함은 라오스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라오스는 정말 작은 규모의 시골스러운 한가함이었는데 베트남은 뭔가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한가함이라고 해야할까?
계속 또 걷고 또 걸었다. 뭔가 구경하고 싶은 기념품이 가득했다.
이거 지도만 믿고 엄청 작은 도시인줄 알고 걸어다녔다가 힘들어서 오토바이를 빌렸다. 우리는 또 헤맬지 몰라서 숙소를 겨우 찾아 지도를 들고 다시 나왔다. 그런데 우리가 오토바이를 타고 간 곳은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다리 건너 마을이었다. 쭉 마을이 형성되어있는 곳이었는데 정말 멀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더운 날씨에 지쳐 사탕수수 쥬스도 한잔 했다. 역시 한적한 거리에서 사탕수수 쥬스를 팔고 있었는데 가격을 물어보니 2천동(약 100원)이었다. 보통 3천동정도 했는데 이곳이 좀 더 저렴했던 것이다. 사탕수수 나무를 기계에 밀어 넣는데 여러 번 짜내다보면 사탕수수 나무에서 즙이 나온다. 이걸 얼음에 담아주는 간단한 음료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먹어보지 못했는데 베트남에서만 먹어봤다. 그리 위생 상태는 좋아보이지 않지만 그런건 전혀 신경쓰지 않고 먹게 된다. 곧바로 짜내서 시원하지 않기 때문에 소금을 살짝 뿌려서 얼음이 빨리 녹게 만든다. 그러면 시원하면서도 달달한 사탕수수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멀리 멀리 이동했는데 조금 걱정이 될 정도로 멀리 나와버렸다. 우리는 이미 지도는 필요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는데 그건 아예 호이안 도심을 벗어난지 오래 되었기 때문이다. 꽤 오래 달리자 끝이 보였는데 그 끝에는 바다가 보였다.
그랬다. 너무 멀리와서 바다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호이안 지도가 아니라 베트남 지도를 살펴보니 호이안의 근처 바닷가로 오게 된 모양이다.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 중에 외국인이 꽤 많이 보였다. 이곳도 어떤 관광지일까? 물은 그리 깨끗해보이지는 않았다.
호이안으로 돌아갈 때 소떼가 출현했다. 도로의 반을 자리잡고 있었던 소떼들을 바라보며 피식 괜히 웃음이 나왔다. 호이안에 돌아와 오토바이를 타고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그리고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외국인은 우리뿐이었고 전부 현지인으로 구성된 작은 식당이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냥 지나가다가 맛있게 보여서 먹게 된 것인데 아마도 우리가 먹은 것도 술 안주인듯 보였다. 국에 사리도 넣어 먹었는데 조금 오묘한 맛이났다.
숙소로 돌아와 인터넷을 하며 시장에서 사온 망고스틴을 쪼개 먹었다. 정말 머리가 뽀개질 만큼 너무 더웠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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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국제 열차는 화요일과 목요일에 주 2회씩 출발한다.
소요시간 55시간, 가격 112달러
소요시간 55시간, 가격 112달러
뭐라고? 55시간이라고?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주 2회만 출발하는 것도 문제였다. 그래서 일단 하노이에 도착하고나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하노이에서 곧바로 베이징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중국 비자도 받아야했기 때문에 화요일과 목요일에 정확히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른 아침에 호이안에 도착했는데 날을 새고 달렸던 야간버스라 몸이 피곤했는지 좀 쉬기로 했다. 버스가 내린 곳에 바로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다른 곳을 돌아보지도 않고 체크인을 했다. 가격은 8달러였는데 아무데나 체크인을 했던 것 치고는 가격이나 방도 괜찮은 편이었다. 게다가 로비에서 인터넷도 무료로 쓸 수 있었다. 승우는 무척 피곤했는지 잠이 들었는데 나는 이상하게 조금만 자고 너무 멀쩡해서 로비로 내려가 인터넷을 했다. 점심 때가 되어서 우리는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올 때만 해도 지도를 대충 보니 호이안이 작은 도시라서 쉽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지도도 안 챙겨들고 그냥 나왔는데 이게 큰 실수였다. 우리는 호이안 거리에서 완전 헤매기 시작했다. 날은 더워 죽겠는데 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다보니 나중에는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였다. 처음 온 도시를 지도도 안 들고 돌아다니다니 정말 미친짓이었나 보다.
호이안은 대낮이라 날이 더워 그런지 몰라도 너무 한가해 보였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여행자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호치민의 복잡한 도심과는 다르게 이런 한가해 보이는 도심을 지나다보면 마음의 여유가 느껴졌다. 물론 더워서 그때 당시에는 물만 찾게 됐다.
작은 도시라고 얕봤다가 엄청 헤맸다.
너무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찾는 도중 강가를 만나게 되었다. 사실 강이라고 하기엔 조금 작았는데 여기에는 오리보트도 둥둥 떠 있었다. 나름 한가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강변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강변 주변에 음식점이 몇 군데 있었다. 아무 곳이나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나짱에서 같이 보트투어를 했던 외국인들과 만났다. 물론 나짱에서 잠깐만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친하지는 않았다.
더운 날씨라 계속 걷다보니 쉽게 지쳤다. 라오스도 참 한가했던 도시가 많았지만 호이안의 한가함은 라오스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라오스는 정말 작은 규모의 시골스러운 한가함이었는데 베트남은 뭔가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한가함이라고 해야할까?
계속 또 걷고 또 걸었다. 뭔가 구경하고 싶은 기념품이 가득했다.
이거 지도만 믿고 엄청 작은 도시인줄 알고 걸어다녔다가 힘들어서 오토바이를 빌렸다. 우리는 또 헤맬지 몰라서 숙소를 겨우 찾아 지도를 들고 다시 나왔다. 그런데 우리가 오토바이를 타고 간 곳은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다리 건너 마을이었다. 쭉 마을이 형성되어있는 곳이었는데 정말 멀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더운 날씨에 지쳐 사탕수수 쥬스도 한잔 했다. 역시 한적한 거리에서 사탕수수 쥬스를 팔고 있었는데 가격을 물어보니 2천동(약 100원)이었다. 보통 3천동정도 했는데 이곳이 좀 더 저렴했던 것이다. 사탕수수 나무를 기계에 밀어 넣는데 여러 번 짜내다보면 사탕수수 나무에서 즙이 나온다. 이걸 얼음에 담아주는 간단한 음료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먹어보지 못했는데 베트남에서만 먹어봤다. 그리 위생 상태는 좋아보이지 않지만 그런건 전혀 신경쓰지 않고 먹게 된다. 곧바로 짜내서 시원하지 않기 때문에 소금을 살짝 뿌려서 얼음이 빨리 녹게 만든다. 그러면 시원하면서도 달달한 사탕수수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멀리 멀리 이동했는데 조금 걱정이 될 정도로 멀리 나와버렸다. 우리는 이미 지도는 필요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는데 그건 아예 호이안 도심을 벗어난지 오래 되었기 때문이다. 꽤 오래 달리자 끝이 보였는데 그 끝에는 바다가 보였다.
그랬다. 너무 멀리와서 바다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호이안 지도가 아니라 베트남 지도를 살펴보니 호이안의 근처 바닷가로 오게 된 모양이다.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 중에 외국인이 꽤 많이 보였다. 이곳도 어떤 관광지일까? 물은 그리 깨끗해보이지는 않았다.
호이안으로 돌아갈 때 소떼가 출현했다. 도로의 반을 자리잡고 있었던 소떼들을 바라보며 피식 괜히 웃음이 나왔다. 호이안에 돌아와 오토바이를 타고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그리고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외국인은 우리뿐이었고 전부 현지인으로 구성된 작은 식당이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냥 지나가다가 맛있게 보여서 먹게 된 것인데 아마도 우리가 먹은 것도 술 안주인듯 보였다. 국에 사리도 넣어 먹었는데 조금 오묘한 맛이났다.
숙소로 돌아와 인터넷을 하며 시장에서 사온 망고스틴을 쪼개 먹었다. 정말 머리가 뽀개질 만큼 너무 더웠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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