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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6일 동안 지내고 다시 태국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비행기를 많이 타보지 않았는데 호주부터 비행기를 타는 일정으로 인해 평소 나의 여정보다 훨씬 럭셔리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물론 그렇다고 내 여행이 실제로 럭셔리한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항상 천원, 이천원에 극도로 민감한 여행이었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로 익숙해진 태국 공항에 내려 입국심사를 하러 갔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렇게 심하다는 신종플루 측정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이었다. 분명 내가 호주에서 태국 도착했을 때도, 태국에서 캄보디아에 도착했을 때도 있었던 측정을 했었는데 말이다. 09년도에 신종플루가 전세계적으로 극성이라는데 조금은 수그러들었나? 1년간 밖에서 지내다 보니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입국심사를 마친 뒤에 나는 너무나 익숙하게 아래 층으로 내려가서는 카오산으로 가는 AE2버스 표를 구입했다. 이제는 카오산로드가 우리 동네로 느껴질 정도로 친숙해졌다.


버스에 올라타니 해는 서서히 지고 있었는데 방콕이 아니랄까봐 방콕 중심부로 들어서자마자 교통체증이 일어났다. 그것도 매우 심하게 일어나서 원래 카오산로드까지 30~40분이면 도착하는데 1시간은 훌쩍 넘겨버린 것이었다.


어느덧 주변은 심하게 어두워졌다. 다시 태국으로 돌아오니 신나는 기분을 억제할 수가 없었는데 창가에 바라본 한 건물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사실 저거 무척 유명한 곳일텐데 나같은 경우는 태국을 3번이나 왔음에도 방콕 여행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런지 가보지 못했다. 저게 에메랄드 사원인가?

밤에 반짝이는 이 건물의 모습에 감탄을 하고 있었는데 내 뒤에 한 아저씨도 바라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내가 저거 무슨 건물인지 아냐고 물어보니 자신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 아저씨와 몇 마디를 주고 받았는데 말레이시아인이라고 하니 내가 말레이시아도 가봤다고 얘기를 하니 무척 좋아했다. 이 아저씨도 태국은 2번째였나 3번째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보고 영어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셨는데 사실 내 영어 실력은 그리 좋지는 않았으나 서로 말이 통한다는 그 이유 때문이었던 것 같다.

카오산로드에 도착한 뒤 나는 배낭을 짊어 지고 가려고 했는데 같이 버스에서 내렸던 외국인 2명이 나를 불렀다. 이들 2명은 독일인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아시아에 왔다고 했는데 숙소를 어디로 잡아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흔쾌히 이들의 안내를 해주겠다고 하자 무척 좋아하던 눈치였다. 이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카오산로드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너무 좋아했다. 하긴 밤에 바라본 카오산로드는 마치 축제의 현장 같았을지도 모른다.

캐리어를 끌고 온 독일인 2명을 데리고 간략한 설명도 해주면서 숙소까지 안내해줬다. 처음에는 내가 묵는 숙소가 어딘지 물어봤는데 나의 경우는 도미토리에서 잘거라고 얘기를 했다. 어느 한 숙소에 들어가게 되었고, 나는 로비에서 기다렸다. 그 때 한 아시아인과 마주쳤는데 그는 나보고 일본인이냐고 물었고, 나는 그에게 태국인이냐고 물었다. 결과적으로는 둘다 틀렸다. 그는 일본인이었던 것이다. 일본인과는 내가 읽었던 일본인이 쓴 책이야기, 여행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았다.

한 참 뒤에 독일인 2명은 숙소가 나쁘지는 않았는지 이 곳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헤어졌는데 일부러 안내까지 해줬는데 이녀석들 생각만큼 격하게 고맙다고 하지는 않았다. 나는 DDM으로 가니 다행히 자리는 있었기에 내 짐을 놓고 곧바로 나왔다.

한참을 걷다가 누군가 뒤에서 나를 불러세웠다. 한국인이었던 아저씨는 누가 자네를 불렀다면서 동대문(한인업소)으로 데리고 갔다. 알고보니 내가 캄보디아에 가기 전에 태국에서 만났던 동완이었다. 동완이는 이 분과 동대문 사장님과 같이 술을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이 자리에 끼어서 같이 맥주를 마셨다. 아마 2~3시간쯤 마셨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나와 동완이는 카오산로드로 자리를 옮겼다. 거기서 우리는 다시 맥주를 마셨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무얼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술만 마셔서 그랬는지 아무튼 일기를 쓰지 않아서 이렇게 사진으로만 추측할 수밖에 없다.


어쨋든 밤의 카오산로드를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갔다.


DDM에서 일하시는 태국 아주머니는 미소를 지어보이시고는 이제는 아는체를 하셨다. 나는 아이스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여유로움을 즐겼다.


07년도에 처음 봤던 DDM의 강아지. 여전히 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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