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코스트에 지내던 날도 끝내고 드디어 농장으로 향하는 날이 밝았다. 아침이 왔지만 여전히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던 우리의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떠난다는 마음에 마냥 들뜨던 순간이었다.
우리의 차는 포드 팔콘 웨건형이었기 때문에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무척 넓었다. 하지만 우리 4명의 짐 뿐만 아니라 전날 샀던 각종 식재료들(간장, 고추장, 된장 등)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 가짐으로 출발했다. 가지고 있는 돈은 4명이 모아도 300불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에 일주일 이내로 승부를 봐야했다.
우리의 예상 루트는 뉴사우스웨일즈를 지나 빅토리아쪽으로 내려가면서 어디엔가 있을 농장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순전히 책과 지도만 가지고 새로운 곳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좀 너무 대책이 없었나?
브리즈번에 잠깐 들린 뒤 입스위치 그리고 투움바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쪽은 상대적으로 큰 도시 주변이라 그런지 도로가 상당히 잘 닦여있었다. 넓직한 도로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차들도 상당히 많았다.
정말 앞으로의 일이 많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이렇게 차를 가지고 이동하니 여행을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호주에 처음 와서 농장으로 가는 방향을 많이 알아볼 때 차의 필요성을 정말 많이 느꼈었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이동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회가 매우 새로웠다.
한 3시간쯤 갔을까? 이름도 기억나지 않은 작은 마을에서 쉬었다. 호주에서는 항상 작은 마을로 오면 먹을 것이 없다. 가장 만만한게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인데 그것도 좀 큰 마을에서야 볼 수 있다. 여기서 좀 쉬면서 현석이가 사온 칩스를 먹었다. 원래 2개 달라고 했는데 3개를 줘서 운 좋게 하나 더 먹을 수 있었다. 따끈 따끈한 칩스를 계속 집어먹으면서 이게 여행이었다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말 지겹도록 이동을 했다. 그저 아래로 아래로 달려가기만 했다.
한참을 달리다 보면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우리가 통과하는 지역에 비가 쏟아지더니 10분정도 달리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듯 쨍쨍한 햇빛을 보기도 했다. 계속 이렇게 달리다보니 새삼 호주의 땅이 넓긴 넓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한 마을에서 잠시 쉬었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벌써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마을의 뒷공터쯤 되는 곳에서 차를 세워놓고 20분가량 쉬다가 무언가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마을을 둘러보았다. 마침 맥도날드가 있는 것을 보고 그 곳으로 차를 세운뒤 햄버거 세트 하나를 먹었다.
햄버거와 콜라를 먹으니 그제서야 좀 살거 같았다. 하루 종일 차에서만 있었기에 몸이 완전 뻐근했었다. 이렇게 쉬는 것도 잠시 아무런 계획도 없었던 우리로써는 다시 또 달리는 수 밖에 없었다.
또 달렸다. 날은 점점 어두워졌고, 이제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기름이 없으면 잠시 기름을 채워넣기도 하고, 목이 마르면 콜라를 하나 사먹기도 했다. 우리는 오렌지(과일 아님)라는 마을까지 달리기로 했다.
깜깜했던 밤 계속해서 달리는 도중 갑자기 차의 엔진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을 발견했다. 깜짝 놀라서 얼른 멈춰 세워놓고 차의 상태를 살펴봤다. 방금 전에 쉬었는데 차의 온도가 위험 수준까지 올라가니 너무 놀라긴 했다. 아무 것도 없는 도로 위였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딘지 모르는 이 곳에 하늘을 바라보니 사방에서 별이 쏟아질거 같았다. 그만큼 무수히 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는데 사진으로 찍으니 그냥 검은 화면이었다. 그렇게 30분정도 쉬었더니 다행히 차는 원상태로 돌아왔다. 이녀석 몇 백킬로미터를 달렸다고 힘들다고 했던 것인가?
그렇게 또 몇 시간을 달렸는데 기름이 거의 바닥이 났을 때 겨우 오렌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시의 중심부를 찾지 못해서 사방을 헤매다가 사람들에게 물어 겨우 찾을 수 있었다.
너무 늦은 시각이었기에 우리는 일단 잠부터 자고 내일 생각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차를 외각쪽으로 사람이 거의 없을 곳으로 이동했다. 백팩이나 모텔을 찾았던 것이 아니라 그대로 차에서 잤다. 그랬다. 우리는 돈을 아끼려는 생각에 차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게 되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불편했다. 트렁크에는 짐으로 가득차있고, 4명이서 어떻게든 자보려고 했기 때문에 굉장히 비좁은 상태가 되었다. 그래도 어찌 어찌해서 잠을 자긴 했다. 막상 자려고 하니 심심해서 맥주를 사와서 차에서 한 병씩 마시고 잠이 들었다.
처음 떠나올 때는 여행같았는데 어째 점점 거지가 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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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코스트부터 오렌지까지는 약 10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였다.
우리의 차는 포드 팔콘 웨건형이었기 때문에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무척 넓었다. 하지만 우리 4명의 짐 뿐만 아니라 전날 샀던 각종 식재료들(간장, 고추장, 된장 등)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 가짐으로 출발했다. 가지고 있는 돈은 4명이 모아도 300불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에 일주일 이내로 승부를 봐야했다.
우리의 예상 루트는 뉴사우스웨일즈를 지나 빅토리아쪽으로 내려가면서 어디엔가 있을 농장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순전히 책과 지도만 가지고 새로운 곳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좀 너무 대책이 없었나?
브리즈번에 잠깐 들린 뒤 입스위치 그리고 투움바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쪽은 상대적으로 큰 도시 주변이라 그런지 도로가 상당히 잘 닦여있었다. 넓직한 도로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차들도 상당히 많았다.
정말 앞으로의 일이 많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이렇게 차를 가지고 이동하니 여행을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호주에 처음 와서 농장으로 가는 방향을 많이 알아볼 때 차의 필요성을 정말 많이 느꼈었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이동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회가 매우 새로웠다.
한 3시간쯤 갔을까? 이름도 기억나지 않은 작은 마을에서 쉬었다. 호주에서는 항상 작은 마을로 오면 먹을 것이 없다. 가장 만만한게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인데 그것도 좀 큰 마을에서야 볼 수 있다. 여기서 좀 쉬면서 현석이가 사온 칩스를 먹었다. 원래 2개 달라고 했는데 3개를 줘서 운 좋게 하나 더 먹을 수 있었다. 따끈 따끈한 칩스를 계속 집어먹으면서 이게 여행이었다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말 지겹도록 이동을 했다. 그저 아래로 아래로 달려가기만 했다.
한참을 달리다 보면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우리가 통과하는 지역에 비가 쏟아지더니 10분정도 달리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듯 쨍쨍한 햇빛을 보기도 했다. 계속 이렇게 달리다보니 새삼 호주의 땅이 넓긴 넓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한 마을에서 잠시 쉬었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벌써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마을의 뒷공터쯤 되는 곳에서 차를 세워놓고 20분가량 쉬다가 무언가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마을을 둘러보았다. 마침 맥도날드가 있는 것을 보고 그 곳으로 차를 세운뒤 햄버거 세트 하나를 먹었다.
햄버거와 콜라를 먹으니 그제서야 좀 살거 같았다. 하루 종일 차에서만 있었기에 몸이 완전 뻐근했었다. 이렇게 쉬는 것도 잠시 아무런 계획도 없었던 우리로써는 다시 또 달리는 수 밖에 없었다.
또 달렸다. 날은 점점 어두워졌고, 이제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기름이 없으면 잠시 기름을 채워넣기도 하고, 목이 마르면 콜라를 하나 사먹기도 했다. 우리는 오렌지(과일 아님)라는 마을까지 달리기로 했다.
깜깜했던 밤 계속해서 달리는 도중 갑자기 차의 엔진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을 발견했다. 깜짝 놀라서 얼른 멈춰 세워놓고 차의 상태를 살펴봤다. 방금 전에 쉬었는데 차의 온도가 위험 수준까지 올라가니 너무 놀라긴 했다. 아무 것도 없는 도로 위였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딘지 모르는 이 곳에 하늘을 바라보니 사방에서 별이 쏟아질거 같았다. 그만큼 무수히 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는데 사진으로 찍으니 그냥 검은 화면이었다. 그렇게 30분정도 쉬었더니 다행히 차는 원상태로 돌아왔다. 이녀석 몇 백킬로미터를 달렸다고 힘들다고 했던 것인가?
그렇게 또 몇 시간을 달렸는데 기름이 거의 바닥이 났을 때 겨우 오렌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시의 중심부를 찾지 못해서 사방을 헤매다가 사람들에게 물어 겨우 찾을 수 있었다.
너무 늦은 시각이었기에 우리는 일단 잠부터 자고 내일 생각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차를 외각쪽으로 사람이 거의 없을 곳으로 이동했다. 백팩이나 모텔을 찾았던 것이 아니라 그대로 차에서 잤다. 그랬다. 우리는 돈을 아끼려는 생각에 차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게 되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불편했다. 트렁크에는 짐으로 가득차있고, 4명이서 어떻게든 자보려고 했기 때문에 굉장히 비좁은 상태가 되었다. 그래도 어찌 어찌해서 잠을 자긴 했다. 막상 자려고 하니 심심해서 맥주를 사와서 차에서 한 병씩 마시고 잠이 들었다.
처음 떠나올 때는 여행같았는데 어째 점점 거지가 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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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코스트부터 오렌지까지는 약 10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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