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에 잠들었는데 피곤함이 남아있는 상태로 10시에 일어났다. 평소 같았으면 아무리 여행자라도 늦잠을 잘텐데 이 날은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그런 여유따위는 나에게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정신을 차리고 남은 시간을 보낸 뒤에 홍콩으로 갈 비행기를 잡아타야 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비행기는 오후 시간대였다는 점이었다.
오전에 바라본 카오산로드는 정말로 한가했다. 태국에 있는 동안 거의 카오산로드에 있었다고 할 정도로 나의 움직임은 거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쁘지는 않았다. 저렴한 가격에 집어먹는 음식들도 너무 만족스러웠고, 밤만 되면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쉽게 친구가 되는게 너무 재미있었다. 다만 그 때문에 밤마다 맥주를 주구장창 마셨다.
카오산에서 배낭을 메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불과 2년 전에 태국에 왔을 때 사람 상반신만한 배낭을 메고 다니는 외국인들을 보며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이제는 내가 저런 배낭을 메고 다니기 시작했다. 4명의 친구들이 배낭을 메고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나도 배낭을 메고 카오산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카오산로드에서 행진을 하던 학생들이었는데 무슨 특별한 날이었나?
나는 그냥 카오산로드 그 자체가 좋았다. 다른 지역보다 물가도 비싸고, 여행자가 많아서 그런지 상인들은 깎아주지도 않고, 밤만 되면 취해서 정신이 없이 돌아다니는 여행자들이 득실거려도 그냥 좋았다. 아마 내가 이들과 똑같은 여행자라는 사실을 매일 각인시켜 줘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이 좁은 거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좋았을 수도 있다. 원래 좋다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가 더 힘든 것이 아닌가.
외국인들 중에서는 정말 어린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오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우리나라로써는 보기 힘든 광경 중에 하나인데 심지어 갓난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여행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들에게 여행이란 단지 놀고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려는 것일까? 그런데 갓난 아이와 함께 오는 경우는 뭐라고 설명을 해야하지? 나 역시 물어보지 않아서 알 길이 없다.
오전에는 정말 조용하기만 하다.
DDM에 돌아오니 대리석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던 이 녀석 내가와도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 예전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몸이 많이 불편한듯 했다.
뜨거운 태양빛에 밖에서 광합성을 하기도 했다.
나는 배낭을 챙겨들고는 은희누나와 영국이를 만나러 갔다. 우리는 마지막 점심을 먹기 위해 카오산으로 갔는데 이 곳에서 기념 사진이라고 규정짓고는 사진을 찍었다.
배낭을 메고 찍은 사진들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여행자 같다고 해야할까? 사실 저런 모습을 보여주면 저걸 어떻게 들고 다녔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생각보다 불편하지는 않았다. 물론 무겁기는 했지만 나에게는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편했다. 호주에서 캐리어를 끌고 다니면서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물론 은희누나도 나의 커다란 배낭을 보면서 놀라긴 했다. 게다가 작은 배낭까지 앞에다가 메고 다녔으니 보는 사람이 불편했을 정도였다.
나는 홍콩으로 가는 날이었고 이 둘은 끄라비로 가는 날이었다.
영국이는 캠코더를 집어 들더니 영상을 찍기도 했다. 이 당시에는 어떻게 찍혔는지도 확인도 못 해봤었다.
'카오산로드여! 내 곧 다시 오리라!' 라고 다짐을 했지만 당시에는 그 다짐이 그렇게 빨리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 (6개월 뒤에 나는 카오산로드에 다시 왔다) 태국은 멀지 않은 나라이었지만 언제 다시 올지 기약이 없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사진을 열심히 남겼다.
배낭을 메고 있을 때가 행복했다.
우리는 카오산로드의 끝자락에 있었던 한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사실 카오산로드에서는 밥을 거의 먹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당연히 비싸서였다. 싼 곳에서 먹으면 보통 20~30밧에 한 끼를 해결하곤 했는데 카오산로드의 식당은 기본이 60밧이 넘었다.
내가 먹었던 파인애플 볶음밥은 70밧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 남은 모든 밧을 다 쓴다는 생각으로 호화 점심을 먹었던 것이다. 맛은 파인애플답게 상큼한 맛이 섞여 있어서 괜찮았다. 점심을 먹은 후에 늘어져서 쉬다가 은희누나와 영국이랑 작별을 했다. 한편으로는 여행을 하는 둘이 부럽기도 했지만, 나중에 한국에서 보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숙소로 돌아와 공항밴을 기다리는데 생각보다 늦어졌다. 그 때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한 아저씨가 로비로 오더니 "Airport?"라고 물었다. 주변 도로가 꽉 막혀서 오토바이로 날 태우러 온 것이다. 오토바이 뒷자석에 올라타고 가려는데 DDM 주인 아주머니께서 꽉 잡고 가라면서 마중을 나와주셨다.
골목길을 요리 조리 공항밴이 서있는 곳까지 달렸다. 이 에어컨이 빵빵하지 않은 미니밴을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데 차도 막히다보니 피로감이 급격하게 밀려왔다. 약 1시간 뒤에 도착한 공항. 그런데 이럴수가! 홍콩행 에어아시아가 무려 2시간이나 지연되어버린 것이다.
에어아시아는 동남아 저가항공사 중에서 가장 인기있고, 쾌적한 항공사로 유명한데 어째 나는 에어아시아를 타면서 제 시간에 출발 해 본적이 없었단 말인가!
오전에 바라본 카오산로드는 정말로 한가했다. 태국에 있는 동안 거의 카오산로드에 있었다고 할 정도로 나의 움직임은 거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쁘지는 않았다. 저렴한 가격에 집어먹는 음식들도 너무 만족스러웠고, 밤만 되면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쉽게 친구가 되는게 너무 재미있었다. 다만 그 때문에 밤마다 맥주를 주구장창 마셨다.
카오산에서 배낭을 메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불과 2년 전에 태국에 왔을 때 사람 상반신만한 배낭을 메고 다니는 외국인들을 보며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이제는 내가 저런 배낭을 메고 다니기 시작했다. 4명의 친구들이 배낭을 메고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나도 배낭을 메고 카오산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카오산로드에서 행진을 하던 학생들이었는데 무슨 특별한 날이었나?
나는 그냥 카오산로드 그 자체가 좋았다. 다른 지역보다 물가도 비싸고, 여행자가 많아서 그런지 상인들은 깎아주지도 않고, 밤만 되면 취해서 정신이 없이 돌아다니는 여행자들이 득실거려도 그냥 좋았다. 아마 내가 이들과 똑같은 여행자라는 사실을 매일 각인시켜 줘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이 좁은 거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좋았을 수도 있다. 원래 좋다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가 더 힘든 것이 아닌가.
외국인들 중에서는 정말 어린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오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우리나라로써는 보기 힘든 광경 중에 하나인데 심지어 갓난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여행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들에게 여행이란 단지 놀고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려는 것일까? 그런데 갓난 아이와 함께 오는 경우는 뭐라고 설명을 해야하지? 나 역시 물어보지 않아서 알 길이 없다.
오전에는 정말 조용하기만 하다.
DDM에 돌아오니 대리석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던 이 녀석 내가와도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 예전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몸이 많이 불편한듯 했다.
뜨거운 태양빛에 밖에서 광합성을 하기도 했다.
나는 배낭을 챙겨들고는 은희누나와 영국이를 만나러 갔다. 우리는 마지막 점심을 먹기 위해 카오산으로 갔는데 이 곳에서 기념 사진이라고 규정짓고는 사진을 찍었다.
배낭을 메고 찍은 사진들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여행자 같다고 해야할까? 사실 저런 모습을 보여주면 저걸 어떻게 들고 다녔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생각보다 불편하지는 않았다. 물론 무겁기는 했지만 나에게는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편했다. 호주에서 캐리어를 끌고 다니면서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물론 은희누나도 나의 커다란 배낭을 보면서 놀라긴 했다. 게다가 작은 배낭까지 앞에다가 메고 다녔으니 보는 사람이 불편했을 정도였다.
나는 홍콩으로 가는 날이었고 이 둘은 끄라비로 가는 날이었다.
'카오산로드여! 내 곧 다시 오리라!' 라고 다짐을 했지만 당시에는 그 다짐이 그렇게 빨리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 (6개월 뒤에 나는 카오산로드에 다시 왔다) 태국은 멀지 않은 나라이었지만 언제 다시 올지 기약이 없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사진을 열심히 남겼다.
배낭을 메고 있을 때가 행복했다.
우리는 카오산로드의 끝자락에 있었던 한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사실 카오산로드에서는 밥을 거의 먹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당연히 비싸서였다. 싼 곳에서 먹으면 보통 20~30밧에 한 끼를 해결하곤 했는데 카오산로드의 식당은 기본이 60밧이 넘었다.
내가 먹었던 파인애플 볶음밥은 70밧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 남은 모든 밧을 다 쓴다는 생각으로 호화 점심을 먹었던 것이다. 맛은 파인애플답게 상큼한 맛이 섞여 있어서 괜찮았다. 점심을 먹은 후에 늘어져서 쉬다가 은희누나와 영국이랑 작별을 했다. 한편으로는 여행을 하는 둘이 부럽기도 했지만, 나중에 한국에서 보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숙소로 돌아와 공항밴을 기다리는데 생각보다 늦어졌다. 그 때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한 아저씨가 로비로 오더니 "Airport?"라고 물었다. 주변 도로가 꽉 막혀서 오토바이로 날 태우러 온 것이다. 오토바이 뒷자석에 올라타고 가려는데 DDM 주인 아주머니께서 꽉 잡고 가라면서 마중을 나와주셨다.
골목길을 요리 조리 공항밴이 서있는 곳까지 달렸다. 이 에어컨이 빵빵하지 않은 미니밴을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데 차도 막히다보니 피로감이 급격하게 밀려왔다. 약 1시간 뒤에 도착한 공항. 그런데 이럴수가! 홍콩행 에어아시아가 무려 2시간이나 지연되어버린 것이다.
에어아시아는 동남아 저가항공사 중에서 가장 인기있고, 쾌적한 항공사로 유명한데 어째 나는 에어아시아를 타면서 제 시간에 출발 해 본적이 없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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