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에 로비로 내려가니 바로 식당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커피와 스크럼블을 선택하고 기다리니 어제 나를 보며 친구라고 불렀던 쏘소가 직접 서빙을 해주면서 오늘 자신의 오토바이로 할 예정인 투어에 대해서 설명해 줬다. 쏘소는 이 호텔의 직원으로 아침을 먹고난 후에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만달레이 주변의 도시를 데려다 주기로 했던 것이다. 가격은 10달러에 합의를 한 상태였다.
다만 쏘소가 일이 있는지 9시 50분에 출발하자고 제안을 해서 나는 로비에서 기다려야 했다. 계속 지나다니다가 내가 기다리는 것을 보고는 자신이 아는 맛있는 레스토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금방 출발할 것처럼 이야기를 했다. 나는 가이드북을 살펴보다가 만달레이 근처에 스네이크 템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여기에도 갈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쏘소는 여기는 조금 멀다면서 가려면 5달러는 추가로 내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뱀이 있는 사원이 너무 가보고 싶어서 알겠다고 했다.
9시 반이 넘어서 쏘소는 밖으로 나오라고 하더니 자신은 바뻐서 못 갈 것 같다면서 다른 드라이버를 소개시켜줬다. 약간 인도계열처럼 생겼던 사람과 악수를 하고 똑같은 가격에 똑같은 일정으로 오토바이를 이용해 돌아다니기로 했다. 쏘소가 아니라서 조금 아쉽기는 했는데 이는 쏘소도 마찬가지였는지 미안하다고 했다.
꽤나 덩치가 있던 이 아저씨는 유난히 검은 피부와 곱슬거리는 머리를 지닌 아저씨였는데 인도계열이 아니라 그냥 미얀마 사람인 듯 했다. 처음에는 쏘소에 비해 친근해 보이지 않았지만 이내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아저씨는 꽁야 8개를 만들고 난 뒤에야 나를 태우고 출발했다.
아침이라 그렇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니 꽤 쌀쌀함을 느꼈다. 만달레이의 복잡한 도심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데 매연과 연기 그리고 경적소리가 가득했다. 신호등도 거의 없고, 중앙선도 없었던 이 도로는 정말 오토바이를 타기에 적합해 보이지 않았다.
오토바이는 만달레이에서 벗어나지 않은 어느 상점에서 멈춰섰고, 안으로 들어가니 무슨 공예를 하는지 사람들이 뭔가를 만드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니 어느 한 사람이 따라와서는 여기가 무엇을 하는지 설명을 해줬다.
여기는 다름이 아니라 금을 가공하던 장소였는데 저기 앞에 있는 분들은 열심히 해머로 금을 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도 단번에 상업적인 장소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안내에 따라 작은 방에 들어가보니 저렇게 금박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금박의 용도를 처음에는 알 수가 없었으나 나중에 마하무니 파고다에 갔을 때 불상에 붙이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미얀마에서는 불상이나 불탑에 황금이나 보석을 덧붙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바로 그러한 용도로 만들어진 금박이었던 것이다.
안내하던 여자는 내 손을 잡더니 손등에다가 금박을 붙여주기도 했다. 손등에 붙여준다고 이 소량의 금을 어찌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작은 방을 나오니 이 곳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기념품을 사는 것에는 항상 관심이 없었고, 그럴만한 여유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저렴해도 별로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금으로 만들어진 나뭇잎을 들고 구경만 했다. 물론 얇아서 그랬겠지만 생각보다 가격은 비싸지 않았던 것 같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고 나왔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제안을 했는데 이 아저씨는 바로 옆가게로 나를 데려가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상점은 별로 관심이 없으니 곧바로 '마하무니 파고다'로 가자고 했다. 이런 상점을 가보는 것은 1곳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아저씨도 내 말을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오토바이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고는 이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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