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농장에서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나의 군대 선임이었던 현석이는 포키(슬롯머신)으로 무려 4000불을 따더니 이 곳에 더이상 있기 싫다며 떠나겠다고 했다. 현석이와 원민이는 떠날 생각을 하니 일을 안 하게 되었고, 결국 은상이형한테 차를 산 뒤 순식간에 떠나버렸다.
나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굴뚝같았지만 모은 돈은 고작해야 1000불 넘었을 뿐이고, 이대로 떠나면 이도 저도 되지 않을것 같았다. 괜찮은 곳이다 생각된다면 그냥 끝까지 있는게 좋다. 쉽게 이동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것을 이전 농장에서 확실히 겪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따지자면 나의 생각이 맞았다. 이 곳에서 많은 돈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의 돈을 모을 수 있게 되었고, 일찍 떠났던 무리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채 돈만 썼다고 한다.
가장 힘든 일이긴 하지만 쉽게 이동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늦게 이동해서도 안 된다는 농장의 법칙이 있다. 말은 쉽지만 농장에 있으면 그게 잘 안 된다.
반응형
'지난 여행기 > 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캔버라 전쟁박물관에서 느낀 한국전쟁 (25) | 2010.11.08 |
---|---|
호주의 수도 캔버라로 가다 (38) | 2010.11.08 |
호주 농장에서 회를 먹다 (52) | 2010.11.08 |
따사로운 햇살에 누워있는 개들이 더 편해보인다 (31) | 2010.11.08 |
농장에서 사진 찍고 놀던 밤 (33) | 2010.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